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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영입 1호 신학철 효과? 인화의 LG 달라졌다

“인화(人和)의 LG가 ‘싸움닭’이 됐다.”
 
최근 LG화학 행보에 대한 그룹 바깥의 평가다. 국내 배터리 1위 업체 LG화학은 지난달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기술유출 혐의에 대한 국제소송에 나섰다.
 
간부 A씨는 “간부급에선 너무 시끄러워지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지만 젊은 직원은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직원은 “회사가 국제 소송에 나서고 언론에도 크게 알리는 걸 보고 놀랐다”며 “최고경영자(CEO)가 바뀐 뒤 조직문화도 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룹 내에서도 “글로벌 기업 출신 CEO가 오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대응한다”는 반응과 “대내외 문제에 조용히 대응하던 그룹 문화와 다르다”는 반응이 엇갈린다.
 
신학철

신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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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전면에는 지난 3월 취임한 신학철(62)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있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총수에 오른 구광모(41) LG그룹 회장의 1호 영입 인사다. 1947년 창사 이후 LG화학이 외부 출신 CEO를 영입한 건 신 부회장이 처음이다. 한국3M 평사원으로 입사해 본사 수석부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신 부회장은 84년 한국3M에 입사해 11년 만에 본사 필리핀 지사장이 됐다. 노사갈등을 겪던 필리핀 지사에서 700명 직원과 개별 면담을 통해 신뢰관계를 회복했다. 본사 관계자들이 방문할 때마다 아시아·태평양 허브로서 필리핀의 중요성을 어필했고 실제 실적도 끌어올렸다.
 
이를 눈여겨본 미국 본사가 그를 불러들였고 2005년 산업용 비즈니스총괄 수석부사장, 2017년 해외사업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신학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신학철]

잉거 툴린 전 3M CEO는 “최고의 결과를 끌어내고 비즈니스 기반을 구축하는 실력을 입증한 탁월한 리더”라고 평가했다.
 
신 부회장의 LG 합류 이후 행보는 말 그대로 ‘광폭’이다. 취임 직후 정보전자사업본부와 재료사업부문을 합치고, 첨단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소재와 전지 부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듀폰의 솔루블 OLED 사업부문을 인수했고, 최근엔 독일 바스프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분야 인수전에도 나섰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위기 대응도 과거 LG그룹 스타일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달 환경부가 ‘여수산단의 LG화학 폴리염화비닐(PVC) 공장이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조작했다’고 발표하자 곧바로 신 부회장 명의의 사과 성명을 내고 공장을 폐쇄했다. SK이노베이션과의 국제소송전까지 이어지면서 ‘위기에 선제 대응하고, 외부 공격에 적극적으로 맞서는 신학철식(式) 경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LG그룹은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그룹 고위관계자는 “여수 PVC 공장 폐쇄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신 부회장의 판단이라고 볼 수 있지만, SK이노베이션을 제소한 것을 두고 신 부회장 영입으로 LG가 변했다고 하는 건 과잉해석”이라고 말했다. 그는 “6개월 이상 특허대응팀이 준비한 것”이라며“참다못해 대응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신 부회장이 변화의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는 내부 인사도 많다. 그룹 간부 B씨는 “LG화학이 글로벌 기업을 자처하면서도 직원 처우에 인색했던 건 사실”이라며 “올해 전지부문 성과급을 400~500%로 올려 내부의 불만을 달래고, 외부엔 공격적으로 맞서 조직을 규합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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