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김정은, 30년 뒤에도 권력 유지…국가자본주의 선택”

국회미래연구원·중앙일보 공동기획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7년 3월 당시 완공을 앞둔 평양시 대성구역에 있는 여명거리에서 현지지도를 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7년 3월 당시 완공을 앞둔 평양시 대성구역에 있는 여명거리에서 현지지도를 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현재의 권위주의 체제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비핵화와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킬 가능성이 크다.”
 

⑨ 북한 체제 어떻게 바뀔까
북핵 장기적으로 김정은에 부담
개혁·개방 통한 경제발전 꾀할 듯
통치자·엘리트 공동운명체 결속
독재 아닌 당·정·군 협력체제 예상

국회미래연구원이 내다 본 ‘김정은 체제 2050년 전망’은 북한 제체의 유지·발전 모델을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로 제시하고 있다. 3대 세습을 통해 집권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절대권력을 어떤 방식으로든 유지하면서,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개혁·개방 행보를 이어나갈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북핵 문제의 해결 여부는 핵심 변수다. 연구원 측이 제시한 『미래 시나리오 및 정책변수 도출 연구』분석 보고서는 “단기적으로 북한의 핵무기는 북한 정권에 군사력 억지력과 정치적 정당성을 제공해주고 있다”면서 “그러나 핵 보유에 따르는 대북 경제제재와 외교적 고립 및 분쟁 가능성의 증가 등으로 인해 북핵은 장기적으로 김정은 체제의 생존과 발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진단은 북핵 문제를 둘러싼 북·미 간의 협상과 문재인 정부의 ‘중재’ 역할과 관련해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북한의 핵 포기를 전제로 한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북한 김정은 체제의 장래가 결코 밝을 수 없다는 얘기다. 대북제재의 출구를 찾지 못하는 김정은 위원장은 최종 선택을 주저하는 모양새다.  
 
이처럼 북한이 봉착한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권력 공고화나 유지를 예측한 데 대해 국회미래연구원 유재광 박사는 “김정은이 엘리트와 권력자원을 공유하는 포섭(cooptation)의 전략과 동시에 도전자에 대한 억압의 전략을 활용해 권력을 안정화했다”고 분석했다. 또 “통치자인 김정은과 엘리트 집단의 운명이 묶임으로 위기 시에 특히 최고지도자에 대한 엘리트의 통합과 결속이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공동운명체란 의미다. 그러면서도 권력의 통제 수준에는 다소의 변동이 있을 수 있음을 예상했다. 보고서는 “매우 통제적이고 압박적인 개인 독재의 권력 형태가 아니라 조금 유연한 방식으로 당·정·군과의 협력을 통한 지배체제의 공고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북 30년 내 WTO 가입 가능성=사실 북한 체제의 내구성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점은 오랜 기간 대북 전문가 그룹이나 서방 정보 당국의 관심사이자 논란거리였다. 정치범 수용소 같은 폭압적 통치체제나 세뇌 수준의 사상교양, 정교한 선전·선동 등으로 지난 70년간 다져온 절대권력에 균열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쪽은 ‘수령 유일 영도’ 등 북한 체제의 특수성에 주목했다. 다른 편에서는 시장화와 개혁·개방 움직임, 국제사회의 다원화·민주화 흐름 속에서 북한 체제만이 예외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전자의 시각에 주목하면서도 김정은 체제가 개혁·개방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권력에 대한 시장세력의 도전이나 개방화 물결을 회피할 것이란 점을 시사하고 있다.
 
북한 경제가 개혁·개방으로 나갈 것이란 예측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요소는 장마당 경제다. 연구에 참여한 자문단 그룹의 전문가 30명 가운데 90% 이상이 북한이 2050년까지 개혁·개방의 길을 선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중국과 베트남이 개혁·개방에 착수한 지 20년 후에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다는 점을 들어 2050년 이전에 북한의 WTO 가입이 실현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북한이 중국·베트남보다 속도감 있게 개혁·개방의 길을 갈 것이란 전망도 눈길을 끈다. 다만 그 수준은 완전한 시장 자본주의가 아니라 권력유지가 보장되는 국가자본주의 모델이 될 것이란 점에 의견이 모아졌다.
 
북한 체제의 행보를 예측하고 전망하는 건 지난한 일로 간주해 왔다. 지난 70여년 간 북한이 남북관계나 대외 현안에 있어 예측 불가능하거나 돌출적인 상황을 끊임없이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사태는 이를 그대로 보여줬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30여년 뒤 북한의 미래 모습을 예측한 국회미래연구원의 전망보고서도 일정한 한계를 띨 수 밖에 없다. 연구 수행팀인 연세대 통일연구원 김용순 연구교수는 “북한 연구엔 계량화된 지표가 부족하고 변화·변동을 예측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제발전 통한 민주화 바람직=국회미래연구원과 공동연구팀은 ‘2050년 북핵 없는 한반도’를 위한 제언 말미에 “북한 체제의 파국은 피해야 할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 않고 개혁·개방에 실패하면 대량 탈북 등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주변 강대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한반도에 국지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정은 정권의 파국 이후에도 다른 권위주의 세력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북한 체제의 와해가 곧 북한의 민주화나 통일로 직결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견해도 밝혔다.
 
“북한의 경제 발전이 정치적 민주화 열망으로 이어져 북한 체제가 자유화·민주화되는 상황”을 우리가 가장 선호할 수 있는 시나리오로 제시한 것도 이런 혼란과 부담을 고려한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yjlee@joongang.co.kr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다른 기자들의 연재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