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마음만은 아직 청춘 그대로인 마누라, 귀엽다!

기자
강인춘 사진 강인춘
[더,오래]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17)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항상 마누라 앞에서만은 죄지은 놈 마냥 기를 펴지 못하고
눈만 내리깔던 나는 오늘은 초저녁부터 마시던 혼술 기운에 힘입어
나 자신도 깜짝 놀랄 정도로 간덩이가 커졌다.
그리고는 가슴 속 나 자신을 향해 마치 장군처럼 명령했다.
 
자! 마누라 앞에서 허리 곧추세우고
가슴 활짝 펴고 어깨 으쓱해 보이란 말이야.
그리고 큰 목소리로 꽥~ 질러봐!
 
- 내가 당신 밥 굶겼어?
- 당신 옷 벗겼어?
- 당신 집 없어?
- 아이들 둘 남부럽지 않게 공부시켜 결혼시켰잖아.
- 내가 왜 당신 앞에서 기죽어 살아야 해?
 
후련했다.
정말로 10년 묵은 체증이 확 뚫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쑥스러워 가슴 속 깊이 꽁꽁 싸두었던
마지막 한마디도 이참에 시원하게 내뱉었다.
 
-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 줄 알아?
 
아~! 신파 연극 대사 같았지만 멋있었어.
하지만 마지막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마음 단단히 먹고 용감하게 쏟아놓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마누라는 눈을 흘기며 주방 커튼 뒤로 몸을 숨겼다.
비록 겉은 늙었으나 마음속만은 아직도 새파란 청춘(?)인 마누라.
그래, 그래. 참 다행이다. ㅋ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