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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더 우울해진 경기 진단…한 달 새 “점차 부진→부진”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 수위를 높였다. KDI는 13일 ‘경제동향 5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요 위축이 일부 완화되었으나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하다”고 밝혔다.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한 데서 좀 더 ‘부진’으로 무게추를 옮긴 것이다. 지난해 10월 ‘정체’라는 말을 꺼내 든 KDI는 11월 ‘다소 둔화’, 12월 ‘점진적 둔화’, 올해 1월 ‘둔화 추세’로 매달 표현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KDI는 한국경제 ‘대들보’인 반도체·자동차 생산이 위축한 데다 투자·수출까지 악화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생산은 전 산업에 걸쳐 3월 생산이 전년 같은 달 대비 0.7% 줄었다. 특히 광공업 생산이 2월(-3.4%)에 이어 감소세(-2.8%)를 지속했다. 반도체(5.9%→2.5%) 생산 증가 폭이 축소되고 자동차(0.4%→-1.4%)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래 경기를 내다볼 수 있는 지표인 ‘설비 투자’는 3월 기계류를 중심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15.5% 감소했다. 4월 수출은 전년 같은 달 대비 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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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관세청 발표에서도 수출 부진이 계속된 것으로 나왔다. 이달 1~10일 수출은 13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줄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같은 기간 13.6% 감소했다. 수출이 31.8%나 감소한 반도체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KDI가 유일하게 긍정적으로 평가한 건 소비였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 증가율이 3월 2.4%를 기록해 1~2월 평균(1.3%)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다만 1분기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1.7%로 지난해 3분기(3.8%)·4분기(3.0%)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3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현재 경기상황 지표)는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해 12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도 0.1포인트 떨어지며 10개월째 하향곡선을 그렸다. 두 지표가 10개월 연속 동반 하락한 것은 관련 통계를 제공한 197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수출이 하반기로 갈수록 나아질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는 것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어려운 대외 여건 아래에서도 국내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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