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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법 시행 코앞인데…방학 중 임금, 퇴직금 기준 '깜깜이'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조합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학강사 대량 해고 대책 마련 및 강사제도개선협의회 합의문 성실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조합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학강사 대량 해고 대책 마련 및 강사제도개선협의회 합의문 성실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8월 강사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강사의 방학 중 임금이나 퇴직금 등의 기준이 불명확해 대학이 혼란을 겪고 있다. 교육부가 기준을 정하지 못한 채 대학에 떠넘기면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교육부, 방학 중 임금 지급 기준 대학에 떠넘겨
대학마다 강사 근로 기간 두고 혼란 예상

 개정 강사법은 시간 강사에게 교원 지위를 부여하고 방학 중 임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그러나 법에는 방학 내내 임금을 계속 지급해야 하는지, 실제 학사 업무를 하는 기간만큼만 지급해야 하는지 등이 명확하지 않다. 대학들은 법 시행을 앞두고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최근 강사제도 운영 매뉴얼 시안을 각 대학에 보냈다. 매뉴얼은 방학 중 임금에 대해 “임금 수준이나 산정 방법 등 구체적 사항은 개별 대학 임용계약으로 정한다”고 했을 뿐 최소한의 기준도 제시하지 않았다. 최화식 교육부 대학강사제도정책지원팀장은 “강사 단체와 대학 간에 입장이 달라 방학 기간에 대해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학에서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수도권 한 대학 관계자는 “교육부에 문의해보기도 했는데 대학 자율로 결정하라는 답변을 받았다. 대학마다 혼선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사 단체들은 방학 중에도 성적 처리와 강의 준비 등으로 최소 4주 이상의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대학들은 최소한의 기간만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
 
교육부의 강사제도 운영 매뉴얼 중 방학 중 임금 관련 내용

교육부의 강사제도 운영 매뉴얼 중 방학 중 임금 관련 내용

 강사 퇴직금 지급 여부도 관건이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르면 1주간 근로 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경우는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 강사법은 강사 1인당 주당 강의 시간을 6시간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강사는 퇴직금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강의 시간 외에 강의 준비나 과제물 검토, 학생들의 연구 지도 등을 인정할 경우 근로 시간이 15시간을 넘을 수 있다. 이럴 경우 강사도 퇴직금 지급 대상이 된다. 이에 대해 교육부 최화식 팀장은 “강사의 근로 시간을 어디까지 인정하느냐 여부는 법리적으로 명확지 않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강사들이 향후 교수 수준의 근무 환경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 매뉴얼에는 “강사에게 연구공간을 가급적 제공하고 대학 시설 이용에 있어서 차별을 금지한다”고 적혀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지금은 강사 대기실 정도만 마련해두고 있는데 개별 강사마다 공간을 제공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공간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강사법관련구조조정저지 공동대책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과 각 단과대 학생회장, 연대 단체 회원들이 지난 3월 대학 측의 일방적인 수업 구조조정을 규탄하며 2학기 중 강의 수 원상복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연합뉴스]

연세대학교 강사법관련구조조정저지 공동대책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과 각 단과대 학생회장, 연대 단체 회원들이 지난 3월 대학 측의 일방적인 수업 구조조정을 규탄하며 2학기 중 강의 수 원상복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연합뉴스]

 비용 부담을 느낀 대학들의 강사 줄이기는 2학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는 "강사가 담당하는 학점이 2018년 16만4689학점에서 올해 1학기 13만8854학점으로 줄었다”며 “2학기가 되면 더 많은 강사 해고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김용섭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은 “개정 강사법은 완결된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야 하는 제도다. 40년 묵은 시간강사 문제가 단번에 해결되지 않겠지만,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교육부가 의지만 있다면 방학 중 임금이나 퇴직금, 보험 혜택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강사 단체들로 구성된 강사공대위는 11일 서울 대학로에서 강사 생존권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들은 “대학이 강좌 축소 등의 수법을 동원해 올해 1학기 약 2만여 명 강사가 해고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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