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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때문에 손님 없다" 는 종업원, 이런 식당 잘 될까

기자
이준혁 사진 이준혁
[더,오래] 이준혁의 창업은 정글이다(11)
중국 광둥성에 출장을 간 적이 있다. 규모가 아주 큰 한국 식당에서 컨설팅 문의가 들어왔는데 매장의 총책임자인 지배인은 무슨 질문을 해도 변명만 늘어놨다. 사진은 화려한 중국 광저우의 야경.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중국 광둥성에 출장을 간 적이 있다. 규모가 아주 큰 한국 식당에서 컨설팅 문의가 들어왔는데 매장의 총책임자인 지배인은 무슨 질문을 해도 변명만 늘어놨다. 사진은 화려한 중국 광저우의 야경.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외식 컨설팅을 하다 보니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에서도 문의가 들어와 가금씩 출장갈 때가 있다. 언젠가는 중국 광둥성으로 출장을 갔다. 규모가 아주 큰 한국 식당 입구에 들어서니 한국에서 온 지배인이 서 있었다. 식당 오너가 매장을 도와주러 온 컨설턴트라고 소개를 하는데도 그는 건성으로 인사를 건네고 태도도 불량했다. 우선 매장의 총책임자인 지배인과 면담을 하면서 지난 3년간 매출 및 손익자료를 요청해 분석했다.

 불량한 태도를 보인 식당 지배인 
3년간 매출 추이는 계속 내리막길이었고 매출이 하락하는데도 인건비와 식재료비는 계속 상승하는 것으로 보아 오래 가지 못할 식당이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인건비와 재료비는 매출에 따라 연동해 발생하는 변동비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하락하는데도 인건비와 식재료비 비율이 올라간다는 것은 기본적인 관리 자체가 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일주일간 매장에 머무르면서 원인을 찾아보았다. 우선 직원 한명당 올려야 하는 인당 생산성이 현저히 낮았다. 매출은 요일별로, 계절별로 차이가 있기 마련이고 3개년 평균 매출 데이터를 근거로 예측 경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정규직과 아르바이트 구성비가 3년 전 매출에 맞추어져 그대로이고 인력 변동도 거의 없었다.
 
재료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구성비도 중요하지만, 월별 식재료 구매 총량에 따른 재고비율이 15%를 넘어서고 있는 점은 상태가 아주 심각하다는 증거였다. 지배인에게 월별 인벤토리 리스트를 가지고 오라 하니 주방장에게 시켜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관리가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통상 식재료 구매가 잘 이뤄지는 곳은 재고비 총액이 매출 대비 5%를 넘지 않는데, 여기선 3배를 초과하니 책임자가 얼마나 무관심하게 매장을 관리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인건비 비중이 왜 이리 높으며, 매출이 지속해서 하락하는데도 인력은 왜 똑같이 투입하고 있냐고 물었다. 장사가 조금 안 된다고 인력을 줄이면 다시 장사가 잘될 때 직원을 채용하기 어려워 함부로 줄일 수 없다는 답변이었다. 또 한국식 경영 관점에서 중국에서 외식업을 하면 실패하기 십상이라는 어이없는 답변이 돌아왔다.
 
매출이 왜 이렇게 떨어졌냐고 물으니 사드 영향으로 중국인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진은 제주의 한 중국인 식당이 사드 영향으로 텅텅 비어 있는 모습(내용과 연관없는 사진). [중앙포토]

매출이 왜 이렇게 떨어졌냐고 물으니 사드 영향으로 중국인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진은 제주의 한 중국인 식당이 사드 영향으로 텅텅 비어 있는 모습(내용과 연관없는 사진). [중앙포토]

 
매출이 왜 이렇게 떨어졌냐고 물으니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으로 중국인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한국 식당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요즘은 비가 많이 오는 우기라 손님들이 매장 방문을 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매장 방문 고객들 가운데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며 인당 소비하는 객단가와 많이 팔리는 메뉴별 판매 순위, 구매 식재료별 거래처 리스트, 구매 항목별 반품률, 식재료 폐기율, 판매 메뉴별 원재료 비율표, 수도·광열비와 소모품 월별 사용량 분석 자료 등을 요구했다.
 
지배인은 자신이 부임했을 때도 이런 자료가 없었다며 안 그래도 지금 자료를 분석 중이라고 한다. 그럼 어떻게 월별 손익표를 작성하느냐고 물으니 오너가 매월 말 건네주는 구매 영수증이나 청구서 등을 토대로 월별 손익표를 대략 작성해 보고한다고 했다.
 
그럼 앞으로 매장을 살리기 위한 매출증대나 수익향상 방안은 세워져 있냐고 물었다. 혼자서 매장 관리하기에도 벅차 구체적인 방안 마련은 엄두도 못내고, 실컷 준비해 오너에게 제시하면 적자인데 돈 드는 일은 하지 말라고 할 게 뻔하다고 했다. 
 
무슨 질문을 해도 지배인은 언제나 변명을 늘어놓았다. 매장 전체를 관리하는 책임을 지는 자리에 채용됐으면 어떠한 일이 있어도 원인을 찾아내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는데도 그는 늘 아무 생각없이 반복적인 업무를 습관처럼 하고 있었다. 책임자가 이런 업무 자세를 지니니 적자를 지속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34년간 호텔을 비롯한 외식 및 리조트 등 다양한 식음 분야의 컨설팅을 하면서 수없이 많은 직원을 만났다. 그러다 보니 성공한 매장과 실패하는 매장을 예측할 수 있다. 주인의식을 지닌 관리자 혹은 직원이 얼마나 존재하는가에 따라 매장의 흥망이 갈린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조직 구성원 중에는 언제나 모든 일에 대해 변명거리를 찾는 Because of 형과 어떤 어려움과 난관이 있어도 해결 방안을 찾고 돌파해 반드시 성공시키는 Inspite of 형이 있다. [일러스트 현예슬]

조직 구성원 중에는 언제나 모든 일에 대해 변명거리를 찾는 Because of 형과 어떤 어려움과 난관이 있어도 해결 방안을 찾고 돌파해 반드시 성공시키는 Inspite of 형이 있다. [일러스트 현예슬]

 
조직 구성원 중에는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다. 하나는 언제나 모든 일에 대해 변명거리를 찾는 ‘Because of 형(때문을 외치는 사람)’이다. 또 다른 하나는 어떤 어려움과 난관이 있어도 해결 방안을 찾고 돌파해 반드시 성공시키는 ‘Inspite of 형(~함에도 불구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이다.
 
사드 때문에, 비가 많이 와서, 인력을 구하기 힘들어서, 경기가 어려워서, 인근에 경쟁식당이 많이 생겨서, 오너가 돈 드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해서, 서비스 인력 수준이 낮아서, 전임자 때부터 분석자료를 만들지 않아서 등 온갖 핑곗거리만 생각하고 기계처럼 출근했다가 하루만 채우고 그냥 퇴근하는 조직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34년 전 같이 입사한 동기는 첫날부터 여기는 급여도 적고 일하는 환경도 안 좋아 그만둬야겠다는 이야기를 툭하면 던졌다. 그는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아직도 같은 호텔 웨이터로 일하며 “진짜 힘들어 그만둬야겠다”고 말해 웃은 적이 있다.
 
초긍정의 자세로 불리한 환경을 이겨내고 헤쳐 나갈 수 있는 조직구성원이 많아야 남들보다 차별화된 성공신화를 창조해 나갈 수 있다.
 
 ‘Inspite of 인간형’ 많이 길러내야 
언젠가 내게 수업을 받던 학생이 “저희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하고 물었을 때 “어제 네가 무슨 일을 했는지 돌아보면 그게 너의 미래다”라고 말해 준 적이 있다. 가정에서든, 학교에서든, 기업에서든, 그 어떤 조직에서든 Because of 인간형보다 Inspite of 인간형을 많이 길러내도록 하자. 아니 모범을 보이도록 하자. 그게 곧 조직의 미래고 국가의 미래다.
 
이준혁 (사)한국공유정책 일자리 위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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