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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과잉 입법 논란 있는 5·18과 4·3 특별법 개정안

우리 헌법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경우에도 그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가의 안전보장이나 공공복리가 명분이더라도 과잉 입법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헌법정신이다.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도 마찬가지다. 특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역사에 대한 평가를 특정 정권이나 집단이 독점하고, 이를 강제하는 모든 조치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역행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5·18 특별법과 4·3 특별법 개정안은 시민들의 건전한 토론이나 반대 의견마저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와 반발을 사고 있다. 민주당은 법 개정안에서 해당 사건을 부인하거나 비방·왜곡·날조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우선 개정안이 공익과 관련된 사안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민주주의 체제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수정헌법 1조가 개인적·사회적·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있는 것도 민주주의 정신에 따른 것이다. 5·18이나 4·3 같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긍정적 의견과 이에 대한 비판을 통해 문명사적 합의점을 찾아가는 노력을 도외시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할 수 없다. 획일적이고 일률적인 의견이야말로 전체주의적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개인들 간의 명예훼손을 처벌하는 형법이 있는데도 국가가 나서 처벌권을 행사하는 것은 과잉입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미국의 경우 명예훼손을 형사문제로 다루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개인 간의 명예훼손은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등 민사소송으로 해결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 국가의 형벌권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참여연대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한 외국인 교수가 이번 입법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정부가 공공기관의 권력으로 통제하려는 사례”라고 지적한 것을 입법권자들은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개정안은 또 민주당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역사의 해석에 대한 독점권을 쥐려는 불순한 의도를 의심케 한다. 박근혜 정부 때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던 민주당 인사들은 “역사는 개인의 것이 아니며 어느 집단이나 정파가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역사는 정권이 해석하고 평가할 것이 아니다. 반대로 역사가 정권을 평가하는 것이다. 만약 한국당에서 6·25나 천안함특별법을 통해 북침설과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한 사람들을 징역형에 처하는 개정안을 내면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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