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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 풀기 위해선 한·중, 한·일 관계 개선 시급”

‘북핵 협상 전망’ 전략대화
10일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홍석현 이사장)이 ‘하노이 회담 이후의 북핵 협상 전망’을 주제로 연 ‘2019년 제2차 한반도 전략대화’에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권만학 전 경희대 교수,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왼쪽부터) 등이 토론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10일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홍석현 이사장)이 ‘하노이 회담 이후의 북핵 협상 전망’을 주제로 연 ‘2019년 제2차 한반도 전략대화’에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권만학 전 경희대 교수,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왼쪽부터) 등이 토론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북한이 지난 4일에 이어 지난 9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비핵화 협상이 더욱 꼬여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국 정부가 교착 상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일본 등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왔다.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이 10일 ‘하노이 회담 이후의 북핵 협상 전망’을 주제로 연 ‘2019년 제2차 한반도 전략대화’에서다.
 
1시간40분 동안 진행된 이날 전략대화의 앞부분은 권만학 전 경희대 교수의 사회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대담으로 진행됐다. 이후 30여 명의 외교·안보 전문가와 각계 인사들이 질의응답을 겸해 의견을 개진했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독일은 자신들의 문제를 유럽 평화 문제로 접근해 성공했다”며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한·중, 한·일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 이사장도 “북·일 정상회담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한·일 관계가 나쁘면 남북 문제도 풀기 어려워진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모두 발언과 참석자들의 발언 요약.
 
▶송 전 장관=“5월 들어 북한이 (방사포와 미사일을) 섞어 쏘는 ‘칵테일 발사’를 하고 있다. 어제 미사일 발사는 주한미군 기지가 있는 평택에 해당하는 사거리다. 미국도 심각하게 받아들일 거다. 대북 제재는 유지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했다’며 외교 성과를 과시하는 상황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다는 신호다.”
 
▶문 특보=“5~6월의 길목이 중요하다. 우리 정부가 희망했던 건 트럼프 대통령이 도쿄를 방문하는 25일께 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을 하고,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이뤄지는 선순환이었다. 6월 오사카에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있으니 그때도 가능하다. 쉽지는 않다.”
 
▶송 전 장관=“하노이에서 영변이라도 성사시킬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움직였어야 했다. 영변의 확실한 폐기·검증을 통해 북한의 과거 핵과 미래 핵 능력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의미가 있다. 제재 (해제)는 미국 국내의 정치적인 벽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 해제했다가 다시 부과할 수도 있다.”
 
▶문 특보=“영변 핵 시설은 북한 핵 능력의 60~70%로 북한 입장에서는 엄청난 포기인데 미국이 하노이에서 걷어차 버렸다. 영변도 빅딜이니 싱가포르 합의에 따라 미국이 상응조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우리 정부가 전달했지만 미국 측에서 분명하게 답을 주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발사체 도발에도 불구하고 지난 7일 한·미 정상 간 전화 통화에서 대북 식량 지원 카드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9일 추가로 단거리 미사일을 쐈다. 이날 전략대화에서도 ‘정부가 이 시점에서 식량 지원을 밀어붙이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문 특보=“약간의 식량 지원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이 제재 완화는 밀어붙이지 못했지만 식량 원조 이야기를 했다. 얼마 전 정상 간 통화 때 다시 언급했다. 지원하더라도 북한의 상응조치가 있어야 하고 모니터링 허용 여부를 볼 거다. 다자적인 채널을 통하지 않을까 싶다.”
 
권 전 교수가 ‘2년 뒤 북핵 협상 전망’을 묻자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장기적으로 주한미군 철수 등 안보 이슈가 대두할 것이라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
 
▶송 전 장관=“지금과 같은 양상이 계속되면 북한은 핵 보유국으로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새로운 핵 균형을 추구할 수 있다. 핵 보유 5개국(P5)도 아닌 북한이 핵을 갖고 있는데 일본과 한국이 웅크리고 있을 거라고 기대하긴 어렵다.”
 
▶박 교수=“한반도 비핵화의 주요한 이해 관계자가 중국과 일본이다. 독일은 콘라드 아데나워 총리(1949~63년 재임)부터 헬무트 콜 총리(1982~98년 재임)까지 일관되게 프랑스와 영국에 공을 들였다. 독일 문제가 아닌 유럽 평화 문제로 접근해서 (통일에) 성공했다.”
 
▶정재정 서울시립대 명예교수=“일본도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의 직접적인 대상이다. (그런데 한국이 일본 등) 주변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남북 관계 개선의 걸림돌이 되는 지경까지 왔다.”
 
▶홍 이사장=“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만의 생각이 아니다. 워싱턴 정가에서 젊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거론된 지 오래됐다. 동북아 평화와 남북 관계를 위해 주한미군 문제가 절체절명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내부적으로 초당적인 컨센서스를 만들어 워싱턴을 설득해야 한다. (북핵 문제는) 여야가 작은 것이라도 합의해 북·미에 얘기해야 한다.”
 
▶송 전 장관=“그런 측면에서 문 대통령의 어제(9일) 기자회견은 이솝우화의 ‘여우와 두루미’ 일화가 생각났다. 여야 대타협을 하려면 일부를 내주고 양보를 요구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야당이 대북 식량 지원을 지지하지 않을 거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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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