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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초5 예쁜애는 따로…" 서울교대 단톡방 성희롱 파문

서울교육대학교를 졸업한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는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을 거론하며 "따로 챙겨먹어요 이쁜애는, 아니 챙겨만나요"라고 말하는 내용이 폭로됐다. 지난 3월 대학 신입 여학생들에 대한 외모 품평 책자(일명 '스케치북')을 만드는 등 성희롱 의혹을 받고 있는 국어교육학과 재학생들이 포함된 단체대화방에서 발생한 일이다. 이에 대해 서울교대 재학생 500여명은 9일 규탄시위를 열고, 학교 측과 서울시교육청에 현직교사인 졸업생에 대한 조사 확대를 촉구하고 나섰다.
 
성희롱 사태 ‘뿌리’는 현직교사인 ‘졸업생’들  
9일 오후 1시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성평등 공동위원회(성평등 공동위)와 총학생회는 교내 사향광장에서 시위를 열고 성희롱 파문 관련 현직교사로 재직 중인 졸업생들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서울교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스케치북 성희롱 관련 학교 측의 조사가 재학생을 위주로 진행되고 있지만, 그 뿌리이자 시발점은 현직 초등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졸업생"이라며 "단체대화방에서 거론된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매우 걱정되는 상황에서 학교 측이 졸업생에 대한 조사는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하며 엄중한 조사를 촉구했다. 
서울교대 재학생과 현직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졸업생들로 구성된 모바일 단체대화방에서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성 발언을 폭로한 대자보. [트위터 캡처]

서울교대 재학생과 현직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졸업생들로 구성된 모바일 단체대화방에서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성 발언을 폭로한 대자보. [트위터 캡처]

 
학교 측도 이번에 폭로된 단체대화방의 대화 내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교대 학생처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사건을 조사한 고충심의위원회 심의 결과와 새롭게 폭로된 단체대화방 증거자료 등을 바탕으로 확인된 사실을 교육청에 통보해서 교육청에서 조치하게 할 예정"이라며 "졸업생에 대해서는 학교 측이 조사 권한이 없기 때문에, 교육청에서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학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도 "아직 서울교대에서 조사결과 내용 받지 못했다"면서도 "현직 교사가 관련이 있다면 어떤 상황인지 살펴보고,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고 하면 그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학교에서 교사들의 성비위 문제가 적발될 경우 교육청에서 그에 따른 감사를 실시하며, 비위가 확인되면 징계요구를 하거나 행정조치를 취한다. 이에 따라 성희롱 논란 관련 조사가 서울교대 졸업한 뒤 현직에서 근무하고 있는 남교사들로 확대될 전망이다.  
 
가해 지목 남학생, 폭로 대자보 강제 철거 소동
이번 사건은 앞서 지난 3월 서울교대 국어교육학과 2016~17학번 남학생들이 신입 여학생들의 외모품평 등을 담은 책자인 일명 '스케치북'을 만든 사실이 폭로되면서 시작됐다. 가해 지목 남학생들이 의혹을 부인하고 학교 측이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판단한 성평등 공동위가 지난 7일 대자보를 통해 새로운 증거로 관련 단체대화방의 내용을 폭로한 것이다. 
 
해당 대자보에는 신입 여학생들에 대한 외모품평 등이 담긴 일명 '스케치북'을 언급하며 가해 지목 남학생들이 증거인멸을 시도 정황이 담겼다. 일부 학생들은 "(스케치북을) 파쇄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학교 나오면 꼬리표 달리고 그런 거 아무것도 없다. 어차피 X도 안 볼 X들"이라며 신고 여학생들을 비속어를 써 비난하기도 했다. 
 
더욱이 폭로된 단체대화방에는 현직교사로 재직 중인 서울교대 졸업생이 자신이 가르치는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을 지칭하며 "겉모습 중3인 초5 여자애가 나지막하게 (욕설)이라고 한다, 해결책은?"이라고 질문한 뒤 "따로 챙겨먹어요 이쁜애는, 아니 챙겨만나요"라고 말하는 내용이 포함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서울교대 성평등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국어교육과 가해지목 남학생들에 대한 조사 및 처벌 촉구 서명운동. [구글 서명안 캡처]

서울교대 성평등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국어교육과 가해지목 남학생들에 대한 조사 및 처벌 촉구 서명운동. [구글 서명안 캡처]

 
이에 서울교대 2016학번 가해 지목 남학생이 해당 대자보를 강제로 철거하면서 한차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6학번 가해 지목 학생들의 대처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총학생회는 8일 밤 10시 공개 시위를 공지했고, 1차 참여 여부 조사에서 500명에 달하는 재학생들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카톡을 확보하지 못한 채 조사 결과를 신고자(피해여학생)와 피신고자(가해 남학생)에게 통보한 학교 측 심의위원회도 오는 10일 열리는 가해 지목 남학생들에 대한 징계위원회에서는 해당 카톡 증거를 포함해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16학번은 ‘부인’ 17학번은 ‘반성’…교생실습 가능할까  
징계위 결정의 핵심은 가해 지목 남학생들의 교생실습 여부다. 징계위에서 가해 지목 남학생들에 대해 정학 이상의 징계를 내릴 경우 해당 남학생들은 오는 13일부터 2주간 진행되는 서울시 초등학교 대상 교육실습(교생)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경고나 근신 등 경징계가 내려지면 교생실습에 참여할 수 있다. 이 경우 일부 피해 여학생들과 가해 지목 남학생들이 함께 실습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재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가해 지목 학생들은 스케치북의 존재가 폭로된 뒤 "2014년 이전까지는 여학생 책자를 만드는 잘못된 관행이 있었지만 이후 근절했다"며 "2016년도 대면식에서 외모 등급 평가 및 교통정리를 위한 스케치북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소개 책자를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성희롱이 아니라 단순히 학생들을 소개하기 위함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고 재학생 관계자는 전했다.
사건 관계자는 "최근 2017학번 학생들은 '학교 측의 징계 결정을 받아들이고 반성하겠다'는 입장을 총학생회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그러나 2016학번 가해 지목 학생들은 여전히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민희·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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