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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안고 달리는 M버스…시민들은 ‘폐선 후유증’ 앓이

지난 달 16일 이후 강남역행 M6405번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탑승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났다. 심석용 기자

지난 달 16일 이후 강남역행 M6405번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탑승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났다. 심석용 기자

지난 7일 오전 6시45분,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광역급행버스(M버스) 정류장에는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서울 강남역행 M6405번(송도~강남역) 버스를 기다리는 줄이었다. 최근 이 버스 이용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달 16일 M6635번(송도~여의도)과 M6336번(송도~잠실) 노선이 없어진 탓이다. M6405번 버스를 타고 서울 양재역 근처 직장에 출근하는 장병선(40)씨는 “예전과 달리 버스를 여러 대 보내고 나서야 탈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과 서울을 잇는 M버스 노선이 없어진 뒤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 송도동에 사는 김모(36)씨는 M6405번 버스를 타고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초역에 간 뒤 환승을 거쳐 8호선 문정역 근처 직장까지 출근한다. M6636번을 이용할 때보다 출근 시간이 1시간 30분가량 늘었다고 한다.
 
여의도행 M버스가 있어 출퇴근 걱정 없이 송도로 이사했다는 최모(36·여)씨 역시 고충을 겪고 있다. 폐선 이후 최씨는 출퇴근 때 인천 1호선 센트럴파크역과 서울 5호선 여의도역을 오가며 지하철만 각각 1시간 30분가량 탄다. 최씨는 비슷한 처지인 이웃들과 공동으로 버스 노선을 만드는 ‘모두의 셔틀’ 서비스 이용을 고려했지만 기존보다 비용이 두 배 가까이 들고 퇴근길 운행을 하지 않아 포기했다. 직장인 송모(41·여)씨는 늘어난 출퇴근 시간 때문에 얼마 전 서울로 이사를 결정했다.
모두의 셔틀에서 만들어진 송도~여의도행 노선[모두의 셔틀 홈페이지 캡쳐]

모두의 셔틀에서 만들어진 송도~여의도행 노선[모두의 셔틀 홈페이지 캡쳐]

인건비 등 적자로 노선 폐선 
M버스는 국토교통부가 관리·감독하는 노선버스로 경기·인천 지역과 서울을 이어준다. 직행 좌석버스나 광역버스보다 정차 정류장이 적어 소요 시간이 짧은 것이 장점이다. 국토부가 입찰 공고를 통해 사업자를 정한다. 이번에 없어진 두 버스 노선은 이삼화관광이 지난 2017년 10월 출퇴근 시간대에만 운행을 시작했다.
 
올해 3월 이삼화관광은 국토교통부에 M6635번·M6336번 노선 폐선을 신청했다. 누적된 적자가 이유였다. 이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인건비·통행료 등을 포함해 월 3000만~4000만원 적자가 났다. 폐선 신청이 들어오면 국토부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해당 지자체의 의견을 물어 결정하는데 인천시는 갑자기 운행을 중단하는 것보다 날짜를 지정한 폐선이 낫다고 판단해 이에 동의했다.
 
그러나 이삼화관광은 폐선 이틀만인 지난달 18일 돌연 대광위에 폐선 철회를 요청했다. 지난달 인천시 연수구가 대광위에 운송사업자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가능하도록 조례를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조례가 제정되면 해당 업체는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대광위는 지원 예정일이 불분명한 것 등을 이유로 폐선 허가를 철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삼화관광 측은 “다른 방안을 찾아보고 여의치 않으면 이대로 노선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기이용권 버스' 대안 추진
시민들의 불편이 계속되자 인천시는 대안으로 정기이용권 버스 운행을 추진하고 있다. 정기이용권 버스는 운송업체가 이용자를 월 단위로 모집하고 이용객이 원하는 기간의 이용권을 구매해 이용하는 방식이다. 한정 면허를 받은 사업자가 정차 정류소 및 이용요금을 정해 시에 신고하는데, 현재 인천시청에서 인천공항까지 정기이용권 버스를 운행하는 업체가 사업자 후보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출근길에는 송도~잠실, 송도~여의도행을, 퇴근길에는 잠실~송도, 여의도~송도행을 편도로 운영하겠다고 시에 제안했다”며 “남는 시간에는 관광 등 다양한 용도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역급행버스 노선 폐선은 인천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광위에 따르면 경기고속이 수요 부족과 운영 적자를 이유로 지난해 12월 M5115번(수원 광교신도시~서울역)의 폐선을 신청했다. 수원시가 집단민원을 우려해 폐선에 동의하지 않아 현재 협의 중이다. 경기도청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M버스는 주로 출근 시간 편도에 수요가 집중되기 때문에 80%가 적자”라며 “그나마 수요가 확보되는 노선은 좀 낫다”라고 설명했다.

 
가령 같은 업체가 운영하지만 M4102번(분당 미금역~서울역)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경기고속 관계자는 “M4102번은 서울에서 경기도 성남 판교나 용인 단국대 등으로 가는 사람들도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가교통· SOC(사회간접자본) 통계에 따르면 M4102 버스는 배차 간격이 5~15분, 승차 인원이 대당 280명이다. 폐선 위기인 M5115번(수원 광교신도시~서울역)은 배차 간격이 20~30분, 승차 인원이 대당 136명으로 차이가 있다.
 2018년 수도권 광역급행버스 운행현황 [자료 국토교통부]

2018년 수도권 광역급행버스 운행현황 [자료 국토교통부]

"버스업체 자생력 키워야 "
한종학 인천연구원 교통물류연구실 연구위원은 “M버스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선 버스업체가 자생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 연구위원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이 개정된 후 경기도에서 전세버스 사업자에게 노선버스를 운영할 수 있게 해준 선례가 있다”며 “전세버스 사업자가 노선버스 사업을 겸업하면서 노선버스 비운행 시간에 활용할 사업 모델을 찾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영세한 전세버스 사업자는 사업 모델을 찾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문수 대광위 광역버스과장은 “전세버스 면허와 노선버스 면허의 결합, 정기이용권 버스와 비슷한 방식의 사전예약제 도입 등 여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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