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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밤 풍경, 삼각대 쓰면 더 잘나오는 이유

기자
주기중 사진 주기중
[더,오래] 주기중의 오빠네 사진관(2)

'찍는 건 니 맘, 보는 건 내 맘' 이라지만 사진은 찍는 이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흥미로운 매체다. 중앙일보 기자로 필드를 누볐던 필자가 일반적인 사진의 속살은 물론 사진 잘 찍는 법, 촬영 현장 에피소드 등 삶 속의 사진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

 
[사진 주기중]

[사진 주기중]

 
왔노라, 보았노라, 찍었노라!
해외여행 패턴을 이렇게 세 마디로 요약합니다. 소위 ‘깃발 여행’을 가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게 됩니다. 숨 가쁠 정도로 바삐 움직입니다. 유명 관광지에 가면 줄을 서서 기념사진을 찍는 촌극이 벌어집니다.
 
얼마 전 한 지인이 ‘프로’는 패키지여행을 가면 어떤 사진을 찍느냐고 묻습니다. 진정한 프로라면 사진을 위한 여행과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즐기는 여행을 분리하는 것이 맞겠지요. 하지만 어디 그런가요. ‘신발 신고 가려운 발 긁는’ 아쉬움이 있지만 ‘사진쟁이’ 본능은 언제 어디서나 꿈틀대기 마련입니다.
 
패키지여행은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행지의 인상이나 느낌을 사진으로 담는 여유를 찾기 어렵습니다. 욕심을 내다보면 혼자 ‘낙오’ 돼 같이 간 일행들에게 민폐를 끼칠 수 있습니다.
 
프로 사진가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사진만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훈련이 잘돼 있습니다. 늘 실탄이 장전된 카메라를 준비하고 다닙니다. 일단 머릿속에 사전시각화가 되면 빠른 시간에 아주 많은 것을 찍을 수 있습니다.
 
[사진 주기중]

[사진 주기중]

 
사진가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는 이미 작업 중인 폴더가 주제별로 분류돼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개 어디를 가건, 뭘 보건, 뭘 찍든 간에 늘 작업 중인 폴더를 염두에 두고 전략적으로 움직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또 하나의 폴더를 만들고 채웁니다.
 
패키지여행도 예외가 아닙니다. 출발 전에 해당 국가와 도시에 대한 사전 조사를 많이 하고 계획을 세웁니다. 많이 알수록 더 많은 것이 보입니다. 관광 사진, 즉 여행지에 대한 단순한 기록이나 기념사진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습니다. 휴대폰으로 해결합니다. 미리 계획한 사진을 찍거나, 여행지에서 문득문득 이는 나만의 느낌이나 인상에 충실합니다. 빠르게 움직이며 선택과 집중을 합니다.
 
지난해 가족과 함께 북유럽 패키지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4개국입니다. 피오르와 호수, 빙하 등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자랑하는 나라입니다. 그렇지만 내 눈에 콕 박히며 다가온 것은 레고 블록 같은 집, 특히 삼각형 지붕과 사각형 창문이었습니다. 북유럽 사람들은 창문을 참 아기자기하게 장식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마다 창가에는 어김없이 꽃이나 스탠드가 있었습니다.
 
“아! 이거다.” 싶었습니다. ‘한 놈만 팬다.’ 는 전략으로 창문에만 집중했습니다. 마침 내 컴퓨터에도 그동안 작업해 오던 ‘Window’라는 폴더가 있었습니다. 어느 곳을 가건 틈만 나면 남의 집 창문을 기웃거리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여행을 다녀오니 카메라 메모리에는 북유럽에서 찍은 각양각색의 창문 사진이 담겨 있었습니다. 덕분에 ‘Window’ 폴더가 풍성해졌습니다.
 
[사진 주기중]

[사진 주기중]

 
글과 함께 실은 사진은 노르웨이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찍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집사람이랑 산책 삼아 동네 한 바퀴를 돌았습니다. 가로등 하나 없는 어두운 골목길이었습니다. 해가 지고 파란 밤이 내려옵니다. 창가의 스탠드가 은은하게 불을 밝히며, 적막한 시골 마을에온기를 불어넣습니다. 파란색 배경, 노란색 불빛, 빨간색 간판이 어우러져 그 색감이 우리의 ‘청사초롱’을 연상하게 합니다.
 
문득 집마다 켜놓은 스탠드가 가로등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깜깜한 밤길을 밝혀주는 배려의 미덕, 지금은 보기 어렵지만 대문에 걸어 놓은 청사초롱 빛처럼 말입니다.
 
사진 노트
밤 사진 잘 찍는 법
[사진 주기중]

[사진 주기중]

 
밤은 어둡습니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빛이 부족합니다. 빛을 받는 노출 시간을 길게 해야 하므로 자칫 흔들리기 쉽습니다. 카메라에는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ISO를 설정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ISO는 이미지 센서(필름)가 빛에 반응하는 정도를 수치화한 것입니다.
 
ISO가 높을수록 어두운 곳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맑은 날에는 ISO 100~200, 흐린 날에는 ISO 400~800, 밤 풍경이나 실내에서는 ISO 1600-3200 정도로 하면 삼각대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습니다. ISO 수치는 낮을수록 사진의 입자가 곱고, 선명하지만 높을수록 입자가 굵고, 거칠어집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삼각대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휴대폰 카메라는 ISO를 밝기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해 줍니다. 일반 카메라에도 자동 기능이 있지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흔들림을 막기 위해 ISO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하기 때문입니다.
 
사진의 적정노출은 조리개(렌즈 구멍), 셔터 타임(사진이 찍히는 시간), ISO(감광도)의 함수관계로 결정됩니다. 초보자는 자동기능을 선호하지만 표현의 한계가 있습니다. 요즘은 자동도 기능이 많아져 어렵고 복잡합니다. 수동으로 노출을 맞추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수동이 손에 익으면 자동보다 훨씬 더 편하고 빠릅니다. 또 다른 사진의 세계가 열립니다.
 
주기중 아주특별한사진교실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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