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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작년 11월에도 “차라리 검경 합하라” 국회서 언쟁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수사권 조정 관련해 검찰이 무엇을 내놓겠습니까?

 
▶문무일 검찰총장=저희가 다 내놓으면 경찰하고 검찰 합하면 됩니다. 그렇게 하길 바라십니까?
 
지난해 11월 9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검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과 문무일 검찰총장이 이례적인 언쟁을 벌였다. 백 의원은 정부‧여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및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법안을 주도해왔다. 문 총장의 격앙된 반응에 당시 박영선 사개특위원장은 물을 권하며 "쿨다운 하실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총장은 검찰총장 취임 이후 "수사권 조정은 해야 한다"는 뜻을 누차 밝혀왔다. 그랬던 문 총장이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공개 반발한 데 이어 검찰개혁 법안이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자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며 항명 뜻을 내비친 뒤 해외출장 도중 귀국했다. 검찰이 정부·여당과의 전면전을 불사하며 검찰개혁 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힌 이유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檢 "왼쪽 팔 아픈데 오른쪽 다리 수술"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해 11월 9일 열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문 총장은 이날 이례적으로 사개특위 소속 국회의원들과 언성을 높여가며 국회 논의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반박했다. [연합뉴스]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해 11월 9일 열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문 총장은 이날 이례적으로 사개특위 소속 국회의원들과 언성을 높여가며 국회 논의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반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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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선 많은 공감대가 이뤄져 왔다. 검찰은 정권의 힘이 강할 땐 앞장서 하명수사를 수행하고, 힘이 빠지면 누구보다 먼저 돌아서서 정권에 칼을 겨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비판에 따라 문 총장은 검찰의 대표적인 과오로 '직접수사에 따른 검찰권 남용'을 지목하고 인지수사를 벌이는 특별수사 축소 방안을 제시했다. 이후 울산지검과 창원지검 등 전국 검찰청의 특별수사 부서 43개를 폐지하고, 1만4000여 건에 달하던 검찰 인지 사건도 2018년 기준 8000여 건으로 대폭 줄었다.

 
대신 검찰은 직접 수사 권한을 내려놓는 조건으로 경찰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권한이 분산되면 이를 이어받을 경찰의 권한 비대화를 막을 방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거론한 게 ▶사법·행정 경찰의 분리 ▶실효적인 자치경찰제 도입이다. 두 사안은 지난해 6월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수사권 조정 합의안에도 포함됐다. 
 
하지만 국회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따르면 부패범죄·경제범죄·공직자범죄·선거범죄·방위사업 비리 등에 관해선 검찰의 '직접수사'가 허용된다. 당초 검찰개혁의 대표적 명분으로 꼽혔던 정권의 하명수사를 방지하기 위한 특별수사 축소는 사실상 무산된 셈이다. 반면 비대해진 경찰의 권한을 분산하는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한 검찰 관계자는 "왼쪽 팔이 아픈데 오른쪽 다리를 수술하려 드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檢 "경찰이 사건 암장" vs 警 "더 촘촘한 통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검찰은 국회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독소 조항으로 경찰에 부여한 1차 수사권 및 수사종결권을 꼽는다.
 
현행 형사사법 절차에 따르면 경찰이 1차 수사를 마친 뒤 사건을 송치하면 검찰은 이에 대한 보강조사를 거쳐 재판에 넘길지를 최종적으로 판단한다. 수사 개시와 종결 권한이 경찰과 검찰에 각각 나뉘어 있는 셈이다. 반면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한 수사권 조정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앞으론 수사를 개시한 경찰이 자체적으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검찰은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갖게 될 경우 자체적으로 사건을 덮어버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른바 '암장' 논란이다. 국회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르면 경찰은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사건에 대한 기록을 검사에게 송부해야 하고, 검사는 송부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경찰에 반환해야 한다. 
 
검찰은 전국 형사부 검사 700여명이 한해 수십만건에 달하는 경찰의 불기소 의견 사건을 모두 들여다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찰의 불기소 처분에 검사가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지만 경찰이 이를 거부하면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데도 불만을 나타낸다.
 
반면 경찰은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경찰 수사는 (검찰의) 촘촘한 통제를 받는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수사권 조정이 되어도 검사가 경찰의 모든 사건 기록을 다 보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며 "검사가 단지 사건 기록 만을 검토하는데 60일이 부족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정당한 보완수사 요구를 경찰이 이행하지 않을 경우 검사는 직무배제 및 징계요구까지 가능하다"며 "다만 검사의 부당한 요구는 따르지 않는 것이 사회정의를 위해 당연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장 330일 논의…"국회에서 해법 찾아야"
지난해 8월 10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찾은 민갑룡 경찰청장을 배웅하는 모습. 이날 두 사람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 [뉴스1]

지난해 8월 10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찾은 민갑룡 경찰청장을 배웅하는 모습. 이날 두 사람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 [뉴스1]

수사권 조정안의 당사자인 검·경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국회 논의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의 경우 최장 330일간의 숙의 기간을 거쳐야 한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문무일 검찰총장과 민갑룡 경찰청장을 각각 따로 만나 수사권 조정법안에 대한 검·경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 의원은 앞서 "검찰을 곧 국회 사개특위 틀 안으로 모시겠다. (문 총장의) 발언 기회를 드리겠다"며 검찰 입장을 듣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검·경의 대국민 여론전도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은 조만간 기자간담회 형식을 빌려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검찰 세부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경찰도 내부망에 '수사권조정에 관한 검찰의 왜곡과 진실'이란 제목의 직원 교육 설명자료를 배포해 개별 직원들의 대국민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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