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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대기층 사는데 층간소음 피해? 세종 아파트 의문의 칼부림

층간소음 이미지. [중앙포토]

층간소음 이미지. [중앙포토]

 
“그 라인은 층간소음 민원이 없었는데….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5일 오후 세종시 고운동의 한 아파트. 전날 이 아파트 15층에 살던 A씨(47)가 아래층에 사는 B씨(46)를 찾아가 흉기로 수차례 찌른 사건에 대해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아래층에서 층간소음을 호소하는 일은 봤어도 이번 사건 같은 경우는 흔치 않다”고 말했다. A씨가 관리사무소에 연락해 층간소음 문제를 거론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세종경찰서 등에 따르면 A씨는 4일 오후 10시 27분쯤 B씨를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혔다. A씨 집은 사고가 난 아파트 꼭대기 층이다. 경찰은 A씨가 이날 14층 계단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B씨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찌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웃 주민 발견 당시 B씨는 12층 복도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15층 집에 있던 A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팔과 복부 등을 심하게 다친 B씨는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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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경찰에서 층간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평소 B씨가 문을 크게 닫는 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항의했는데 ‘층간소음이 났다고 주장하는 시간에 나는 자고 있었다’고 반박한 적이 있어 화가 나 있었던 상태"라며 “이날 또 크게 문 닫는 소리가 들려 계단에서 B씨를 기다리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사건 당시 B씨는 친구들과 어울려 집에 들어온 뒤 잠시 편의점에 갔다가 돌아오던 길이었다. 
    
5일 사건 현장을 찾은 피해자 B씨 가족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다른 지역에 사는 B씨는 1년 5개월 전부터 회사 동료 한 명과 세종시로 올 때만 이 집에 머물렀다고 한다. B씨 친동생은 “이 집은 일반 가정집이 아니라 회사에서 제공해 준 사택으로, 형은 일주일에 2~3번 정도밖에 이용하지 않는다”며 “현관문 여닫는 소리 외에 집안 내부에 소음을 일으킬 만한 공구나 작업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집은 79.2㎡ 규모로 임시 거처로 보였다. 침실에는 전기장판과 이불이 있었고, TV 대신 컴퓨터용 모니터가 간이 탁자에 놓여 있었다. B씨 동생은 “현관문을 여닫을 때 나는 소리의 경우 어쩔 수 없는 문제인데, A씨가 형에게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B씨와 함께 집을 사용하는 회사 동료는 “A씨와 한 번도 얼굴을 마주친 적이 없다”며 “A씨가 B씨와 층간소음으로 다투었는지는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지난 4일 세종시 고운동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15층에 살던 40대 남성이 아래층에 살던 주민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 세종소방본부]

지난 4일 세종시 고운동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15층에 살던 40대 남성이 아래층에 살던 주민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 세종소방본부]

경찰은 A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입건해 범행동기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다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하고 있지만, 일방적인 주장이기 때문에 B씨의 진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통상 층간소음의 피해자는 아래층에 사는 사람인데, 위층의 A씨가 층간소음 때문에 아래층에 사는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에 대해 추가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 거주 인구가 많아지면서 층간소음으로 인한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충북 청주시 청원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40대 남성은 층간소음으로 이웃과 갈등을 겪다 천장에 보복 스피커를 달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지난 2월 전북 전주시의 한 아파트에서는 위층에서 개가 짖어 시끄럽다는 이유로 주민과 다투던 중 흉기를 들고나온 아래층 10대가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층간 소음 민원도 증가 추세다. 한국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통계에 따르면 2012년 8795건이던 층간소음 민원은 2013년 1만8524건, 2014년 2만641건, 2015년 1만9278건, 2016년 1만9495건, 2017년 2만2849건, 지난해 2만8231건으로 늘었다.
 
층간 소음 이미지. [중앙포토]

층간 소음 이미지. [중앙포토]

 
오윤성 순천향대 교수(경찰행정학과)는 “층간소음은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정도가 달라 한 기관이나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이 나서 갈등을 중재하는 게 쉽지 않다”며 “지방자치단체가 관련 조례를 마련해 단지별 분쟁조정위원회를 활성화하거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등을 활용해 갈등을 조정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신진호 기자,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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