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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윤중천 “명절 떡값‧승진 비용·그림 줬다”…김학의, 일체 부인

'김학의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이 '별장 성접대‧성폭력' 의혹의 당사자인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9일 소환했다. 김 전 차관은 출석에 앞서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지만 검찰 조사에선 관련 혐의에 대해 일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전 차관과의 대질을 위해 윤씨에게 이날 저녁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 김학의 전 차관을 소환해 뇌물수수 및 성범죄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김 전 차관은 수사단에 출석하며 취재진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입장을 밝힌 뒤 조사실로 향했다. 취재진이 "별장 동영상 속 남성이 본인이 맞는가", "윤중천씨와 어떤 관계인가" 등을 물었지만 답을 하진 않았다. 김 전 차관에 대한 검찰의 소환 조사는 2013년 11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윤중천 "김학의에 명절 떡값·그림 건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9일 오전 서울동부지검으로 출석하며 질문하는 기자를 쳐다보고 잇다. 임현동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9일 오전 서울동부지검으로 출석하며 질문하는 기자를 쳐다보고 잇다. 임현동 기자

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 윤중천(58)씨로부터 뇌물수수 및 성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25일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김 전 차관의 뇌물 혐의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권고했다. 수사 권고 나흘 뒤 서울동부지검에 사무실을 차린 검찰 수사단은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윤씨를 여섯 차례 불러 김 전 차관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해왔다.
 
윤씨 주변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윤씨로부터 "2008년 초 김 전 차관이 중천산업개발 사무실에 걸려있던 박영율 화백의 그림을 가져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윤씨는 박 화백의 그림을 여러점 구매했는데, 이 가운데 김 전 차관이 가져간 그림은 윤씨가 2007년 무렵 박 화백에게 1000만원을 주고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박 화백의 계좌에서 이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윤씨로부터 "2007년 전후로 수백만원씩 명절마다 김 전 차관에게 건넸다", "검사장 승진하는 데 도움을 준 의사에게 성의를 표시하라고 500만원을 줬다"는 등의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받았거나 요구한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뇌물 액수가 1억 원을 넘으면 공소시효가 15년까지 늘어나 2008년 이전 범죄도 처벌이 가능하다.
 
"김학의를 '변호사'로 속여 여성에게 소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수수·성범죄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씨. 사진은 윤씨가 조사를 받기 위해 2일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으로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수수·성범죄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씨. 사진은 윤씨가 조사를 받기 위해 2일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으로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검찰은 윤씨와 성접대에 동원된 여성 이모씨 사이의 보증금 분쟁에 김 전 차관이 관여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제3자뇌물죄가 성립하는지도 법리검토 중이다. 이씨는 자신이 이른바 '별장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라며 김 전 차관에게 특수강간 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윤씨는 2007년 이씨에게 서울 동대문구의 명품 샵 보증금 명목으로 1억원을 줬다가 이듬해 돌려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이에 윤씨는 이씨를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가 취소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이 사건 무마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씨는 "2006~2007년 무렵 '아버지 문제로 변호사가 필요하다'는 이씨에게 '변호사인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김 전 차관을 소개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당시 김 전 차관은 현직 검사 신분이었다. 이후 명품 샵 보증금 문제가 법적 분쟁으로 번지자 이씨는 윤씨에게 "김 전 차관이 변호사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는 취지로 겁을 줬다고 한다. 윤씨는 이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이 이씨에게 받을 돈을 포기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학의, 혐의 일체 부인
김 전 차관은 뇌물수수 및 성범죄 혐의에 대해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혐의 대부분이 2007년 전후로 발생한 사건이라 공소시효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적은 데다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많이 남지 않았다는 점을 법률 전문가인 김 전 차관이 간파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김 전 차관 등 관련자들 진술의 신빙성과 혐의의 공소시효 등을 따져 김 전 차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기정·백희연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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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