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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전문가 제프리 루이스 "폼페이오, 멍청한 짓 했다"

 지난 4일 오전 10시 54분 미국의 민간 상업위성 플래닛랩이 포착한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직후 궤적.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소장은 "발사 지점과 로켓 배기가스의 형태와 궤적으로 볼 때 사거리 400~500㎞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며 "최신형 러시아제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같은 것인지는 더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플래닛랩·로이터=연합뉴스]

지난 4일 오전 10시 54분 미국의 민간 상업위성 플래닛랩이 포착한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직후 궤적.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소장은 "발사 지점과 로켓 배기가스의 형태와 궤적으로 볼 때 사거리 400~500㎞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며 "최신형 러시아제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같은 것인지는 더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플래닛랩·로이터=연합뉴스]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버리국제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소장이 6일 “북한이 다음엔 더 사거리가 긴 미사일은 물론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5일 미국 방송들과 인터뷰에서 “중장거리(IRBM), 대륙간 탄도미사일(IRBM)만 아니면 상관없다고 한 것은 멍청한 짓”이라며 “사거리 3000㎞ 이하 미사일 시험은 해도 된다고 허용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다.
 

"중장거리(IRBM) 3000㎞ 이하 허락한 것,
다음엔 사거리 2500㎞ SLBM 발사 가능"
"외형·기동은 러 이스칸데르와 비슷하나,
사드 무력화 능력 보유는 추가 검증 필요"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

루이스 박사는 4일 오전 10시 54분 북한 ‘단거리 발사체’의 발사 직후 배기가스 궤적이 고스란히 담긴 플래닛랩의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란 분석 결과를 처음 제시했던 전문가다. 발사 위치와 두껍고 자욱한 배기가스의 형태, 단 하나의 궤적을 근거로 했다. 그는 중앙일보와 전화통화에서 “하노이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정부 모두 이번 미사일 발사를 군사적 도발 측면보다는 정치적 행위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래는 제프리 루이스와 주요 문답.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발사가 미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우리가 위성사진과 궤적으로 분석한 결과로 북한이 발사한 건 사거리 400~500㎞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다. 이를 두고 미국의 국무장관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은 미 본토에만 위협이 되지 않으면 상관이 없다고 말하는 건 바보 같은 짓(silly thing)이다. 동맹인 한국과 일본에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중요하게는 우리는 한국에 많은 미군을 주둔하고 있다는 점도 도외시했다.”
북한이 4일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왼쪽)와 러시아 이스칸데르 이동식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이 4일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왼쪽)와 러시아 이스칸데르 이동식 단거리 탄도미사일.

한반도 전역이 사거리에 포함되기 충분한가.
“우리가 추산하기엔 450㎞인 미사일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비무장지대(DMZ) 가까이에서 발사하느냐에 달렸다. 원산~부산 거리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부산도 공격 가능한 사거리에 포함될 수 있다. 탄도미사일 사거리가 길든 짧든 상관없이 상당히 심각한 전력(serious capability)이며, 우리가 이 위협을 경시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 한미 당국은 ‘발사체’로 결론을 유보하고 있다고 보나.
“내가 이해하기로는 김정은 위원장은 핵실험과 더불어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기로 약속했다. 이것들이 미사일 모라토리엄 위반에 해당한다. 하지만 사실상 지금까지 북한은 522일 동안 어떤 탄도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한미가 김 위원장의 약속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건 협상을 다시 재개하기를 원한다는 신호를 주는 것 같다.”
위성사진의 독특한 궤적으로 볼 때 한국에 배치된 사드(THAAD) 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성능을 가진 신형 미사일이 아닌가.
“하나의 데이터만 갖고 단정짓기 어렵다. 그것이 러시아제 이스칸데르 미사일이라면 확실히 크루즈 정밀 유도 성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드를 무력화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상 미사일의 외형이나 기동하는 움직임이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비슷하긴 하지만 실제 이스칸데르와 같은 신형 미사일인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보통 형태를 따라 만들기는 쉽지만 기동까지 그렇게 하긴 어렵다.”
미사일 발사라면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에 해당하지 않나.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어떤 시험도 금지한 유엔 제재 결의안은 분명히 위반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합의도 위반한 것일 수 있다. 한국 정부가 9ㆍ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성명을 발표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유엔 결의안을 위반한 것이지만 안보리가 추가 제재 논의에 착수하느냐는 언제나 그렇듯 정치적 문제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미국 정부가 안보리 추가 제재보다는 오히려 북한을 변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 않나.”
김 위원장이 계속 미사일 도발 수위를 높일 가능성은.
“폼페이오 장관이 중장거리 미사일만 아니면 상관없다는 건 사거리 3000㎞ 이하 무엇을 발사하더라도 괜찮다고 한 것이다. 북한은 언제든 이번보다 좀 더 긴 사거리의 미사일을 쏘고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쏠 수도 있다. SLBM은 사거리가 다양하지만 대략 2000~2500㎞이기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이 허용한 대상에 포함된다.”
SLBM을 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 아닌가.
“맞다. 그러나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 역시 인내심을 시험하는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는 올해 말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지만, 이미 우리는 서해 위성종합발사장을 재건하고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재개하는 모습을 봤다. 그에게는 이제 ICBM 시험만 남은 것이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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