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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사지휘권 갈등, 문무일 사퇴로 풀 문제인가

정부 공직자의 진퇴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공직자가 그만두는 것으론 사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문제를 더 곪게 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공직사회가 한 단계 진화하려면 사퇴 문제에 대한 태도를 재고해야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던 문무일 검찰총장이 그제(4일) 해외순방 일정을 단축하고 귀국했다. 귀국 후 문 총장은 “검찰의 업무수행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기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거취에 관해선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수사 관행과 권한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맞도록 재조정돼야 한다”며 ‘조직이기주의’까지 거론했다. 법무부·검찰 사이의 긴장감은 문 총장 귀국으로 더 고조되는 분위기다.
 
극단적으로만 상황을 보는 건 생산적인 논의를 막을 가능성이 크다. 공적인 토론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직 간에 감정만 오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볼 수밖에 없다. 수사권 조정에 맞서 문 총장이 사표를 내는 것은 온당한 해결책이 아니다. 그동안 여러 검찰총장이 사표를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했다. 2011년 7월 당시 김준규 총장이 국회에서 가결된 수사권 조정안에 반발해 사퇴하기도 했다. 그렇게 총장 사퇴로 달라진 것은 없었다. 문 총장의 입장 발표를 ‘항명’으로 보는 시각 역시 옳지 않다. 검찰 조직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우려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보면 되는 일이다.
 
수사권 조정 법안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상태다. 지난해 6월 정부 차원의 수사권 조정 합의문이 발표된 뒤 이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게 됐다. 본회의 처리까지 180~330일 걸린다는 점에서 법안을 검토할 시간도 확보돼 있다. 수사권 조정 법안대로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줄 경우 경찰권이 지나치게 비대해질 수 있다는 지적에 일리가 있다. 수사지휘권 폐지에 따른 부작용과 보완 방안을 보다 면밀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다.
 
검찰과 경찰 모두 상대 조직을 향한 불신이나 비난만 늘어놓지 말고, 차분한 자세로 사실과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국회는 어떻게 하면 ‘범죄 처벌’과 ‘인권 보호’라는 두 개의 가치를 조화시킬 수 있을지 진지한 토론을 벌여야 한다. 자기 조직만 중요하다며 앙앙불락하는 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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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