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北도발에도 우리 군은 내분···스텔스 놓고 괴문건도 등장

우리 공군의 첫 스텔스 전투기인 F-35A 2대가 3월 29일 오후 청주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F-35A는 전쟁지휘부, 주요 핵·탄도미사일 시설을 선제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이다. [사진 방위사업청 제공]

우리 공군의 첫 스텔스 전투기인 F-35A 2대가 3월 29일 오후 청주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F-35A는 전쟁지휘부, 주요 핵·탄도미사일 시설을 선제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이다. [사진 방위사업청 제공]

 
북한의 신종 탄도미사일 발사로 안보위기가 가중되는 가운데 우리 군에선 서로 무기를 먼저 확보하겠다고 싸우고 있다. 스텔스 전투기 도입 등 한국군 군사력 건설을 비방하는 문건이 등장해 논란이다. 현역 군 인사가 작성했다는 ‘공군 주도 전력증강’ 비판 문건”이다.(신동아 5월호)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몰려있는 삼각지 주변에선 “터무니없는 주장” “결국 터질 문제였다” 등 ‘썰전’을 벌이며 내분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합참은 지난 3일 육군에서 사용할 드론 600여 대 사업을 신규 추가했다. 그런가 하면 1조 원 이상 투입돼 진행 중인 일부 육군 사업이 부적절하다며 반대 주장도 나왔다. 
 
‘괴문건’으로 불리는 폭로 문건이 나온 뒤 반응은 엇갈린다. 육군 관계자는 “육군에서 문건을 작성한 사실은 없고, 따라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부분도 없다”며 이번 사건과 선을 그었다. 그러나 육군 주변에선 “육군 내부에 축적됐던 불만이 터져 나왔다”는 공감도 적지 않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1월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2019년 국방정책설명회에서 '국민과 함께, 평화를 만드는 강한 국방'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제공]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1월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2019년 국방정책설명회에서 '국민과 함께, 평화를 만드는 강한 국방'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제공]

 
해당 문건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공군 조종사 출신 지휘부가 공군 이기주의와 비효율적인 정책을 편다’며 비판했다. 이런 맥락에서 문건은 F-35A 전투기 대신 미사일ㆍ드론 등 육군이 운용하는 무기체계를 더 도입하라는 주장도 담았다.  
 
이에 대해 공군 내부에서도 불만이 폭발했다. 하소연을 담은 전화가 여기저기서 빗발쳐 왔다. 익명을 요구한 공군 관계자는 “공군이 무기도입 정책을 독점한다는 문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F-35A 20대 추가 구매는 정 장관 취임 직전, 해군 출신 송영무 장관이 승인했던 안건이다”며 반박했다. 폭로 문건이 스텔스 전투기 증강 사업을 비난한 데 대한 공군 측 반론이다.
 
국방부는 2014년 3월 7조 4000억 원을 투입해 2021년까지 F-35A 40대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20대 추가 도입에 필요한 2조 5000억 원 예산 배정도 곧 추진될 전망이다.
 
아메리카함은 강습상륙함이지만 스텔스 전투기인 F-35B 라이트닝II를 운용한다. 사실상 소형 항모라 불린다. 스텔스 전투기인 F-35B는 수직으로 이륙 또는 착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형 항모보다 작은 함정에서 운용할 수 있다. 한국 해군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 록히드마틴] [사진 록히드 마틴]

아메리카함은 강습상륙함이지만 스텔스 전투기인 F-35B 라이트닝II를 운용한다. 사실상 소형 항모라 불린다. 스텔스 전투기인 F-35B는 수직으로 이륙 또는 착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형 항모보다 작은 함정에서 운용할 수 있다. 한국 해군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 록히드마틴] [사진 록히드 마틴]

 
F-35A 사업에 참여했던 군 관계자는 “당초 60대를 도입하려다 예산이 부족해 우선 40대만 추진했다”며 “20대를 추가 도입해도 사업 규모를 키웠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존 사업과는 당연히 별개 사안”이라며 “스텔스기는 유지ㆍ운용하는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는 반론도 대립한다.

 
이처럼 논란이 커지자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를 부적절한 방법으로 폭로한 문건 작성자를 찾아야 한다”는 날이 선 목소리도 나왔다. 군 안팎에선 ‘오랫동안 무기체계 관련 업무를 했던 전문가’ ‘육군 무기체계 이해가 높은 육군 출신’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일부 현역 장성이 작성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국방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은 “정 장관은 '괴문서' 사건 직후 회의에서 ‘괴문건’ 주장을 반박하는 해명을 꺼내려 했다”며 “그러나 오히려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참모들 조언을 고려해 별다른 작심 발언 없이 대응을 자제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 지휘부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 지휘부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 청와대]

 
“예산철 앞두고 자주 나오던 사건” 
 
김종하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는 “예산철을 앞두고 자주 나오던 사건”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주변에선 그동안 각 군이 서로 유리한 분위기 조성을 위한 ‘전략적’ 문건 유출이 빈번했다. 현재 국방부와 각 군에선 향후 5년 동안 예산을 투입하는 국방중기계획과 연말 확정할 2020년 국방예산 초안 작성에 막바지 작업 중이다. ‘예산철’이 시작됐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정 장관을 비롯한 군 지휘부는 지난 3일 오전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방 관련 주요 사항을 보고했는데 여기엔 ‘2020년 국방예산 편성 방향’도 포함됐다. 같은 날 오후 합참에선 육군에서 도입할 ‘드론’ 600여 대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합참 관계자는 “중대급 부대에서 정찰용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대급이 정찰용 드론을 확보하면 언덕 너머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의 상황을 정확하게 확인하면서 정교한 작전을 벌일 수 있다.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해병대 K-9 진지 포상에 북한군이 쏜 포탄이 떨어져 화염에 휩싸인 가운데, 해병대원이 대응 사격준비를 하고 있다.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해병대 K-9 진지 포상에 북한군이 쏜 포탄이 떨어져 화염에 휩싸인 가운데, 해병대원이 대응 사격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육군 사업 가운데 적절성에 논란인 사업도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케이스가 ‘사거리 연장탄(RAP)’ 사업이다. 기존 K9 자주포 사거리는 40㎞ 수준인데 이를 50㎞ 이상까지 늘리는 사업이다. 여기에 투입될 예산은 1조 500억 원 수준이다. 2020년 개발을 완료한 뒤 2022년부터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육군 입장을 잘 아는 관계자는 “북한군 170㎜ 자주포 사거리는 40㎞를 넘는다”며 “육군 군단 작전책임 지역이 현재 가로 30㎞×세로 70㎞ 범위에서 앞으로 60㎞×120㎞로 3~4배 늘게 돼 역량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정 무기체계가 모든 역할을 다 맡을 수 없다”며 “관성적으로 기존 무기체계 수량을 지키려 한다”는 반론도 있다. 미사일이나 전투기가 맡는 임무와 중첩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6년 육군 20사단 기계화부대 전투장비 기동훈련. 이날 훈련에는 K-2전차,K-21장갑차,K-자주포,K-30복합비호 등 홍 300대가 동원됐다. [중앙포토]

2016년 육군 20사단 기계화부대 전투장비 기동훈련. 이날 훈련에는 K-2전차,K-21장갑차,K-자주포,K-30복합비호 등 홍 300대가 동원됐다. [중앙포토]

 
"과도한 요구 문제 있다"
 
이런 논란이 처음이 아니다. 육군은 2011년 K-2 전차 600여 대 도입을 추진했다. 노후 전차 대체 및 기동전력 강화 필요성을 이유로 들었다. K-2 전차 가격은 대당 80~90억 원 수준으로 100대를 확보하려면 1조 원 정도가 들어간다. 육군이 처음 제시한 600~700대 모두를 구매하려면 최소 6~7조 원이 필요했다. 국방부는 2014년 북한 위협과 전술적 필요성 등 검토를 거쳐 200여 대로 조정했다.
  
그러나 육군은 이듬해 100여 대를 추가로 요구했다. 군 당국은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가 취소하기를 반복했다. 여러 논란 끝에 지난해 50대만 늘리기로 확정됐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취소해야 하지만 반발이 워낙 심해 절충안이 나왔다”고 털어놨다. 한국군은 전차 2500여 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북한군을 압도하는 K1ㆍK2 계열 전차는 1600여 대 정도 된다.
 
육군 내부에서도 논란은 있다. 육군은 지난해 3월 1조 8000억 원을 투입한 ‘탱크 킬러’ 아파치 공격헬기 36대 전력화를 마쳤다. 아파치 1대는 적 전차 16대를 파괴할 수 있다. 아피치 한 대가 전차 10대를 상대한다고 가정하면 현재 육군이 보유한 아파치 36대만으로도 북한 신형 전차 360여 대를 한 번에 파괴할 수 있다. 북한이 보유한 전차 3500여 대 중 대부분은 1980년대 이전에 생산된 구형이다.
 
2017년 11월 29일 새벽 동해안에서 실시된 육해공 미사일 합동정밀타격훈련에서 육군이 북한의 도발 원점을 고려해 지대지미사일 현무-2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국방일보 제공]

2017년 11월 29일 새벽 동해안에서 실시된 육해공 미사일 합동정밀타격훈련에서 육군이 북한의 도발 원점을 고려해 지대지미사일 현무-2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국방일보 제공]

 
이런 이유로 “자군ㆍ병과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합동성을 고려한 효율적인 군사력 건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육군 인사가 작성했다는 문건은 '특정 무기체계를 과도하게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며 스텔스 전투기 도입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히려 스텔스 전투기를 더 많이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당장 북한 위협만 보더라도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은 북한군 벙커와 핵심 시설 등 고정 표적 파괴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실시간으로 위치가 바뀌는 북한군 탄도미사일을 실은 이동발사대(TEL)는 스텔스 전투기가 근접해 마지막까지 이동한 표적를 확인한 뒤 공격해야 완전하게 파괴할 수 있다.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인 J-20(왼쪽)과 러시아의 스텔스 전투기인 Su-57. [사진 유튜브 캡처ㆍ러시아 국방부]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인 J-20(왼쪽)과 러시아의 스텔스 전투기인 Su-57. [사진 유튜브 캡처ㆍ러시아 국방부]

 
"주변국, 공세적 스텔스 경쟁" 
 
문제는 또 있다. 주변국은 이미 스텔스 전투기 경쟁에 돌입했다. 공중전은 전투기 성능이 승패를 결정한다. 특히 5세대 스텔스 전투기는 그 이전 세대 전투기와 성능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미 공군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4세대 전투기는5세대 인 F-35의 존재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격추됐다. F-35의 스텔스 특성 덕분에 4세대 전투기의 레이더로는 탐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는 주변국에 대비해서도 필수다. 중국은 자체 생산한 젠-20 스텔스 전투기를 실전 배치했고, 2030년까지 250대를 확보할 계획이다. 러시아도 스텔스기인 수호이 Su-57 개발을 완료한 뒤 한반도 인근 블라디보스토크에 수십 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스텔스 전투기와 일반 전투기 탐지능력 비교 그래픽

스텔스 전투기와 일반 전투기 탐지능력 비교 그래픽

 
일본은 F-35A 스텔스 전투기 42대를 도입하는 사업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이미 10대를 실전 배치했다. 일본 자위대는 앞으로 스텔스 전투기를 총 147대로 늘릴 예정이다.여기에는 소형 항모로 불리는 이즈모급 대형 수송함에 배치할 수직 이착륙형 스텔스 전투기 F-35B 42대도 포함된다. 
 
이런 점에서 한국군이 F-35 계열 전투기 20대를 추가 도입해 60대를 보유해도 일본의 147대에는 크게 못미친다. 더구나 앞으로 시간이 더 지나면 한국 공군의 기존 4세대 전투기 400여 대는 주변국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 한반도에서 북한 대응용으로 국한될 뿐이다. 
 
결국 주변국에 대비할 최첨단 전투기를 적정 수준 확보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국방개혁실장을 지냈던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잠재적 위협의 공세적 군사력 증강을 볼 때 공군의 F-35 전투기 60대 보유가 과도한 수준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남대 김 교수도 “육군은 여전히 북한의 군사위협만 염두에 두고 전력을 증강한다”며 “앞으로는 잠재적 위협 등 폭넓은 고려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이 지난해 2월 아오모리(靑森) 현 미사와(三澤) 기지에서 열린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 배치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일본이 도입하는 F-35 전투기는 일본 현지 공장에서 기술 지원을 받아 생산됐다. [사진 미사와 교도=연합뉴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이 지난해 2월 아오모리(靑森) 현 미사와(三澤) 기지에서 열린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 배치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일본이 도입하는 F-35 전투기는 일본 현지 공장에서 기술 지원을 받아 생산됐다. [사진 미사와 교도=연합뉴스]

 
"일본은 벌써 다음 세대로 넘어가" 
 
이와 함께 전투기의 성능에서 전투 승패가 나는 공군의 특성으로 볼 때 5세대 전투기에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과 중국 및 러시아가 5세대를 뛰어넘는 6세대 전투기 개발을 추진 중이어서다. 
 
일본은 스텔스 전투기 자체 개발에서 이미 성과를 봤다. 2017년 5세대 전투기 개발 실증기 ‘X-2’를 완성했다. 그런데 일본은 자체 생산은 포기하고 6세대 전투기 개발로 건너뛸 수도 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스텔스 전투기 공동개발이나 기술 이전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소문도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도 2030년대 후반을 목표로 스텔스 기반에 레이저포와 사이버 공격 능력까지 갖춘 6세대 전투기 개발에 나섰다. 
 
AESA 레이더가 공중 및 지상의 다양한 표적을 동시에 탐지 및 추적할 수 있다. 작전상황을 가상으로 구현해봤다. [국방과학연구소 제공]

AESA 레이더가 공중 및 지상의 다양한 표적을 동시에 탐지 및 추적할 수 있다. 작전상황을 가상으로 구현해봤다. [국방과학연구소 제공]

 
한국도 스텔스 전투기 개발을 시작했지만 낙관적이지 않다. 5세대 전투기 본격 개발에 앞서 4.5세대 수준인 한국형차세대전투기(KFX)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개발 초기에 위상배열(AESA) 레이더ㆍ전자전 재머 등 ‘4개 핵심 기술’ 에 대한 미국의 이전을 거부로 어려움도 겪었다. 하지만 한반도 주변국의 전투기 개발 추세를 보면 한국은 더 분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이처럼 첨단 무기 개발 속도는 빠르다. 극복해야 할 기술격차도 크다. 기존 관념과 관성에 갇혀서는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어렵다. 홍 교수는 “전략화 우선순위를 고려한 균형적인 전력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