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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 아빠의 놀이법 "놀이는 양보다 질, 할리우드 액션은 필수"

1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학생 더불어 큰 숲 놀이 대축제'에서 어린이들이 아빠와 함께 비누방울 놀이를 하고 있다. [뉴스1]

1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학생 더불어 큰 숲 놀이 대축제'에서 어린이들이 아빠와 함께 비누방울 놀이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제 영유아 양육 부담은 엄마가 70%, 아빠가 30% 분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밥 먹이고 옷 입히기'는 아빠 비중이 12.4%에 불과할 정도다. 그런데 '자녀와의 놀이'는 아빠 비중이 37.4%로 조금 높다. '밥은 못해도 놀아주는 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아빠들이 적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어른들은 몰라요②]

 TV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나오는 연예인 아빠들처럼 자녀와 잘 노는 아빠가 되고 싶은 남성이 많다. 하지만 어떻게 놀지 모르면 아빠도 아이도 재미없는 놀이가 되기 쉽다. 네이버 카페 '아빠학교'를 운영하며 아빠 놀이를 23년째 전파하고 있는 권오진 아빠학교 교장에게 놀이 비결을 들어봤다.
 
'골목길' 사라지면서 놀이가 부모 역할 됐다
 
많은 아빠가 놀이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당연한 일이다. 지금의 아빠들이 어린 시절엔 아빠와 놀지 않았다. '골목길'로 대표되는 공간에서 친구들과 온종일 놀았다. 근데 지금은 그런 공간도, 친구도 없다. 골목길이 사라지면서 놀이의 짐이 부모에게 온 셈이다. 아빠놀이를 경험해본 적 없는 아빠들이 놀이를 어려워할 수밖에.
 
최근 들어서 '아빠놀이'에 대한 관심 높아졌다. 엄마의 놀이와 어떤 차이가 있나.
저출산이 심각해지면서 남성 육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사실 3살까지는 아빠·엄마 놀이에 별 차이가 없다. 힘이 세지고 말이 많아지기 시작하는 '미운 4살'부터는 특히 아들의 경우 엄마들이 힘에 부친다. 신체를 많이 사용하는 아빠놀이가 필요해지는 때다.
 
아빠놀이의 효과는 뭔가.
놀이를 통해 인성과 창의성을 기를 수 있다. 집에서 제일 힘이 센 아빠가 나와 즐겁게 논다는 느낌을 받을 때 아이의 자존감이 길러진다. 놀이의 규칙을 파악하는 6~7살이 되면 스스로 창의적인 놀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 언어능력, 도전 정신 등도 놀이에 들어있다.
네이버 카페 '아빠학교'를 운영하는 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1996년부터 아빠놀이를 전파하며 10여권의 책을 쓰기도 했다. 남윤서 기자

네이버 카페 '아빠학교'를 운영하는 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1996년부터 아빠놀이를 전파하며 10여권의 책을 쓰기도 했다. 남윤서 기자

 
페어플레이 하되 '티 안나게' 져주기
 
아이가 놀자고 하면 뭐부터 해야 하나.
아이가 하고 싶은 걸 하라. 4절 크기의 큰 도화지에 '아빠와 하고 싶은 놀이'를 아이에게 써보라고 하자. TV에서 보거나 친구에게 들은 놀이, 생각나는 대로 틈틈이 추가할 수 있다. 아이가 심심해하면 여기에 적힌 놀이 중 하나를 한다. 한번 하면 동그라미를 치고, 여러 번 반복해도 상관없다. 아이가 좀 더 크면 '아빠와 가보고 싶은 곳'을 적게 해서 같은 방식으로 여행하는 것도 좋다.
 
 권 교장은 아빠놀이의 3·6·9 법칙이 있다고 주장한다. 3살부터는 신체 놀이를, 6살부터는 도구 놀이를 위주로 하고 9살부터는 여행 등 자연으로 나가는 기회를 많이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퇴근하면 몸도 피곤하고 시간도 많지 않은데 어떻게 놀아줘야 하나.
놀이는 양이 아니라 질이다. 영혼 없이 한두 시간 놀아주는 것보다 1분을 놀더라도 아이가 '빵 터지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핵심은 효과음과 할리우드 액션이다. 손바닥 씨름을 한다면 손을 밀면서 '영차, 영차' '이얍' 등 아빠의 우렁찬 목소리로 효과음을 넣어줘야 한다. 또 쓰러질 때는 '아이고 죽겠다' 하면서 리얼하게 넘어지자.
 
승패가 있는 놀이는 매번 져줘야 하나.
티가 나지 않게 져줘야 한다. 똑같은 조건에서 달리기를 하는데도 아빠가 지는 것은 너무 티가 난다. 10미터 뒤에서 뛴다거나 한 발로 뛴다거나 아이에게 어드밴티지를 주고 페어플레이를 하되 아슬아슬하게 져주자.
 
아이가 규칙을 자꾸 틀리면 어떻게 하나.
놀이의 주도권을 아빠가 갖는 건 '가짜 놀이'다. 예를 들어 블록을 맞춘다면 아이가 순서를 틀린다고 해도 틀리도록 놔둬야 한다. 주도권은 아이에게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나중에 스스로 실수를 깨닫게 된다. 놀이를 통해 실수와 실패를 자주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3살부터 대학까지 아빠와 노는 법
 
 권 교장은 대학 졸업 후 직장인이 된 딸과 대학생 아들을 두고 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대학 4학년까지도 아빠놀이를 했다”며 “아이들이 취업부터 이성 친구 고민까지 아빠와 나눴다”고 말했다.
 
사춘기만 돼도 부모와 담을 쌓는데, 대학생 되도록 아이와 어떻게 놀았나.
예를 들면 '서점놀이'가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3 때까지 매달 아빠와 같이 대형 서점에 갔다. 대학 때는 분기에 한 번 정도 갔다. 5만원씩 주고 책을 마음껏 고르도록 했다. 한 시간쯤여러 책을 구경하고 책을 산 다음에는 외식도 한다. '원격인증놀이'도 있다. 영화나 연극, 전시회를 보고 싶으면 티켓 영수증 인증샷을 찍어 보내면 아빠가 돈을 준다. 문화 활동은 용돈과 별개로 아빠가 100% 쏘겠다는 것이다. 저녁에 돈을 주면서 "영화 어땠어"라고 물으면 아이가 신나서 10여분을 떠든다. 책이나 영화를 통해 아이와 대화할 시간을 계속 만들어낼 수 있다.
 
아빠학교 교장이 추천하는 놀이
수박볼링

수박볼링

 수박볼링
 -대상: 3~5세
 -놀이법: 페트병을 세워놓고 수박을 볼링공처럼 굴린다. 페트병이 넘어질때 "스트라이크"를 크게 외쳐준다.
 
퇴근 숨바꼭질

퇴근 숨바꼭질

퇴근 숨바꼭질
 -대상: 5~10세
 -놀이법: 퇴근하며 집에 도착하기 10분 전, 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숨바꼭질을 할테니 숨으라고 알린다. 현관문을 열며 "아빠 왔다"를 크게 외치고 찾기 시작한다. 매일 해도 재미있는 놀이.
 
나 잡아봐라

나 잡아봐라

 나 잡아봐라
 -대상: 5~10세
 -놀이법: 거실이나 방에 둥근 원을 그린다. 가위바위보로 술래를 정한 뒤 술래는 스카프로 눈을 가리고 손을 더듬어 찾는다. 아빠가 열심히 잡는 척을 할수록 아이가 즐거워한다.
 
풍선 야구

풍선 야구

풍선 야구
 -대상: 5~10세
 -놀이법: 페트병으로 풍선 공을 치는 야구다. 거리에 따라 안타, 홈런을 크게 외쳐준다. 나이에 따라 풍선의 크기를 조절한다.
 
박스 기차놀이

박스 기차놀이

박스 기차놀이
 -대상: 5~10세
 -놀이법: 아빠와 아이가 박스 안에 들어간다. 아이가 앞에, 아빠는 뒤에서 따라가며 기차가 가듯이 전진하면서 동요를 함께 부른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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