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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조정만 때린다···공수처엔 침묵하는 문무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적극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과 대조적으로 검찰개혁의 또 다른 축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에 대해선 침묵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개혁'의 당사자인 검찰의 침묵을 두고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수사권 조정'만 때리는 檢, 공수처 입장은? 
최근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대상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조정 법안에 반대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문무일 검찰총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대상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조정 법안에 반대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문무일 검찰총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총장은 8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출근길에 "공수처에 대한 생각이 어떻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나오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앞서 문 총장은 지난 1일 대검 대변인실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국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것과 관련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해외출장 도중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4일 중도 귀국한 이후에도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선 계속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공수처 설치 법안에 대해선 언급을 삼가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검찰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 협의"라며 "수사권 조정에서 검찰 입장이 반영될 경우 공수처는 받아들일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회 패스트트랙엔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안(案)과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 안이 동시 지정된 상태다. 백 의원이 낸 법안에 비해 권 의원의 법안은 ▶공수처장 임명시 국회 동의를 반드시 거쳐야 하고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 임명 권한을 대통령이 아닌 공수처장에게 부여하는 등 상대적으로 공수처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공수처에 '판사·검사·경무관급 이상 경찰' 등 세 고위공직자군(群)에 대해 기소권과 수사권, 영장청구권을 부여하고 청와대와 국회의원, 장·차관 등 그외 고위공직자에 대해선 수사권과 영장청구권만 주는 등의 큰 틀에서 두 법안은 별 차이가 없다.
 
법조계 "공수처 법안도 허점투성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사 [중앙포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사 [중앙포토]

이를 두고 법조계의 비판 여론도 잇따르고 있다. 수사 대상의 직군에 따라 기소권이 분리되고 개헌 없이 검찰 외 기관에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는 것, 수사기관이 재정신청권을 갖는 것 모두 역사상 전례가 없다는 것이다. 영장청구권은 검사에게 부여된 헌법적 권한이라 위헌 논란도 피해가기 어렵다.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법개혁연구회장인 김종민 변호사는 "국가기관은 헌법에 따라 입법, 행정, 사법기관 중 하나로 설치되어야 하고 국가 행정기관은 정부조직법에 설치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공수처는 반부패 특별수사기구로 검찰과 유사하게 수사권·영장청구권·기소권까지 갖는데도 입법·행정·사법 중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 기이한 형태의 수사기구로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공수처 설치 법안에 대해 "우리 헌법이 정한 삼권분립의 정신, 법관의 신분 보장을 내용으로 하는 사법부 독립 원칙 등이 실체적·절차적으로 손상되지 않도록 신중한 고려를 거쳐 입법이 이뤄져야 할 것"이란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상태다.
 
검찰개혁 법안대로라면 수사기관의 수사 총량만 늘어 국민의 기본권 침해가 잇따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국형사소송법학회 수석 부회장인 정웅석 서경대 교수는 "검찰개혁은 국민 인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게 일관된 학계의 입장"이라며 "지금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들이 통과되면 하나의 사건을 두고 검찰과 경찰, 공수처가 모두 수사하는 등 수사 총량만 늘어 국민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공수처 설치 법안의 허점에 대해 지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지역에 근무하는 한 검사는 "수사권 조정안과 마찬가지로 공수처 설치 법안도 허점투성이"라며 "검찰개혁에서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 문제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데, 유독 문 총장이 공수처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공수처는 기본적으로 검찰 권한을 견제하는 곳"이라며 "수사권 조정안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검찰총장이 공수처마저 못 받는다고 나설 경우 여론의 뭇매를 맞을까 봐 눈치 보는 게 아니냐"고 분석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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