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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시진핑 못 만났다…중국, 또 한국 홀대 논란

지난 1994년 1월 이만섭 국회의장부터 2014년 12월 정의화 의장까지 역대 한국 국회의장의 중국 공식 방문을 보도한 중국 인민일보 지면. 2007년 7월 임채정 의장(사진 오른쪽 가운데)이 권력서열 2~3위 우방궈, 원자바오를 만난 것을 제외하고 모두 최고지도자를 만났다. [사진=인민일보 캡처]

지난 1994년 1월 이만섭 국회의장부터 2014년 12월 정의화 의장까지 역대 한국 국회의장의 중국 공식 방문을 보도한 중국 인민일보 지면. 2007년 7월 임채정 의장(사진 오른쪽 가운데)이 권력서열 2~3위 우방궈, 원자바오를 만난 것을 제외하고 모두 최고지도자를 만났다. [사진=인민일보 캡처]

문희상 국회의장(가운데)이 8일 오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베이징 특파원단과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장하성 중국대사(왼쪽),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등이 참석했다. 사진=신경진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가운데)이 8일 오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베이징 특파원단과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장하성 중국대사(왼쪽),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등이 참석했다. 사진=신경진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과 리잔수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회담을 보도한 8일자 중국 인민일보 1면.

문희상 국회의장과 리잔수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회담을 보도한 8일자 중국 인민일보 1면.

문희상 국회의장이 중국 공식 방문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지 못했다. 국회의장의 공식 방중은 이번이 5년 만이다. 문 의장은 대한민국 의전서열 2위다. 문 의장은 지난 7일 시 주석 대신 대한민국 국회의 카운터파트 격인 중국 권력서열 3위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회담 및 만찬을 가진 데 이어 8일 오전 중난하이(中南海)에서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을 접견한 뒤 왕둥밍(王東明) 전인대 부위원장 주최로 오찬을 갖고 2박 3일 중국 일정을 마쳤다. 왕 부주석은 지난 2018년 3월 전인대에서 국가 부주석에 당선됐다. 상무위원 7명에 이어 의전서열 8위로 활동하고 있다.
 
1992년 한·중 수교 이래 한국 국회의장으로서 10번째 방중한 문희상 의장은 시 주석 회담 무산에 대해 중국의 관례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8일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가진 특파원 조찬 간담회가 끝난 뒤 문 의장은 “중국 외교 부분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모든 책임이 양제츠(楊潔篪)·왕치산·리잔수 선에서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못 만났다고 얘기하는 건 이상하다. 만날 필요성이 점점 없어지는 그런 외교가 된 것”이라면서도 “(중국이) 미국식 따라가는 대국의식이라고 생각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시 주석이 한국의 한국 주요 인사를 상대로 한 의전에서 ‘홀대 논란’을 부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년 전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 신분으로 방문한 이해찬 전 총리의 좌석을 홍콩 행정장관과 같은 하석에 배치했다. 당시에도 중국 측은 외교 관례가 바뀌었다는 논리를 들었다.
 
중국 외교 정책이 양제츠·왕치산·리잔수 선에서 가능해졌다는 문 의장의 발언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정치국 위원인 양제츠는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에 불과하다. 지난 2018년 3월 단행된 당·국가기구 개편에 따라 기존 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에서 격상된 중앙외사공작위원회는 시진핑 주석이 주임,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부주임, 왕치산 국가부주석이 위원이라는 사항만 공개됐다. 2018년 5월 열린 첫 외사위원회 회의에 리잔수 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양제츠의 외사위 위원 여부도 관영 매체는 밝히지 않고 있다.
 
한국 국회의장의 방중은 1994년 1월 이만섭 국회의장이 중국을 방문해 권력서열 각각 1, 2위인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리펑(李鵬) 총리와 회견한 이래 2014년 12월 정의화 의장까지 총 9차례 이뤄졌다. 2013년 12월 강창희 의장과 2014년 12월 정의화 의장은 모두 시진핑 국가주석과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회견했다. 노무현 정부 말기였던 2007년 7월 임채정 의장만이 유일하게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대신 권력서열 2위의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3위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를 만나는 데 그쳤다. 이후 문희상 의장이 두번째로 권력서열 1위를 만나지 못하는 방중 전례를 남기게 됐다. 정재호 서울대 교수는 “외교는 기록과 선례의 무게를 지고 사는 생물”이라며 “문 의장의 시 주석 회담 불발은 이해찬·정의용 대통령 특사의 좌석 배치와 더불어 한·중 관계에 새로운 관례로 남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25~27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2회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신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가한 38개국 정상 모두를 일주일 동안 정식 회담으로 만나며 중국을 방문한 손님을 예우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특사 신분으로 참석한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과도 서로 마주보는 ‘정상급 좌석’에 앉혀 공식 회담을 했다. 
 
문 의장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중국의 ‘촉진자’ 역할을 강조했다.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문 의장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비교적 모든 측과 신뢰관계가 좋은 중국이 촉진자적인 역할을 강화해서 협상을 신속히 진전시킬 수 있는 토대가 돼 주길 당부했다”며 “리잔수 위원장이 기꺼이 하겠다고 대답했다”고 소개했다. 촉진자의 의미에 대해서는 “북한·대한민국·미국으로부터 갈등은 있지만, 신뢰의 기본적인 틀이 있는 건 중국뿐”이라며 “북한을 설득해 신뢰를 회복하는 데 앞장서 추진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문제도 논의됐다. 문 의장은 “양국 국회가 미세먼지와 관련해 통과시킨 법률을 상호 교환·검토하고 공동 대처 방안을 찾아보자고 합의했다”며 “이는 진일보된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의전서열 3위를 내보낸 중국 측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배치 문제는 빼놓지 않고 거론했다. 문 의장은 “사드 문제를 분명하게 언급했다”며 “리잔수가 실수할까 문맥을 보며 그대로 읽었다”고 소개했다. 우리 측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면 저절로 끝날 문제라며 원론적으로 대응했다고 문 의장은 전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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