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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중학생, 죽음 무릅쓴 탈출 중 추락”

14일 오전 10시 인천지방법원 324호 법정.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선 A군(15) 등 청소년 4명의 표정은 어두웠다. 재판 내내 이들은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여 바닥을 응시했다. 재판장이 선고문을 읽어내리는 중간에 눈을 지그시 감기도 하면서 침묵을 지켰다.
 
A군 등은 또래 중학생(사망 당시 14세)을 무차별 폭행해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이날 1심 선고를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표극창 부장판사)는 A군 등에게 단기 1년6개월에서 장기 7년의 징역형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 과정에서 상해치사 혐의를 인정하고 자백한 A군과 B양에게는 각각 장기 징역 3년~단기 징역 1년6개월, 장기 징역 4년~단기 징역 2년이 선고된 반면 상해치사 혐의를 부인해 온 나머지 남학생 2명은 각각 장기 징역 7년~단기 징역 4년, 장기 징역 6년~단기 징역 3년의 중형을 판결받았다. 법원은 피해 학생이 당시 스스로 떨어져 목숨을 끊은 게 아니라 폭행을 피하기 위해 탈출하는 과정에서 추락했다고 판단했다.
 
소년법에 따르면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두고 선고할 수 있다. 단기형을 복역하고 나면 교정 당국의 평가를 받아 장기형이 완료되기 전에 출소할 수도 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들의 장시간에 걸친 가혹 행위에 극심한 공포심과 수치심에 사로잡혔고 아파트 난간 3m 아래 에어컨 실외기로 떨어지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추락했다”며 “이는 죽음을 무릅쓴 탈출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78분이라는 장시간에 걸친 피고인들의 가혹 행위는 성인도 견디기 힘든 공포라고 판단되며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극단적인 탈출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고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예견할 수 있었다”며 상해치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아무런 잘못 없는 피해자를 성인도 견디기 힘든 끔찍한 폭행과 가혹행위로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점 등에 비춰 죄책에 상응하는 형별이 필요하다”면서도 “피고인이 자백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소년인 점, 부모들이 늦게나마 피고인들의 보호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A군 등은 지난해 11월13일 오후 5시20분쯤 인천시 연수구 청학동 한 15층 아파트 옥상으로 피해 학생을 불러 폭행과 가혹행위를 했다. 바지를 벗게 하는 성폭력도 있었다. 피해학생은 “이렇게 맞을 바에야 죽겠다”고 말한 뒤 옥상 난간 밖으로 떨어졌다.
 
인천=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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