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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중증 환자’ 몰려드는데…예산·인력·장비 턱없이 모자라

[SPECIAL REPORT] 문화재 보존의 과학 
국립문화재연구소 산하 문화재보존과학센터(이하 센터)에 들어오는 문화유산들은 훼손 상태가 심해 긴급한 보수와 보존처리가 필요한 유물들이 대부분이다.
 
올해로 설립 10년째를 맞은 센터는 그동안 4428점(2018년 말 기준)의 국가지정 문화재를 치료해 왔다. 센터의 한 관계자는 “이곳에 들어오는 문화재들은 장기간의 치료를 해야 하는 중증질환 환자들이나 다름없다”며 “지난 10년 동안 독일, 일본 등 문화재 보존과학의 선진국들로부터 관련 기술을 받아들이는 한편 전통 기법에 대한 조사·연구와 접목해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기술적 발전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전문 인력과 예산의 부족, 적절한 환경을 갖춘 시설과 장비의 부족 등으로 치료가 필요한 환자(훼손 문화재)를 받지 못하고 돌려보내야 할 때도 적지 않다.
 
특히 전문 지식과 기술을 갖춘 인력을 확충하는 문제는 시급하다. 가령 지류와 직물, 목재 분야의 전문 인력은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전문 인력이 부족한 분야의 문화재들은 보존처리 접수를 받더라도 치료까지 상당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일도 벌어진다. 의사가 부족해 환자가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대기시간이 긴 셈이다.
 
과학적 장비를 더 갖춰야 하는 문제도 있다. 최근에는 비파괴 진단이 문화재 보존처리에 많이 활용된다. 유물을 손상하지 않고 내부 상태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CT(방사선 단층촬영)가 핵심 장비다. 센터가 확보한 CT 장비로는 일정 크기 이상의 유물은 촬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인근 대학병원 등 외부 기관에 있는 큰 규모의 CT 장비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가 종종 있다. 유물의 크기 등 고유의 특성에 따라 일반에 시판되는 장비나 구조물을 바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에는 센터 측이 일일이 자체 제작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부족한 예산으로는 이를 감당하기가 만만치 않다고 한다. 섬세하게 다뤄야 하는 문화재의 특성에 맞춰 걸맞은 시설과 환경을 확충하는 일도 남은 과제 중 하나다. 가령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주는 항온·항습기를 갖춘 공간, 발생하는 먼지를 최소화함으로써 오염을 방지하는 환경을 갖춘 시설 등이 요구된다.
 
외부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최신 기법을 문화재 복원이나 보존처리에 도입하는 일도 필요하다. 디지털 빅데이터, 정보통신기술(ICT), 원자력 기술을 문화재 복원에 도입해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최근 화재로 붕괴한 노트르담 성당의 복원을 놓고 프랑스 당국이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센터 관계자는 “원자력연구원이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외부 국책 연구기관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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