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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장애인 활동보조인도 근로자"…수년 이어진 분쟁 결론

[연합뉴스]

[연합뉴스]

장애인 도우미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고, 이들이 회사 측의 귀책사유로 일을 못 했다면 그 기간의 임금을 계산해 지급하라는 항소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장애인 도우미 박모씨 외 139명이 경상남도와 사단법인 느티나무경상남도장애인부모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임금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9년간 이어진 지자체-장애인 도우미 분쟁 
장애인 도우미 활동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중앙포토]

장애인 도우미 활동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중앙포토]

분쟁은 9년 전인 2010년부터 시작됐다. 경상남도는 2005년부터 중증장애인의 외출이나 활동, 병간호 등에 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상남도 장애인 도우미 뱅크’ 사업을 하고 있었다. 경남도는 사단법인 느티나무경상남도장애인부모회(이하 법인)과 협약을 맺었고 실질적으로 이 법인이 사업을 운영했다. 장애인이 도우미 뱅크에 서비스 신청을 하면 법인이 도우미를 파견해 장애인 이용자를 돕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2010년 3월 경남도에 “도우미들이 허위로 활동일지를 작성해 수당을 타간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경남도는 현장점검을 벌였고, 법인은 경남도의 조치내용 통보를 기반으로 도우미들이 소속된 신호등도움회 도우미 16명에게 자격정지ㆍ3개월활동정지 등의 활동제한조치를 했다. 도우미들은 반발했고 그해 12월부터 경남도청 앞 1인 시위와 경남도의회 본회의장 점거 및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가 이어지자 경남도는 도우미 민원 관련 특별감사를 했다. 2011년 2월 감사관실은 "도우미 16명 중 14명에 대한 자격정지처분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들이 일부 허위로 수당을 신청한 건 맞지만 법인 규정상 1회 부당 신청으로 자격정지나 활동정지를 하는 것은 과한 조치라고 본 것이다. 감사관실은 "도우미 자격을 원상 회복시키고 도우미 활동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필요한 사후 조치를 하라"고 감사결과를 냈다. 
 
법인은 자격정지 및 활동정지조치를 해제했지만 이 기간 도우미들이 일하지 않았으므로 임금은 줄 수 없다고 대응했다. 도우미 박모씨 등은 2012년 경남도와 법인을 상대로 임금청구 및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이 소송에는 도우미 뿐만 아니라 이용자인 장애인들, 그들의 보호자까지 손해를 배상하라며 참여해 2심까지 원고만 139명에 이르렀다.  
 
“상당한 지휘ㆍ감독받았다면 근로자”
1ㆍ2심은 도우미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도우미들이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받지는 않았지만 법인으로부터 상당한 지휘ㆍ감독을 받았으므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도우미들은 활동 내용을 서면으로 법인에 제출하고, 법인은 장애인 이용자 모니터링을 통해 서비스 제공 여부를 확인했다. 법원은 법인이 도우미들에게 일정 기준에 따라 주의ㆍ활동정지ㆍ자격정지 처분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도우미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근거로 삼았다. 도우미들의 근로시간 및 업무의 범위나 내용을 법인이 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장애인 이용자의 요구나 필요에 따라 정해지는 활동보조 서비스의 특성상 불가피한 점이라고 봤다.
 
 
“일 안 했는데 웬 임금”vs“회사 잘못이니 임금 줘야”
도우미들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한 법원은 이들이 받은 활동제한조치가 근로기준법에 따라 무효라고 판단했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나 휴직, 정직,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법원은 활동제한조치가 내려진 동안 도우미들의 근로자 지위는 계속되고 있었다고 봐야 하므로 임금을 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법인은 "도우미들이 활동 보조 일을 하지 않아 임금을 줄 수 없다"고 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기간 일을 못 한 것은 법인의 잘못에 따른 것이므로 계속 근로했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법인이 도우미 7명의 활동 기간에 따라 각각 62만~2274만원을 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원심은 원고들의 청구 중 임금 부분만 인정하고 나머지 손해배상은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근로자성 및 활동비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도우미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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