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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도발로 美 뺨 때린 北…폼페이오 "그 돈, 주민에게 써야"

 4일 북한이 감행한 군사도발에 대해 미국이 신중한 분위기 속에 협상 유지 기조를 이어갔지만, 대북 식량지원에 대해선 부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5일 "제재 하에서도 북한은 식량을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5일 "제재 하에서도 북한은 식량을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5일(현지시간) ABC 방송 인터뷰에서 ‘대북 인도 지원을 위해 제재 해제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지난 금요일 밤(한국시간 4일 오전)과 같은 일들을 볼 때 마다 그 돈이 김정은 위원장의 주민들을 돌보는데 갈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답했다. 이어 “제재 하에서도 북한은 식량을 구입할 수 있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무기 개발·실험에 쓸 돈으로 열악한 상황에 놓인 주민들을 위해 식량을 사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열악한 식량 사정을 지적한 유엔 보고서를 먼저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절반 가량의 북한 주민들이 심각한 영양실조 위기에 놓여 있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북한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2일 대북 인도지원 여부에 대해 묻는 중앙일보의 e메일 질의에 국무부 대변인실이 내놓은 공식 입장과 같은 맥락이다. 국무부 측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할 돈을 주민에게 돌리면 유엔이 2018년에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해 요청한 1억1100만 달러를 충분히 충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행동 없이 식량을 지원하는 것에 줄곧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반면 한국 정부는 국제기구 또는 정부를 통한 식량지원으로 대화의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 여기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필요성을 담은 유엔 농업식량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의 보고서가 나오면서 식량 지원에 대해 미국이 공개적으로 반대하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상황이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에 부정적 입장을 내고 싶어도 국제 사회 분위기 때문에 못하고 있었는데 4일 북한의 군사도발은 울고 싶은데 뺨 때려 준 격이 됐다”며 "한국 정부 입장에선 대규모 식량지원 이야기를 꺼내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인도적 지원을 하더라도 식량보다는 백신 등 의료분야 지원을 선호했다고 한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박사는 “쌀과 같은 곡물은 북한 내에서 현금처럼 쓰일 수 있고, 대규모 식량지원이 이뤄지면 북한 정부는 곡물수입에 쓸 돈을 아끼게 된다”며 “그렇잖아도 제재 효과가 떨어질 것을 걱정해 온 미국이 북한의 군사도발 이후 추가제재 없이 식량까지 지원되는 상황은 더더욱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오는 9일과 10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방한을 계기로 개최되는 한ㆍ미 워킹그룹에서 식량지원이 논의되더라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비건 대표의 방한을 앞두고 한·러 북핵차석 대표 협의도 모스크바에서 개최된다. 정연두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이 7일 방러해 올렉 부르미스트로프 러시아 외교부 북핵담당 특임대사와 면담할 계획이다. 외교부는 "북·러 정상회담 평가와 이후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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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