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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트럼프 압박에 이란·리비아·베네수엘라 석유 공급 동시에 막히면?

주요 원유 산지인 세 나라가 ‘사고지구’로 변하고 있다. 중동의 이란과 북아프리카의 리비아, 그리고 남미의 베네수엘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결정 때문이다. 이란은 트럼프가 핵 합의를 폐기하면서, 리비아는 서부 지역을 장악하려는 동부 군벌을 트럼프가 지지하면서, 베네수엘라는 경제정책 실패로 가뜩이나 어려운 나라에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제재에 이어 쿠데타까지 지지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에 대한 한시적 제재 예외를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국제유가가 불안한 상황이다. 주유소의 소비자 기름값도 고공 행진 중이다. [뉴스1]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에 대한 한시적 제재 예외를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국제유가가 불안한 상황이다. 주유소의 소비자 기름값도 고공 행진 중이다. [뉴스1]

 
2019년 하루 수백만 배럴 공급 비상
결과적으로 주요 산유국인 이란, 리비아, 베네수엘라 3개국의 석유 수출이 막히거나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글로벌 석유 수급에 비상이 결렸다. 이란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2017년 통계로 470만 배럴로 세계 5위(전 세계 생산의 5.1%)에 이르며 베네수엘라가 213만 배럴(세계 12위), 리비아가 87만 배럴(세계 20위)에 이른다. 공급이 막힐 수 있는 원유 물량이 수백만 배럴에 이른다. 특히 이란산 물량이 만만치 않다. 이렇게 공급이 줄어들면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이 경제학의 기본인 수요-공급의 법칙이다.  
하지만 특히 셰일 가스 개발 등으로 사실상 석유를 자급하게 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있다. 이란산 석유 없이도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UAE)가 증산하면 글로벌 원유의 수급과 가격 유지에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달 26일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기자들에게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전화해 ‘유가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위터에선 “사우디와 다른 국가들에 공급 확대를 얘기했으며 모두 동의했다”라고 적었다. 이란 석유 수출의 감소분을 다른 산유국의 증산으로 보충한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글로벌 원유 공급 부족을 ‘전화 한 통’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정말 믿고 있는 것일까. 트럼프의 이 발언은 그날 국제유가를 하루에 3%나 떨어뜨렸지만, 정치적 레토릭으로 수요-공급의 법칙을 언제까지 무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란 원유 생산 및 수출 기지인 하르그 섬. [중앙포토]

이란 원유 생산 및 수출 기지인 하르그 섬. [중앙포토]

 
원유 가벼울수록 고급 성분 많아 ‘고품질’
게다가 석유 공급은 단순히 물량만으로 계산이 어렵다. 이란산이 비교적 고품질 원유인 데 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산은 품질이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원유를 분류하는 기준과 산지별 품질 비율을 살펴보면 이를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원유의 품질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중요한 것이 ‘API도’와 ‘유황 함유량’이다. 대한석유협회의 ‘석유 바로알기’에 따르면 API도는 미국석유협회(API)가 원유 비중을 바탕으로 정한 기준으로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다. 비중이란 국어사전에서 “어떤 물질의 질량과 동일한 체적의 표준물질의 질량과의 비율”을 가리킨다. API도는 섭씨 15.6도의 물과 비중이 같은 원유를 10으로 보고, 비중과 반비례해서 정한 수치다. 비중이 작을수록, 즉 단위당 무게가 가벼울수록 API도는 높아진다. Eni 사이트에 따르면 통상 API도 50도 이상을 초경질유(超輕質油, Ultra Light)로, 35도 이상 50도 미만을 경질유(輕質油, Light)로, 26도 이상 35도 미만을 중질유(中質油, Medium), 10도 이상 26도 미만을 중질유(重質油, Heavy)로 각각 분류한다. 경질유는 휘발유나 나프타 같은 고가의 성분을 뽑기 유리한 고품질 원유여서 가격이 비교적 비싸다.  
 
유황 함량 높으면 탈황 비용 부담
이와 함께 유황 함량도 중요하다. Eni에 따르면 유황 함량이 0.5%미만이면 저유황유(Sweet)로, 0.5% 이상 1% 미만이면 중(中)유황유(Medium Sour)로, 1% 이상이련 고(高)유황유(Sour)로 각각 분류한다. 초경질유는 유황 함량도 낮다.  
석유 발전소나 자동차, 산업시설 등에서 유황 성분이 많이 든 석유를 태우면 유독성 자극가스인 이산화황이 대기 중으로 대량 배출된다. 이를 줄이려면 비용을 들여 탈황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정유 과정에서 원유에 포함된 유황 성분을 촉매를 이용해 제거하는 것을 가리킨다. 유황 함량이 많은 원유는 정유 과정에서 탈황 비용이 더 많이 들게 된다. 국제 원유시장에서 저유황 원유는 그만큼 비싼 값, 반대로 고유황 원유는 더 낮은 가격에 팔리는 이유다.    
이 두 가지 기준을 동시에 적용하면 원유는 대체로 10개 등급으로 나눌 수 있다. 초경질유, 경질 저유황, 경질 중유황, 경질 고유황, 중(中)질 저유황, 중질 중유황, 중질 고유황, 중(重)질 저유황, 중질 중유황, 중질 중유황이다. 원유 가격은 산지, 시기 등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고 가정하면 대개 위의 순서로 가격이 떨어진다. 즉, 원유는 유황 함량이 낮고 API도가 높을수록 고급으로 친다는 이야기다. 가치와 정유 비용을 고려한 결과다.  
 
리바아에서 한 석유업체 직원이 송유관을 살펴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리바아에서 한 석유업체 직원이 송유관을 살펴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리비아와 이란산 원유, 고품질 대명사
그런데 공교롭게도 트럼프가 이번에 수출을 아예 가로막은 이란과 트럼프의 개입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리비아가 고품질 석유의 비중이 비교적 높은 산유국이다. 이탈리아의 글로벌 석유 메이저 기업인 Eni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리비아산의 경우 하루 생산 원유 중 ‘경질 고유황’이 74만 배럴(89.8%), ‘경질 중유황’이 1만5000배럴(1.8%), ‘중(中)질 고유황’이 7만 배럴(8.4%)로 각각 나타났다. 2017년 이란산은 하루 평균 ‘경질 고유황’을 10만 배럴(2.7%), ‘중(中)질 고유황’을 357만 배럴(94%), ‘중(重)질 고유황’을 12만 배럴(3.3%)을 각각 생산했다. 두 나라 생산 원유는 고품질 중심이다.  
반면 미국이 대체 수입국으로 거론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생산하는 원유는 저품질 중심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하루 생산 원유 중 ‘중(中)질 고유황’이 839만 배럴(84.3%)로 압도적이다. ‘경질 고유황’은 145만 배럴(14.7%), ‘경질 저유황’은 10만 배럴(1.1%) 생산에 그쳤다. UAE는 ‘경질 중유황’이 150만 배럴(51.5%), 중(中)질 고유황’ 75만 배럴(25.8%), ‘경질 고유황’ 66만 배럴(22.7%)의 순이다.  
 미국 텍사스주 미시시피강 하구부터 리오그란데강 하구 사이의 멕시코만 유전 지대.[중앙포토]

미국 텍사스주 미시시피강 하구부터 리오그란데강 하구 사이의 멕시코만 유전 지대.[중앙포토]

생산 물량이 많고 증산 여력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생산원유 품질 비율을 보면 경질유 중심의 이란산과 상당히 비교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하면 이란의 원유 수출금지에 따른 물량 부족은 당분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지 몰라도, 품질을 고려한 대체는 힘들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정유소 등 석유화학 생산시설이 밀집한 한국은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서 다른 나라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원유 물량과 품질 모두 확보한 미국만 느긋  
2017년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1319만 배럴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세계 원유 생산량의 14.2%를 차지한다. 미국산 원유에서 유심히 살펴볼 점은 고품질이 주류라는 사실이다. 초경질유가 5.5%와 ‘경질 저유황’이 61.2%로 핵심이다. 나머지를 ‘중(中)질 저유황’(3.9%), ‘중(中)질 중유황’(7.6%), ‘중(中)질 고유황’(14.3%), ‘중(重)질 고유황’(5.3)이 각각 차지한다. 미국은 원유 생산량은 물론 품질에서도 가장 유리한 산유국이다. 미국은 현재 이란산 석유 없이도 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거의 유일한 국가다. 이는 이란을 마음 놓고 압박할 수 있는 배경이다. 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국제사회는 사정이 다르다. 특히 지리적인 이점으로 이란산을 많이 수입해온 한국, 중국, 인도,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중에서도 석유화학산업이 발달한 한국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공급 부족으로 국제유가가 오를 경우 전 세계 모든 석유 소비국은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자동차를 몰아야 하는 소비자가 가장 큰 피해자다. 그럴 경우 석유 소 비가 감소해 산유국도 결과적으로는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이란 원유 생산량 5위, 매장량 4위    
전 세계 원유 매장과 생산에서 이 나라들이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보자. 이탈리아의 다국적 에너지 업체 에니(Eni)가 2018년 6월에 펴낸 ‘세계 석유 리뷰 2018’에 따르면 2017년 12월 31일 현재 확인 매장량 순위는 베네수엘라(3028억 배럴, 세계 18.0%), 사우디아라비아(2662억 배럴, 15.8%), 캐나다(1979억 배럴, 11.8%), 이란(1556억 배럴, 9.3%), 이라크(1472억 배럴, 8.8%), 쿠웨이트(1015억 배럴, 6.0%), 아랍에미리트(UAE, 978억 배럴, 5.8%), 러시아(800억 배럴, 4.8%), 리비아(483억 배럴, 2.9%), 나이지리아(374억 배럴, 2.3%) 순이다.  
하루 원유 생산량은 미국(1319만 배럴, 세계 14.2%), 사우디아라비아(1196만 배럴, 12.9%), 러시아(1135만 배럴,12.3%), 캐나다(481만 배럴, 5.2%), 이란(470만 배럴, 5.1%), 이라크(456만 배럴, 4.9%), 중국(387만 배럴, 4.2%), 아랍에미리트(UAE, 377만 배럴, 4.1%), 쿠웨이트(301만 배럴, 3.3%), 브라질(273만 배럴, 3.0%) 순이다. 매장량 세계 1위 베네수엘라는 원유 생산량은 하루 213만 배럴로 멕시코(223만 배럴) 다음인 세계 12위다. 베네수엘라는 2000년 하루 322만 배럴을 기록한 뒤 생산량에 계속 줄어왔으며, 현재는 생산이 거의 3분의 2로 감소했다. 리비아는 87만 배럴로 20위 정도다.  
Eni는 전 세계 79개국에서 3만 명의 직원을 고용해 원유와 천연가스의 탐사·채굴·판매와 이를 이용한 전력·화학산업을 운영하며 2018년 769억 유로에 매출을 올린 에너지 메이저로 이 회사가 펴낸 자료는 신빙성이 높다.
이란의 유전과 이란 국기.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의 유전과 이란 국기.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이란 핵합의 파기 이어 석유수출 ‘0’ 시도  
미국은 지난 6개월간 이란산 석유 수입 금지조치를 면제하던 8개국에 대한 예외 조치를 지난 4월 2일까지만 적용하고 중단하면서 이란의 석유 수출길을 막았다. 그리스·이탈리아·대만은 이미 이란산 석유 수입을 중단했고, 4월 3일 이후엔 한국·중국·인도·일본·터키가 수입을 중단했다. 미국은 이란 경제의 핵심인 원유 수출을 사실상 ‘0’로 만드는 봉쇄 작업에 들어갔다.  
이란산 석유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2015년 7월의 이란 핵합의, 즉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의 합의로 시작됐던 대이란 경제제재 완화조치는 일단 끝났다. JCPOA는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등 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이란과 합의한 것으로 이란은 핵개발을 포기하고,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경제제재를 푸는 것이 골자다.  
이를 뒤집은 것이 2017년 집권한 도널드 트럼프다. 트럼프의 미국은 2018년 5월 8일 핵 합의에서 이탈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에 이은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 점거와 인질 사건의 원한을 기억하는 미국 보수층, 이란에 적대적인 이스라엘, 친이스라엘 정책을 주도하는 트럼프의 사위 저래드 쿠슈너와 장녀 이방카가 트럼프의 귀를 잡은 결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핵 합의 탈퇴로 2018년 8월 금융과 금속 등에 대한 1차 제재에 이어 11월엔 석유 등에 대한 2차 제재가 각각 시작됐다. 8개국의 수입금지는 2차 제재의 유예조치가 끝났기 때문이다. 미국은 국내법으로 대이란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에 보복할 수 있는데 국제사회는 경제적 피해를 우려해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 이란으로선 이번 조치로 수출품의 55~60%를 차지하는 원유 수출이 ‘0’에 수렴할 처리라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란산 석유 수출을 금지할 수밖에 없게 된 8개 국가는 이란의 석유 수출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통계와 미국 중앙정보국(CIA) 월드 팩트북 등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이란은 2017년 1107억 달러를 수출하고 973억 달러에 수입한 무역 대국이다. 이란의 주요 수출 대상국은 중국(27.5%), 인도(15.1%), 대한민국(11.4%), 터키(11.1%), 이탈리아(5.7%), 일본(5.3%) 순이다. 이란의 주요 수입국은 아랍에미리트(UAE·27.4%), 중국(13.2%), 터키(7.8%), 독일(4%) 순이다. 이란도 문제지만 이란산 석유를 수입할 수 없게 된 이들 나라는 경제적으로 골병이 들게 생겼다. 원유 물량과 가격도 문제지만. 고품질 이란산 원유의 대체품을 찾기도 쉽지 않다.  
 
트럼프, 내란 중인 리비아에 군벌 편들기
아프리카 대륙 최대의 산유국 리비아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한 마디에 내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리비아 동부의 대표자의회(HoR) 정권을 따르는 ‘리비아 국민군(LNA)’이 4월 4일부터 ‘존엄성의 홍수’라는 작전명으로 서부 중심지인 트리폴리로 진군을 시작하자 트럼프가 노골적으로 이들을 편든 것이 계기다. 리비아엔 동부와 서부를 대표하는 양대 정치·군사 세력은 물론 1700여 개의 무장정파와 이슬람주의자 지하드와 이슬람국가(IS)에 이르는 테러 세력이 각 지역을 분할하고 있다.  
동부 트리폴리에는 통합정부(GNA)라는 이름의 정부가 있다. 유엔 중재의 협상을 통해 2015년 12월 각 정파가 합의안에 서명하고 2016년 구성한 정부다. GNA는 국가원수인 대통령위원회 위원장이자 총리인 파예즈 알사라즈가 대표한다. 하지만 동부를 지배하는 HoR과 LNA는 합의안에만 서명했을 뿐 GNA의 구성과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어 나라가 여전히 동부와 서부로 나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4월 15일 하프타르 사령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테러 방지 노력과 리비아 평화·안정의 필요성 등을 논의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4월 19일 냈다.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에서 하프타르가 대테러전과 석유자원 확보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인정했으며, 두 사람은 리비아가 안정되고 민주적인 정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대한 비전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노골적으로 GNA의 알사라즈 총리 대신 하프타르 편을 드는 상황이다. 동부를 지배하는 하프타르의 무장세력이 서부의 GNA 공격하는 것을 지지하거나, 최소한 방관한 셈이다. 리비아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쌍방의 교전이 계속되면서 석유 수출도 더뎌질 수밖에 없다. AF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도 하프타르를 지지한다. 석유와 관련한 이권 때문이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내려고 해도 비토권을 쥐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가 반대하면 진행될 수 없다.  
베네수엘라 정부군 장갑차가 4월 30일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CNN 캡쳐]

베네수엘라 정부군 장갑차가 4월 30일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CNN 캡쳐]

 
미국, 혼란의 베네수엘라 쿠데타 지지
베네수엘라는 2010년 무렵부터 현재까지 경제 사회적 위기와 정치적 혼란이 겹치면서 국정 마비 상태를 겪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2018년 인플레이션은 국제통화기금(IMF)이 100만% 이상으로 추산했고, 베네수엘라 국회는 229만5981%로 추정했다. 경제는 사실상 붕괴 수준이다. 도탄에 빠진 국민의 10%는 국외로 떠났다.  
베네수엘라에선 4월 30일 임시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군중과 군인과 함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전복하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를 비롯한 미국 고위 정치인들은 노골적으로 과이도를 지지했다. 미국은 과이도를 지지하지만, 쿠데타가 실패한 상황에서 베네수엘라의 정치 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러시아도 베네수엘라에 군대를 보내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이 막히거나 대폭 줄어들면 전 세계는 물량 부족과 유가 상승의 고통이 가중될 수 있다.  
결국 이란, 리비아, 베네수엘라는 2019년 21세기 첫 석유 파동의 방아쇠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는 그 방아쇠를 감싸 쥐고 있는 커다란 손일 것이다. 그 손이 올해 지구촌을 위기로 몰고 가지 않기를 기대할 뿐이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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