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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과 조율한 박상기 e메일에, 검찰과 경찰 모두 강력 반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3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뉴스1]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3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뉴스1]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3일 전국 검사장들에게 e메일(지휘서신)을 보내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의 보완책을 마련할 것"이라 밝히자 검찰과 경찰 모두 반발하고 있다.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박 장관이 검찰 의견을 일부 수용하며 '검찰 달래기'에 나선 것인데 두 기관 모두 "잘못된 처방"이라며 맞서는 상황이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14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박 장관의 서신은 "검찰의 고언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무일 총장은 늦어도 내주초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권 조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박상기 서신에 검찰과 경찰 모두 반발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도 이날 아침부터 대책 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경찰청 관계자는 "박 장관의 서신은 지난 6월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을 부정하는 것"이라 반발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무일 검찰총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장관은 13일 늦은 오후 전국 검사장들에게 3쪽에 달하는 장문의 이메일을 보내 수사권 조정에 대한 세 가지 보완책을 제시했다. 박 장관의 서신은 청와대와 조율을 마친 뒤 보내졌다.
  
박 장관은 지휘 서신에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 확대 ▶경찰에 대한 검찰의 보완수사 권한 강화 ▶경찰의 1차 수사 종결 사건에 대한 검찰 송치 검토(감독 권한 강화)를 제시했다.
 
모두 현재 여야 4당이 합의해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엔 빠져있는 내용이다. 
 
일선 검사장 "팔이 썪었는데 허리 잘라내고 있다" 
박 장관의 절충안에 검찰과 경찰이 반발하는 것은 두 기관의 입장과 모두 배치되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검찰은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 폐지에 반발하고 경찰은 검찰의 수사지휘는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모두 박 장관 서신에는 들어있지 않은 내용이다.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조국 민정수석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조국 민정수석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장관의 e메일을 받은 한 검사장은 "국민이 검찰을 불신하는 것은 일부 정치 검사들의 행태 때문이지 수사 지휘권 때문은 아니었다"며 "팔이 썩었다면 그 부분을 도려내야지 검찰의 허리를 잘라내면 어떡하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찰 내부에선 "문무일 총장이 검찰의 직접 수사를 제한하는 개혁을 제안했는데 오히려 박 장관이 직접 수사를 늘리자고 한다"며 답답해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경찰 "박 장관 정부 합의안 어기겠다는 것"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수사권 조정 법안에도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경찰은 검찰의 보완 수사를 따라야 한다"며 "박 장관은 그 부분을 빼고 경찰이 검찰의 요구를 지체없이 따라야 한다는 입장인데 그게 바로 수사지휘권"이라고 말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를 찾아 지구대 대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민갑룡 경찰청장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를 찾아 지구대 대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박 장관의 지휘 서신에 대한 검·경의 반발은 향후 패스트트랙 논의 과정의 험로를 예고하는 것이라 입을 모은다.
 
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다가올수록 검찰과 경찰이 각자의 입장을 법안에 조금이라도 더 반영하려 장외 여론전은 물론 치열한 입법 로비를 펼칠 것이란 얘기다.
 
검경 수사권 조정 입법 여론전 이미 시작  
이미 소셜미디어 등에선 수사권 조정을 두고 경찰과 변호사, 또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 각자의 입장을 내세우며 서로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신문과 방송 라디오 등에서도 패널들의 출신 기관에 따라 수사권 조정에 대한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은 "박 장관의 서신에 대해서는 아직 여당에서도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말했다. 
 
경찰개혁위원회 활동을 했던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박 장관이 지난해 6월 김부겸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과 수사권 조정안에 합의했을 때도 서신에 담긴 문제를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이미 국회에 법안이 다 올라간 후 법무부가 뒤늦게 이런 우려를 표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점과 방식 모두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고검장 출신의 변호사는 "법안이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뒤 장관이 '보완 의사'를 밝힌 것은 순서도 잘못됐을 뿐만 아니라 정부 스스로가 법안이 졸속임을 인정한 것"이라 비판했다.
 
박태인·김기정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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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