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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결의 위배 '北 탄도미사일', 요격 힘든 저고도 '이스칸데르'

북한이 4일 강원 원산 인근의 호도반도에서 실시한 단거리 발사체 발사실험 장면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장에서 지켜봤다고 북한 관영 매체들이 5일 전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김 위원장이) 4일 동해 해상에서 진행된 전연(전방) 및 동부전선 방어 부대들의 화력 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무기 발사현장 방문은 지난달 17일 국방과학원이 개발한 전술 유도무기 발사 현장 참관 이후 17일 만이다. 
북한이 4일 오전 강원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과 300밀리 방사포 등을 동원한 사격 훈련을 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4일 오전 강원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과 300밀리 방사포 등을 동원한 사격 훈련을 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김 위원장은 지난 2017년 11월 29일 장거리탄도미사일인 화성-15형 미사일 발사장을 현장에서 지켜본 뒤 한국, 미국과 협상을 진행하며 미사일 관련 공개활동을 중단했다. 그러다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정비 기간을 거쳐 미사일 발사장을 찾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중단한 걸 자신의 '치적'으로 삼고 있으나, 북한이 18개월만에 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개했다. 

 
북한이 4일 오전 강원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과 300밀리 방사포 등을 동원한 사격 훈련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4일 오전 강원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과 300밀리 방사포 등을 동원한 사격 훈련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특히 이날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 중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이 포함돼 있어 주목된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이 5일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를 이용해 지난해 2월 열병식에서 공개했던 전술지대지 미사일을 발사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대량살상무기(WMD) 센터장은 “북한이 러시아에서 개발한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들여다 개량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발사 장면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4일 오전 강원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과 300밀리 방사포 등을 동원한 사격 훈련을 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4일 오전 강원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과 300밀리 방사포 등을 동원한 사격 훈련을 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그러면서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와 패트리엇 미사일을 무력화하기 위해 저고도로 비행하는 특성이 있다”며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유도장치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미국 미사일의 요격을 피하기 위해 일반 탄도미사일보다 낮은 50㎞ 정도로 저고도로 비행하다 목표지점 근처에서 상승한 뒤 급강하하는 저고도 비행(편심탄도ㆍEccentric Ballistic) 방식의 이스칸데르를(SS-26) 미사일을 1990년대 후반 개발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250~500㎞의 사거리를 가진 SS-26을 러시아에서 들여다 개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4일 오전 강원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과 300밀리 방사포 등을 동원한 사격 훈련을 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4일 오전 강원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과 300밀리 방사포 등을 동원한 사격 훈련을 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탄도미사일의 일종인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를 공개함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어떤 대응을 할지 주목된다. 유엔안보리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적용한 어떠한 발사실험도 금지하고 있다. 북한이 화성-15형 등 장거리 미사일을 쏜 뒤 대북제재를 강화했던 근거이기도 하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방점을 두고 있는 정부는 신중한 분위기다. 4일 북한의 발사 직후 정부가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했다 “단거리 발사체”로 수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 당국자는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북한이 사진을 공개함에 따라 향후 대북 추가 제재를 놓고 논란이 일 수 있다. 북한 매체들이 이날 관련 보도를 하면서 “방어부대들의 화력 타격 훈련”이라거나 “판정검열(점검)”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도 추가제재를 의식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 북한이 공개한 사진과 발사실험 시 비행거리(70~200㎞)가 화성-14ㆍ15에 비해 짧다는 점과 북한과 전략적 소통을 약속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나 중국이 추가제재에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김 위원장이 북ㆍ러 정상회담(지난달 25일) 9일 만에 탄도미사일 현장을 찾은 것도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추가 제재를 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북한은 이날 오전 9시 6분부터 약 20여분간 300ㆍ240㎜ 방사포(다연장로켓) 등 다양한 무기들을 동원해 원산 호도반도에서 북서쪽으로 사격을 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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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