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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로의 알고리즘 여행] 인간의 학습, 기계의 학습

문병로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

문병로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

인간의 학습은 대조적인 두 가지 스타일이 있다. 보고 배우기와 직접 부딪혀서 배우기다. 보고 배우기의 대표적인 것은 사물 분간하기다. 개를 반복해서 보면서 개라는 것을 알게 된다. 부딪혀서 배우기의 대표적인 것은 일어서기와 걷기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배운다.컴퓨터로 학습하는 것을 기계학습이라 한다. 컴퓨터의 학습이라고 해서 없던 방식의 학습이 새로 생겨난 건 아니다. 바로 인간이 배우는 두가지 스타일을 흉내낸다.
 
보고 배우기를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이라고 한다. 이름이 붙은 이미지를 많이 보여 주면서 다른 이미지들 틈에서 분간하도록 하는 것이 한 예다. 컴퓨터 번역이나 컴퓨터 작곡도 지도학습에 가깝다. 부딪혀보고 배우기를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이라 한다. 게임의 규칙만 알려주고 스스로 게임을 하면서 발전하도록 하는 것이 좋은 예다. 이세돌과 대국한 알파고는 지도학습과 강화학습을 같이 사용하다가 나중에는 지도학습을 빼버렸다. 훈련에서 인간의 기보를 아예 빼고 사흘의 훈련으로 18급에서 11단 수준이 되었다.
 
인간의 일생은 강화학습의 연속이다. 사회성 기르기, 이성 사귀기 등은 부딪혀 보면서 배운다. 창업이나 비즈니스 행위도 강화학습이다. 스포츠도 대부분 부딪히면서 배운다. 고급 수학 문제를 푸는 행위도 강화학습이다. 흔히 이것이 지도학습으로 가능할 거라 착각한다. 정치 행위나 유권자의 선택 행위도 강화 학습적 요소가 더 많다.
 
알고리즘 5/8

알고리즘 5/8

딥러닝이 친숙한 용어가 되었다. 기존의 인공신경망을 깊게 해서 훈련하는 것을 딥러닝이라 하고, 기계학습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기업은 온통 딥러닝 배우기 열풍에 휩싸여 있다. 이러다 보니 딥러닝이 모든 것을 척척 해내는 마법의 도구인 줄 안다. 전혀 그렇지 않다.
 
딥러닝은 대개 사람이 순식간에 판단할 수 있는 일들에 적합하다. 이미지 인식이나 음성 인식이 대표적이다. 그림이나 음성 흉내내기도 한 예다. 기계번역도 최근 인상적인 성취를 이루었는데 이것도 훈련되면 사람이 순식간에 해내는 일이다. 게임의 액션도 그렇다.
 
반면에 절차적 정교함이나 엄격함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는 대개 취약하다. 제한조건에 맞게 순서를 정하는 일, 제한조건에 맞게 집합을 나누는 일과 같은 것은 잘 못 한다. 심지어 아주 쉬운 문제인 최단경로 찾기 같은 것도 잘 못 한다. 입력으로 들어온 수들을 곱하는 작업은 아예 가능하지 않다. 기업의 비즈니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얽히고설킨 복잡한 문제가 딥러닝만으로 단순히 해결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알파고에서도 딥러닝이 중요하지만 다른 탐색 알고리즘의 도움 없이는 가능하지 않았다. 최근 몇몇 주제에서 딥러닝이 이룬 성취는 놀라운 수준이지만 분명한 한계를 가진 기법이다.
 
거품은 도약의 밑거름이 된다. 2000년초 닷컴 버블은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자리를 잡는 데 큰 기여를 했다. 19세기 영국과 미국의 철도 버블은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암컷의 관심을 끌기 위한 수컷들의 과시형질 진화는 생존의 관점에서 보면 불리하고 퇴폐적인 거품 수준까지 이른다. 그 부산물로 공작의 꼬리, 바우어새의 건축술, 마나킨새의 현란하고 아름다운 공연 같은 예술품이 탄생했다. 기업은 대외적으로 적당한 거품 이미지를 필요로 한다. 기계학습도 거품이 필요하다. 다만 지나친 거품은 때 이른 겨울을 부르니 적당히 잘 조절할 일이다.
 
문병로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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