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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또 쏘자, 트럼프 뿔났다…"北 선박 나포해 압류 돌입"

트럼프. [AP=연합뉴스]

트럼프. [AP=연합뉴스]

북한의 도발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응이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북한의 두 번째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본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단거리 미사일 추정 발사체에 대해선 트위터를 통해 “이 흥미로운 세상에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며 “(북한과의) 딜은 성사될 것”이라고 했던 것과 결이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사일 발사를 통한 평양의 메시지가 뭐라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지금 현재 이를 매우 심각하게 살펴보고 있다”며 “그것은 더 소형(smaller)이고 단거리 미사일들이다”라고 말했다. 곧바로 이번 발사를 미사일 도발로 규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북한은 더 이상 핵실험도, 미사일 발사도 하지 않고 있다”며 외교 성과를 자랑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기자회견에서 이어 “아무도 이런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북한과의 관계는 계속될 것이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그들(북한)이 협상을 원한다는 걸 알고 있고, 그들도 협상을 얘기하지만 협상을 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포스트는 관련 내용을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엔 북한에 관해 얘기할 때는 일부러 좋은 표정을 지었지만 이번엔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란 관련 내용을 말하면서도 북한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은 경제적으로 엄청난 잠재력이 있고 그(김정은 위원장)가 이것을 날려버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독회담을 마친 뒤 잠시 산책하고 있다. [AP]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독회담을 마친 뒤 잠시 산책하고 있다. [AP]

미국 국방부 등 행정부도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기조에 맞춰 기민하게 움직였다. 미 국방부 대변인인 데이비드 이스트번 중령은 이날 오후 중앙일보에 보낸 성명에서 “워싱턴 현지시각으론 이른 오전, 서울ㆍ도쿄 시간으로 이른 저녁에 북한이 북서부 지역에서 복수의 탄도미사일(multiple ballistic missiles)을 발사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미사일들은 발사 지점에서 동쪽으로 300㎞를 넘게 비행한 뒤 바다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북한 미사일 발사 약 12시간 만에 탄도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지난 4일 신형 전술 유도무기시험과 관련해 미사일 여부에 대한 평가를 밝히지 않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간에 낀 한국 정부의 입장은 곤란해졌다. 정부가 추진 중인 대북 식량 지원을 놓고 미국 정부가 더욱 소극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10일 열린 한ㆍ미 워킹그룹에서 대북 식량 지원 문제가 의제로 오를 것으로 파악됐으나 미국 요청으로 회의 내용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오후 35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북한이 지난 4일 쏘아올린 발사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이후 한반도 비핵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오후 35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북한이 지난 4일 쏘아올린 발사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이후 한반도 비핵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청와대 제공]

미국이 이번 발사를 탄도미사일로 규정함에 따라 북한은 또다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게 됐다. 2017년 12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이후 526일 만이다. 이에 따라 유엔 안보리가 추가 대북 제재에 나설지도 관건이 됐다. 2009년 6월 안보리를 통과한 결의 1874호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모든 발사행위”를 금지했고, 2017년 12월 안보리를 통과한 결의 2397호 역시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이나 핵실험, 또는 그 어떤 도발을 하는 추가 발사를 해선 안 된다”고 명시했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그들이 발사한 게 무엇인지 알지만 밝히는 건 미루고 있다”며 “우리는 (대북) 외교를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섀너핸은 “(미사일 발사로) 우리의 작전과 태세를 바꾸지 않았으며, 외교가 실패할 경우에 필요한 대비태세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섀너핸 장관 대행을 정식 장관으로 임명하기로 했다고 백악관 새라 샌더스 대변인은 발표했다. 
 
북한이 지난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그럼에도 미국 행정부는 행동으로 강경한 입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미 법무부는 이날 “국제 제재를 위반해 불법 석탄 수출 혐의가 있는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 호를 나포해 압류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미 선박을 나포해 끌고 오고 있었는데 이 사실을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도발 직후 공개했다. 미국이 직접 제재 위반 북한 선박을 나포해 압류한 것은 처음이다. 존 데머스 법무부 차관보는 “해당 제재 위반 선박은 운항이 정지된 상황”이며 “미 연방 집행관과 해안경비대의 협조로 미국 영해에 인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와이즈 어니스트 호는 1만 7601톤으로 북한의 단일 선체 벌크선 중 최대 규모 선박 중 하나다. 북한의 불법 석탄 수출이나 중장비 수입을 담당했다고 한다. 어니스트 호는 앞서 인도네시아 당국이 지난해 제재 위반 혐의로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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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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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