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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이 철학 다른 디지털·기계식 시계, 둘 다 만드는 이유

몽블랑 시계 총괄 디렉터 데이비드 세나토. 이탈리아 남자인 그는 40여 개 보타이를 가진 멋쟁이다. [사진 몽블랑]

몽블랑 시계 총괄 디렉터 데이비드 세나토. 이탈리아 남자인 그는 40여 개 보타이를 가진 멋쟁이다. [사진 몽블랑]

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남자들에게는 몇 가지 로망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몽블랑 산의 눈 덮인 여섯 봉우리를 상장하는 하얀 별 모양 심볼의 ‘몽블랑’ 만년필과 명함지갑을 소유하는 것이다. 최근 몽블랑은 여기에 시계를 하나 더 추가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1997년부터 시작된 몽블랑 시계 부문은 스위스 주라 지방의 르로클과 빌르레 매뉴팩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 중 빌르레는 1908년 최초로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를 제작한 전설적인 매뉴팩처 ‘미네르바’의 새 이름으로 2007년 몽블랑이 인수했다.  
지난달 25일 몽블랑 시계 부문의 데이비드 세라토 총괄 디렉터가 한국을 방문했다. 이탈리아인인 그는 파네라이, 롤렉스 등 명품 시계 브랜드에서 근무했고 2015년 몽블랑에 합류해 마케팅·디자인·제품개발 등을 총괄하고 있다. 올해의 신제품을 한국의 VIP들에게 소개하는 자리에서 그를 만나봤다.
 
-오랜 시간 시계 하나에만 집중해온 명가들에 비해 몽블랑의 역사는 너무 짧다. ‘후발주자’라는 수식어가 늘 붙을 텐데 어떻게 차별화하고 있나.    
“몽블랑은 굉장히 독창적인 프로필을 갖춘 브랜드다. 시계 제작 진출은 불과 22년 전 시작됐지만, 161년의 역사를 축적한 미네르바 매뉴팩처를 인수하면서 고급 시계 기술 노하우와 장인정신을 갖췄다. 미네르바의 위대한 기술적 유산과 몽블랑의 독창적 디자인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후발주자라기보다 트렌드세터라고 보는 게 맞다. 예를 들어 지금은 여러 브랜드에서 그린 컬러를 활용하고 있지만 몽블랑은 이미 2년6개월 전에 그린 컬러의 시계 다이얼을 출시했다.”  
 
몽블랑 '1858 지오스피어'. 카키 그린 다이얼과 나토 스트랩이 특징인 이 시계는 자연을 사랑하는 탐험가의 시계로 기획됐다. 12시와 6시 방향에 북·남반구를 형상화한 2개의 반구가 각각 회전하며 전 세계 주요 타임 존을 한눈에 가늠할 수 있도록 한 월드타임 기능이 있다. [사진 몽블랑]

몽블랑 '1858 지오스피어'. 카키 그린 다이얼과 나토 스트랩이 특징인 이 시계는 자연을 사랑하는 탐험가의 시계로 기획됐다. 12시와 6시 방향에 북·남반구를 형상화한 2개의 반구가 각각 회전하며 전 세계 주요 타임 존을 한눈에 가늠할 수 있도록 한 월드타임 기능이 있다. [사진 몽블랑]

-젊은층을 공략하는 ‘엔트리 명품 시계’ 정책은 현명하면서도 저렴한 시계 브랜드라는 선입견도 들게 한다.  
“모든 제품 라인에서 접근하기 쉬운 모델을 생산하고 있지만, 브랜드 전략 자체를 엔트리 레벨의 시계에 맞추고 있진 않다. 더 자세히 설명하면 몽블랑 시계는 5000유로 이하, 5000~2만5000유로, 2만5000유로 이상 3개 등급으로 구성돼 있다. 기술적 콘텐트가 강하고, 디자인 경쟁력이 있으면서, 접근하기 쉬운 가격을 가진 ‘엔트리 명품 시계’로 새로운 고객을 유입하고 그들이 더 세련되고 복합적인 고급 시계의 가치를 알고 추구할 수 있도록 단계를 둔 것이다.”
 
-발 빠르게 디지털시계를 제작했다. 하지만 디지털시계는 기계식 시계의 위상을 무너뜨린 주범이다. 한 브랜드에서 이 둘을 공존시키는 이유는.  
“디지털시계는 손목에 착용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일종의 전자제품으로 만드는 방법도 사용자의 철학도 기계식 시계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우린 구글과의 계약 체결을 통해 디지털시계 시장에 일찍 진입해 좋은 입지를 선점했다. 이는 기술 지향적인 젊은 고객들을 유입해 몽블랑을 알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된다. 일단 알아야 즐길 수 있지 않나.”
 
-‘랩테스트 500’ 시스템이 인상적이다.  
“자체적인 종합 테스트 단계다. 우리는 두 개의 매뉴팩처를 갖고 있는데 빌르레에선 핸드메이드로 제작되는 모든 하이엔드 무브먼트와 다른 무브먼트 일부를 제작한다. 르로클에선 모든 시계를 조립하고 500시간의 랩테스트를 진행한다. 3주 동안 일상의 다양한 조건에서 마모, 정밀도, 충격 저항력, 방수 등을 점검해 최고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20세기 초 제작됐던 포켓 위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타레거시 풀 캘린더’. 작은 빨강 초승달이 다이얼 안쪽 원에 쓰인 31개의 숫자를 따라 돌며 날짜를 알려준다. 요일과 월은 다이얼 위쪽의 창에 표시되고, 6시 방향에는 문페이즈 창이 있다. [사진 몽블랑]

20세기 초 제작됐던 포켓 위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타레거시 풀 캘린더’. 작은 빨강 초승달이 다이얼 안쪽 원에 쓰인 31개의 숫자를 따라 돌며 날짜를 알려준다. 요일과 월은 다이얼 위쪽의 창에 표시되고, 6시 방향에는 문페이즈 창이 있다. [사진 몽블랑]

-몽블랑에 합류한 후 처음 기획한 ‘스타 레거시’는 어떤 시계인가.  
“미네르바의 유산 중 20세기 초 제작됐던 포켓 워치에서 영감을 받아 그 시절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둥근 조약돌 모양의 케이스, 양파 모양의 크라운, 기요셰(작은 주름 무늬) 패턴 등이 대표적이다.”
 
-여성 시계가 적다. 그래서 몽블랑은 남성적인 시계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2014년 출시한 여성 라인 ‘보헴’은 이미 큰 성공을 거뒀고, 올해는 스타 레거시 라인에 차별화된 디자인의 여성 라인을 추가했다. 우아하고 여성적인 느낌의 시계를 더 개발할 여지는 있지만, 요즘은 남성·여성용을 크게 구별하진 않는다. 스포츠 시계나 복잡한 상위 기능의 모델을 구입하는 여성이 많아졌고, 이들이 이런 종류의 시계를 구입하는 이유는 남성과 같다. 남성적이고 강한 에너지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멋쟁이다. 늘 보타이(나비 넥타이)를 맨다고 하던데.  
“평범한 넥타이가 지겨워서 보타이를 한 번 맨 후부터는 나의 시그니처가 됐다. 사실 보타이는 생긴 모습, 매는 방법, 착용감을 조정할 때 하는 일련의 동작 등이 장인정신을 떠올리게 하는 매력이 있다.”
 
-이탈리아 남자들이 옷을 잘 입는 이유가 있나.
“아름다운 미술·건축·디자인 등을 보며 자라면서 생활의 일부로 감각을 훈련받은 것 같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선 어릴 때부터 자신에게 맞는 컬러가 뭔지 스스로 고민하며 터득한다. 남자의 옷과 시계 등의 액세서리는 그 사람의 취향과 감각을 가장 잘 드러내는 도구다. 때문에 젊어서부터 자신만의 세계를 정확히 알고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글=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몽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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