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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생색내지 말라는 北…"쌀은 기본, 개성공단 열라는 뜻"

9일 북한이 평북 구성에서 쏜 단거리탄도미사일. [사진 조선중앙통신]

9일 북한이 평북 구성에서 쏜 단거리탄도미사일.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 4일, 9일 연이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정부는 인도적 대북 식량지원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북한은 이런 정부에 “공허한 말치레와 생색내기를 한다”며 비난했다.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메아리’는 12일 ‘북남선언 이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주변 환경에 얽매여 선언 이행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뒷전에 밀어놓고 그 무슨 ‘계획’이니, ‘인도주의’니 하며 공허한 말치레와 생색내기나 하는 것은 북남관계의 새 역사를 써 나가려는 겨레의 지향과 염원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겨레의 요구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몇 건의 인도주의 협력사업을 놓고 마치 북남관계의 큰 전진이나 이룩될 것처럼 호들갑을 피우는 것은 민심에 대한 기만이며 동족에 대한 예의와 도리도 없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 움직임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풀지 않고 ‘몇 건의 인도주의 협력사업’으로 갈음하려 한다는 게 북한 주장의 요지다. 여기서 근본적인 문제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 협력사업이라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한마디로 미국 눈치를 보느라 정부가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문제에는 손을 놓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도 이날 ‘진정한 태도와 올바른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개성공업지구 재가동 문제는 미국의 승인을 받을 문제가 아니다”며 “(남측이) 승인이니, 제재의 틀이니 하면서 외세에게 협력사업에 대한 간섭의 명분을 주고 있다”고 가세했다.
 
 북한 평원군 원화리 농장에서 올해 첫 모내기가 시작됐다고 조선중앙TV가 1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원화농장 모내기 모습.[연합뉴스]

북한 평원군 원화리 농장에서 올해 첫 모내기가 시작됐다고 조선중앙TV가 1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원화농장 모내기 모습.[연합뉴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정부의 식량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못이기는 척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쌀 10만톤 정도만 지원해도 북한 식량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다. 정부는 2000년대 초중반 대북 식량지원 당시 국내쌀을 최소 10만톤에서 최대 40만톤까지 무상 또는 차관방식으로 지원한 바 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식량난이 시급한데도 남한 정부를 향해 볼멘소리를 내는 건 플러스 알파를 더 얻어내려는 전술 차원”이라고 봤다. 쌀은 기본이고, 미국을 설득해 개성공단·금강산관광까지 재개하라는 압박이란 것이다. 
 
북한이 지난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훈련에는 단거리 미사일 외에 240mm 방사포와 신형 자주포로 보이는 무기도 동원됐다.[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훈련에는 단거리 미사일 외에 240mm 방사포와 신형 자주포로 보이는 무기도 동원됐다.[연합뉴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을 향해선 연말까지 중저강도 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자신들의 비핵화 조치에 경제 제재 완화로 답하라는 시위 성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북한의 두 차례 미사일 발사에 대해 “단거리이며, 신뢰 위반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한 발언을 가이드라인으로 두고 단·중거리 미사일 발사를 할거란 전망이 많았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을 계속 압박할 요량으로 군사적 도발을 한다면 스커드 미사일까지 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커드 -B, 스커드-C는 사거리가 각 300㎞, 500㎞로 한반도 사정권이어서 이번 단거리 미사일 도발 수준과 비슷하다”며 “노동미사일만 되도 일본이 사정권이어서 발사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미국을 압박하는 데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둘 순 있지만 도발이 누적되면 국제사회의 여론 악화로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군 부대 시찰,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움직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탑재한 차량 이동 등 북한이 다양한 군사적 수단을 동원해 미국의 신경을 긁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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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