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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장과 동떨어진 인식 보여준 대통령 대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아 KBS와 대담을 했다. 대담에서 보여준 국정 전반에 대한 대통령의 현실 인식은 국민 체감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었다.
 
특히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이런 인상이 더욱 강했다. 경제 악화에 한숨을 쉬면서도 유리한 통계를 앞세워 정책 정당성을 고집했다. “시간이 가면 잘 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낙관주의에 매달려 구체적 해법 제시는 부족했다.
 
문 대통령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의식해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 시장 안에 들어온 분들의 급여 등은 상당히 좋아졌다”며 긍정적 측면을 강조했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 기조를 바꿀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통계 인용은 견강부회에 가깝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저소득 노동자가 혜택을 보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다. 문제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정책 단견으로 경제 전반에 멍이 들고 있는 것이다.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 충격은 자영업자와 실직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문 대통령 말대로 지난해 5분위 평균 임금이 1분위 평균 임금의 5배 이하로 떨어져 노동 시장 내 격차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가구 소득은 5분위가 1분위의 13배에 달할만큼 사회 전반의 빈부격차는 커졌다. 이런 식의 경제 인식은 실업률, 고용, 성장률 등 다른 수치 설명에서도 이어졌다. 여전히 10% 넘는 청년 실업률에도 “2, 3월 들어 아주 낮아졌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수출 그래프에 비상이 켜졌는데도 “수출과 투자가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 싶은 것만 봐서는 문제를 풀 수 없다. 지난 분기 -0.3% 성장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놓고도 “2분기부터는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주 52시간 근로제로 산업 현장이 몸살을 앓고 있는데도 “주 5일 근무제처럼 안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류 인정에 인색한 자세는 한일 관계 인식에서도 그대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한일 관계가 “미래지향적이 돼야 한다”고 하면서도 이를 위한 이렇다 할 해법은 제시하지 못했다. “과거사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이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는 일본 정치를 탓하는 데 그쳤다. 한일 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과연 일본뿐인가. 꼬일 대로 꼬인 양국 문제를 남탓으로만 돌리면 해법이 나올 리 없다. “양국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의례적인 말 대신 구체적이고 용기있는 행동과 제안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양국 관계가 더 악화하면 어느 쪽이 더 손해일지 정교하고 냉철한 계산이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KBS 대담에서 보여 준 문 대통령의 국정 해법은 “정책을 믿고 기다려 달라”는 것이다. ‘30-50 클럽’(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로서의 경제 규모와 위상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역으로 생각하면, 이만한 규모의 경제를 대상으로 검증되지 않은 정책 실험을 계속하는 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다. 지난 2년 동안 정책 실험 대상이 돼온 국민이 앞으로 남은 3년을 더 기다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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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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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