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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많은 퇴직연금 수수료 내린다, 그런데 아쉽다 왜?

기자
김성일 사진 김성일
[더,오래] 김성일의 퇴직연금 이야기(30)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신한금융지주가 퇴직연금의 수수료를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pixabay]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신한금융지주가 퇴직연금의 수수료를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pixabay]

 
퇴직연금시장에 모처럼 기쁜 소식이 들린다. 기업이나 가입자의 가장 큰 불만 요소 중 하나인 수수료를 내릴 것이란 소식이다. 사실 퇴직연금 수수료는 제도 도입 이래 업권별 책정 방법이 대동소이했다. 몇몇 사업자가 마케팅 차원에서 부분적인 수수료 인하에 나선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움직임이 없어 담합이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시스템 구축과 마케팅에 과도한 비용이 들어가 적자를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정도 있었다. 하지만 초기시장을 선점하려는 출혈경쟁이 비용 증대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퇴직연금이 도입된 지 14년이 흘러 이제 시스템 관련 투자는 부분적 개선 비용 말고는 그다지 크게 들지 않는다. 시장은 200조 원에 육박할 정도를 성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수료 인하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현재 퇴직연금 수수료는 200조 시장을 기준으로 했을 때 연간 약 1조 원에 달하고, 이를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시장점유율 비율대로 나눠왔다. 그런데 올해 들어 이런 수수료에 본격적인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은행들 수수료 인하 신호탄
퇴직연금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은행권이 먼저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IBK기업은행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신생 창업기업과 사회적 기업에 대해 확정급여(DB)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수수료를 인하키로 한 것.
 
DB형의 경우 인하 폭이 적립금 규모 5억 원 미만 구간은 0.06% 포인트, 5억 원부터 10억 원 미만 구간은 0.04% 포인트, 10억 원부터 20억 원 미만 구간은 0.02% 포인트다. IBK기업은행의 DB형 가입 기업의 95% 정도가 적립금 규모 5억 원 미만 구간이어서 중소기업 지원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수수료 인하 소식은 반갑지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바로 수수료 인하 폭이 너무 작다는 것이다. [사진 photoAC]

수수료 인하 소식은 반갑지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바로 수수료 인하 폭이 너무 작다는 것이다. [사진 photoAC]

 
우리은행 역시 중소기업의 수수료 부담 경감을 위해 DB형, DC형 수수료를 인하했다. 수수료 인하 수준은 DB형은 최대 0.08% 포인트, DC형은 최대 0.05% 포인트다. DB형은 적립금자산평가액 300억 원 이상 500억 원 미만일 경우 운용관리수수료 최대 인하분이 적용된다.
 
DC형은 적립금자산평가액 30억 원 이상 500억 원 구간에서 운용관리수수료를 기존의 연 0.30%~0.35%에서 연 0.27%~0.32%로 0.03% 포인트 인하했다. DC형의 자산관리 수수료는 평가액과 관계없이 모두 0.02% 포인트 내렸다.
 
신한금융지주는 퇴직연금 관련 사업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계열사 단위의 퇴직연금 사업을 매트릭스 체제로 확대 개편하기로 결정하면서 퇴직연금 수수료율을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은행권에 이어 보험사와 증권사도 수수료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몇 가지가 있다.
 
생색내기식 인하로 고객들 체감 어려워
무엇보다 수수료 인하 폭이 너무 미미하다. 사업자들은 투입비용이 상당폭으로 감소하는데 고작 생색내기 정도의 수수료 인하이기에 고객의 피부에 와 닿기에는 한참 멀다. 혹시라도 퇴직연금 수익률 저조의 비난을 수수료 인하로 면피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스러워 보인다. 퇴직연금 시장의 가장 큰 숙제는 가입자와의 의사소통, 즉 가입자 교육 현실화다.
 
역설적이지만 퇴직연금제도는 국가의 복지제도이고, 가입자가 제도를 잘 활용해 행복한 노후를 준비해야 사업자도 존재한다. 수수료 인하는 분명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러나 고객이 느낄 수 있는 참다운 혜택이 돌아가야지만 수수료 인하의 진정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김성일 한국연금학회 퇴직연금 분과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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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