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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년 산삼 맞다"vs"좀 과장된 듯"···거창 천종산삼 수령 논란

6일 경남 거창의 산에서 발견된 산삼. 가장 오래된 것이 110년으로 감정됐다. 흰 것은 종이컵이다. [사진 한국전통심마니협회]

6일 경남 거창의 산에서 발견된 산삼. 가장 오래된 것이 110년으로 감정됐다. 흰 것은 종이컵이다. [사진 한국전통심마니협회]

'요즘 110년 된 삼이 있나. 크기로 보나 잎으로 보나 7~8년 정도 된 것 같다.' 
 
6일 경남 거창군에서 110년 된 산삼을 캤다는 언론보도에 달린 댓글의 일부다. 110년이 '놀랍다'는 반응도 있지만 '믿기 어렵다'는 반응도 상당하다. 자연산 산삼의 나이와 감정평가액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전통심마니협회가 “대구에 사는 건설노동자이자 약초꾼 이모(51)씨가 6일 오전 거창군 일원에서 약초를 캐던 중 천종산삼 5뿌리를 캤다”고 밝히면서다. 협회는 이 산삼 사진 등을 언론에 공개했다. 천종산삼이란 사람 손이 닿지 않는 깊은 산에서 자연 상태로 자란 산삼을 말한다. 재배하는 산양삼보다 약효가 뛰어나다고 알려지면서 고가에 팔린다. 
 
이들 산삼 가운데 2뿌리는 소나무 나이테와 같은 노두(蘆頭, 인삼·도라지·더덕 따위의 뿌리에서 싹이 나오는 꼭지 부분) 길이 8㎝, 뿌리 길이 90㎝ 정도에 성인의 가운뎃손가락 굵기만 하다. 5뿌리의 무게는 75g 정도다. 서상록(49) 협회 감정위원장 등 3인은 “산삼 2뿌리의 노두를 보면 싹대를 올린 생육 기간 80년에 싹대를 올리지 않은 휴면기간 30년을 합쳐 110년가량 됐다”며 5뿌리 전체 감정가를 1억2000만원으로 평가했다. 나머지 3뿌리는 이들의 새끼인 30~50년 된 자삼(子蔘)이다.  
한국산삼감정협회가 발급한 감정서. [사진 한국산삼감정협회]

한국산삼감정협회가 발급한 감정서. [사진 한국산삼감정협회]

 
16년간 심마니 활동을 하고 산삼감정 일을 10년간 했다는 서 감정위원장은 “실제 싹대를 올려 생긴 노두를 80개 정도 관찰할 수 있다”며 “형태나 색상 등이 뛰어나 최근 10년간 발견된 산삼 가운데 Top 3에 들만하다”고 말했다. 산삼의 노두는 보통 1년에 몇 개씩 자라는 도라지·더덕과 달리 1년에 1개 형성된다. 그러나 몸에 상처를 입었을 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싹대가 올라오지 않아 노두가 없는 휴면기가 있다고 서 감정위원장은 설명했다. 
 
약초꾼 이씨의 산삼은 현재 전통심마니협회의 산삼 전용 냉장고에 보관돼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협회는 도난방지를 위해 24시간 산삼을 지키고 있다. 협회 측은 그러나 “심마니들이 산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며 “이씨가 산삼을 발견한 산을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이런 감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있다. 건축 등을 하면서 40여년간 심마니 활동을 한 서모(63·대구 거주)씨는 “문제의 산삼을 실제 보지 않았지만, 산삼 나이를 너무 높이 부르는 듯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산삼은 나무를 의지해 반음지와 반양지에서 자라기 때문에 100년 산삼이 나왔다면 주변 나무 수령도 그 정도는 돼야 한다”며 “(예전에도)100년 삼을 캤다는 곳을 찾아가 보면 실제 40~50년밖에 안 된 나무가 자라는 곳이 많다”고 했다. 그는 “나무와 달리 식물은 한 자리에서 100년을 살기 어렵다”고도 했다. 
 
지난해 11월 전남 화순 모후산에서 발견된 천종산삼.130년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스1]

지난해 11월 전남 화순 모후산에서 발견된 천종산삼.130년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스1]

 
이에 대해 정형범(62) 한국전통심마니협회장은 “실물을 보고 얘기해야 한다. 비방하기 위해 가만히 앉아서 100년 천종산삼이 없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산삼의 나이는 소나무 나이테 같은 노두, 노두의 휴면기간, 뿌리 길이, 몸에 나타나는 주름 등을 보고 감정한다”며 “협회 감정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전남 화순에서 발견된 산삼이 130년(감정가 3억500만원) 됐다는 감정평가가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회사원으로 일하면서 2002년부터 주말마다 약초를 캐러 다니는 차모(60·경남 창원)씨는 “산삼의 나이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논란이 많은 분야”라며 “너무 고가일 경우 실제 거래가 어렵다”고 말했다. 
 
관련 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에 산삼 등 약초를 캐는 전문 심마니는 700~1000명으로 추정된다. 주중 본업을 하고 토·일요일 취미 삼아 약초 등을 캐러 다니는 ‘투잡 심마니’도 2만명쯤 된다고 한다. 국내에는 산삼 관련 감정협회와 개인회사 등이 10여개에 이른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v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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