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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교언의 이코노믹스] 부동산 거래 줄어들수록 서민 일자리부터 날아간다

부동산시장 옥죄기의 피해자들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최근 집값이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이후 하락하던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최근 8억원 이하로 하락했다. 하락 폭이 작긴 하지만 최근 3년간 급등세가 진정됐다는 측면에서 정부는 안도하는 모습이다. 더구나 1·2기 신도시 지역 주민들의 집단 반발에도 불구하고 30만 가구가 들어서는 3기 신도시의 추가 물량공급으로 당분간 안정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이번 조정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 안정세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경착륙으로 돌아설 경우에는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지금처럼 경제가 불안할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3%로 집계됐다. 올해 전체 성장률로 예상한 2% 중반대의 달성도 낙관하기 어려워 상황은 더욱 불안해지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경제 성장률은 부동산 가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즉 호황이면 집값이 오르고, 불황이면 집값도 주춤하거나 하락한다는 사실이다. 집값을 잡으려고 경제 성장을 포기하는 나라는 없다. 대개는 집값이 다소 오르더라도 고용이 늘어날 수 있는 성장 중심의 정책을 펴고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올해 1분기 취업자 수는 지난해 대비 1.4% 감소했다. 이렇게 많이 줄어든 것은 드문 일이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한 해 동안 8만9000명(-0.4%)이 감소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한 분기 만에 36만5000명이나 줄어들었다. 이 중에서 건설·부동산업에서 6만7000명이 감소해 전체 감소분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9조2000여억원의 일자리 예산을 투입해 취업자가 고작 9만7000명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감소분이 어마어마한 규모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건설업이 호황이었던 2016년에는 건설투자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절반이나 차지했다. 지난해부터는 이조차 마이너스로 돌아섰으니 이래저래 걱정이다.
 
이런 상황을 정부도 알고 있는 듯하다. 올해 초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23개 사업에 걸쳐 24조 원이 투입되는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을 발표했고, 내년부터 3년간 체육관·도서관·보육시설 등 생활밀착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48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기존 대통령 선거공약인 도시재생 뉴딜 사업비 50조 원까지 고려하면 천문학적 규모다. 건설업의 경제 유발효과가 워낙 크기 때문에 고육책으로 내놓은 측면도 있다.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으로 1조 달러 규모의 건설투자를 약속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이런 사업이 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기대는 성급하다. 국가 균형발전과 경기부양이라는 일시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론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어떻게든 완공은 하겠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건설비의 수 배에 이르는 유지관리 비용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고용을 늘리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사회적 후생을 당장 늘리는 방법으로는 거래 활성화를 들 수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주택매매 거래량은 3만4685건,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22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5.1%, 58.0%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1분기 거래량은 지난해 3월 한 달 거래량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금처럼 위축된 거래량은 우리 사회가 엄청난 기회비용을 치르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고 싶어도 못 사고,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중개업이 일차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인중개사 폐업 수가 월평균 1000건이 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서민경제와 직결되는 도배·실내장식 등 인테리어업과 이사·가구업 등도 사정이 악화하고 있다. 이사할 때 가전제품을 새로 장만하는 경우도 많아 전자산업도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신규 일자리 한 개를 만드는 데 일자리 예산이 2억 원 정도 사용됐다. 거래만 정상적으로 살아나도 이들이 숨통을 틀 수 있으니 거래절벽을 더 이상 좌시하면 안 될 것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지금까지의 기조에서 갑자기 선회해 규제 완화로 돌아설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그럼에도 거래 활성화를 위해 지금까지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몇 가지는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일차적으로 무주택자, 그리고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1주택자에 한해 금융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다. 실수요자가 대출 부담 등으로 인해 청약 포기한 것을 자금 동원 능력이 있는 자산가가 집어가는 것을 빗댄 ‘줍줍족’이라는 씁쓸한 용어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 아닌가. 아무리 시장 안정이 중요해도 실제로 필요한 사람은 집을 살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 이러한 금융규제 완화는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되며,지방세수 확충에도 기여하게 된다.
 
거래 관련 비용도 줄여줘야 한다. 거래 비용은 경제적 비효율성으로 이어지고 자원배분을 왜곡시킨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보유비용은 높이고 거래비용은 낮추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고 있다. 취득세와 양도세가 대표적 부동산 거래 관련 비용이다. 연구 자료를 보면 취득세 감면조치는 아파트 가격보다는 거래량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당장에는 무주택자나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취득세 감면 조치를 생각해볼 수 있고, 좀 더 나아가서는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인 양도세를 특정 조건하에 완화하는 방안도 고민해봐야 한다.
 
집값 어느 방향으로 튈지 예측 어려워
서울 집값의 하락세가 주춤하면서 다시 상승할지, 아니면 하락할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지금처럼 강력한 규제로 인해 거래가 크게 위축된 경우에는 시장 상황을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렵다. 최근 들어 거래가 조금 늘어나는 것을 보고 바닥을 지났다 아니다 말하기도 곤란하다.
 
자산 가격과 거래량의 관련 연구는 주로 주식·채권·선물·외환시장 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다가 비교적 최근에야 부동산 시장에서도 원용되고 있다.일반적으로 집값이 떨어지면 거래량이 줄어들고, 집값이 올라가면 거래량도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락기에 거래량이 감소하는 원인을 보자. 자기가 구입한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물을 내놓지 않으려는 매도자의 손실 회피(loss aversion) 행태가 있다. 더 높은 가격으로 매수자를 기다리는 낚시 효과(fishing effect)도 거래량 감소의 배경이다. 다음으로는 대출을 받아서 보유하고 있던 집값이 하락할 경우, 대출은 그대로인데 자기자본이 줄어들어 집을 살 능력이 줄게 되면서 거래량도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어떤 경우든 거래량과 집값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얘기다. 이런 원리는 부동산 경기순환을 설명하는 벌집 순환 모형에서도 원용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토교통부의 거래량 통계와 KB 부동산지수를 참고하면 대략적 추세를 살펴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택 수가 늘어나고 거래량이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거래량 대신 서울의 전체 주택 대비 매매 비율을 살펴보면, 가격상승률과 상당히 밀접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토연구원에서 발표하는 부동산 소비심리지수와의 상관관계도 이런 결과를 보여준다. 문제는 현시점의 거래량이 바닥인가 하는 점이다. 최근 12년간의 거래 동향을 보면 2012년 1월, 최저거래량을 기록했다. 올해 2월은 2013년 7월 이후 최저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거래량이 바닥이라 가정하더라도 집값이 바닥인지는 판단하기 곤란하다. 집값과 마찬가지로 거래량은 거시경제 여건과 정부정책, 부동산경기, 지역별 주택시장 특성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를 보면 거래량과 집값의 상관관계는 비교적 명확하게 나타나지만, 인과관계는 연구 시점이나 대상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집값이 떨어지고 나서 거래량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그 반대로 거래량이 떨어지고 나서 집값이 떨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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