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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로 번 돈, 직원 급여 올려라" 美 달구는 디즈니 논란

전세계 극장가를 휩쓸고 있는 ‘어벤져스:엔드 게임(어벤져스4)’이 최단기간 20억 달러(약 2조3630억원)를 벌어들이는 등 흥행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배급한 디즈니가 또다른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고경영자(CEO) 밥 아이거의 천문학적인 몸값 때문이다. 
 
11일 CNN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성과급 등을 포함해 아이거가 챙긴 액수는 6560만 달러(약 775억640만원)에 달한다. 특히 디즈니 가문의 상속녀(디즈니 공동 창업자 로이 디즈니 손녀)인 에비게일 디즈니(59)가 이를 두고 ‘미친(insane)’ 수준이라고 작심 비판하면서 기형적인 부(富) 분배 논쟁에 불을 지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 포스터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 포스터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미친 연봉’ 논쟁 포문 연 디즈니 손녀딸 
“임원이 보너스 절반을 포기한다고 삶이 바뀌는 건 아니다. 최하위 계층에겐 빈곤이나 부채에서 벗어나는 기회를 의미한다.”
 
에비게일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WP 기고에서 컨설팅업체인 에퀼라를 인용, 아이거의 임금이 디즈니 직원 연봉 중간값보다 “1424배나 많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임원들이 받아가는 보너스의 반을 하위 10%에 속하는 20만명의 직원에게 나눠 주라는 게 그의 제안이다. 
 
그는 앞서 트위터를 통해 “아무리 객관적으로 봐도 1000배 넘게 차이 나는 임금 격차는 미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기고에서도 “(디즈니가) 단지 주주와 경영자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며 “성공하게 만든 모든 사람에게 보답하고 중산층을 재건하도록 도와야 한다”라고 썼다. 
 
에비게일은 “1978년 CEO 연봉은 일반 근로자와 비교해 평균 30배 수준이었다. 이후 CEO의 급여는 937% 증가했지만, 근로자 평균 급여는 11.2% 늘어나는 데 그쳤다”라고도 지적했다. 지난 3월 미 CNBC 방송에 출연해선 “평균 근로자 연봉의 700배, 600배, 500배를 받아야 할 사람은 지구상에 아무도 없다. 예수 그리스도조차 평균 근로자의 500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백만장자 세금(millionaires tax)’을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디즈니 창업자의 손녀이자 영화감독인 에비게일 디즈니. [에비게일 트위터 캡처]

디즈니 창업자의 손녀이자 영화감독인 에비게일 디즈니. [에비게일 트위터 캡처]

에비게일은 2010년 설립된 ‘애국적 백만장자들(Patriotic Millionaires)’ 멤버로 오래전부터 부자 증세를 주장해온 인물이다. 2017년엔 미 역사상 가장 큰 법인세율 인하가 포함된 세제개혁안에 반기를 들었다. 당시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세제개혁으로 부당한 수혜를 입은 이가 자신임을 내세우며 “그들(디즈니)은 돈을 많이 벌었고, 그중 일부를 아빠에게 줬다. 아빠는 또 나에게 줬다. 나는 그 돈을 벌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영상은 70만회 이상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불렀다. 
  
이에 대해 디즈니 측은 아이거의 소득이 성과에 따른 것이며 직원들에게도 최저시급의 배를 주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CEO 급여의 적정성 논란은 계속됐다. 여기에 대권 출마를 선언한 대표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까지 끼어들어 불길을 키웠다.
 
샌더스는 지난달 29일 트위터를 통해 “만약 디즈니가 어벤져스로 거둔 이익을 밥 아이거 CEO 대신 모든 직원의 급여를 중산층 임금 수준으로 올리는 데 활용한다면 진정 영웅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썼다. 샌더스는 지난해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생활할 수 있는 실질 임금을 지급하라며 노조 측을 지원사격한 바 있다. 
대표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디즈니가 어벤져스 흥행 수입으로 벌어들인 돈을 직원 급여를 올리는 데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트위터 캡처]

대표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디즈니가 어벤져스 흥행 수입으로 벌어들인 돈을 직원 급여를 올리는 데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트위터 캡처]

경영 리더십 전문가인 마크 머피도 포브스 기고에서 프로농구(NBA)에서조차 선수 급여 격차가 이렇게 벌어지진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NBA에선 상대적 불균형이 덜하다”며 “2018년 르브론 제임스의 연봉은 약 3800만 달러였는데 연봉이 가장 낮은 선수와의 차이가 54배에 불과했다”고 썼다.
 
아이거의 고액 연봉이 합당하다는 반론도 있다. 예일 경영 대학원 리더십 연구 부학장인 제프리 손펠드는 포춘지에 에비게일의 공격은 전후 맥락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아이거가 2005년부터 재임한 이후 디즈니의 주가, 시가총액, 일자리 등의 지표가 놀라운 수준으로 향상한 것을 들면서 “수치는 맥락에 따라 평가돼야 한다. 디즈니처럼 급여와 성과가 적절히 맞춰진다면 이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정치권부터 월가까지 ‘자본주의’ 개혁 논쟁  
 
디즈니 CEO 연봉 논란은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 대선정국과 맞물려 부유세 논란이 벌어진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자본주의가 미국 경제를 살찌우긴 했지만 불평등 역시 심화시켰다는 자각과 반성이다. 막대한 부를 쌓은 억만장자들마저 미국식 자본주의의 폐해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WP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자본주의의 미래가 대통령 후보자들 사이에서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기업 엘리트에겐 점점 커져가는 불안의 원천”이라고 썼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변화를 요구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목소리는 현존 자본주의 모델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입은 기업 CEO들로부터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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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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