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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아홉 식구', 구례 다둥이네의 '자연스런 삶'

 
대한민국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사회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하지만 그런 뉴스와 거리가 먼 가족이 있다. 전남 구례군 마산면에는 7남매를 포함한 9명의 대가족이 있다. 아빠 한경민(38)·엄마 박지연(41)씨, 첫째 아들 찬희(12), 둘째 아들 준희(11), 셋째 딸 율희(9), 넷째 아들 재희(7), 다섯째 딸 소희(5), 막내딸 쌍둥이 민희와 채희(3)까지. ‘희’자 돌림 7남매가 그 주인공이다. 구례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유명인사다.
 
다둥이네가 함께 풀밭에 누웠다. 오른쪽부터 아빠 한경민씨, 둘째 아들 준희, 넷째 아들 재희, 첫째 아들 찬희, 셋째 딸 율희, 엄마 박지연씨, 다섯째 딸 소희, 막내딸 쌍둥이 민희와 채희. 장진영 기자

다둥이네가 함께 풀밭에 누웠다. 오른쪽부터 아빠 한경민씨, 둘째 아들 준희, 넷째 아들 재희, 첫째 아들 찬희, 셋째 딸 율희, 엄마 박지연씨, 다섯째 딸 소희, 막내딸 쌍둥이 민희와 채희. 장진영 기자

 
 한씨와 박씨는 호주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하면서 만났다. 사랑의 결실로 얻은 첫째 찬희를 뱃속에 품은 채 구례로 돌아왔다. 구례는 한씨가 나고 자란 곳이다. 고향으로 돌아와 농부였던 아버지의 일손을 도왔다. 지금은 감과 매실 농사를 짓고 있다.   
 
다둥이네가 소풍나온 공원에서 손을 잡고 서있다. 왼쪽부터 아빠 한씨, 첫째 아들 찬희, 둘째 아들 준희, 셋째 딸 율희, 넷째 아들 재희, 다섯째 딸 소희, 막내 딸 쌍둥이 민희와 채희. 찬희와 준희는 연기 연습으로 인해 뒤늦게 가족 소풍에 합류했다. 장진영 기자

다둥이네가 소풍나온 공원에서 손을 잡고 서있다. 왼쪽부터 아빠 한씨, 첫째 아들 찬희, 둘째 아들 준희, 셋째 딸 율희, 넷째 아들 재희, 다섯째 딸 소희, 막내 딸 쌍둥이 민희와 채희. 찬희와 준희는 연기 연습으로 인해 뒤늦게 가족 소풍에 합류했다. 장진영 기자

결혼할 때 부부는 아이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딱히 몇 명을 낳아야겠다는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쌍둥이들이 엄마 박씨, 다섯째 소희와 함께 민들레홀씨를 찾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장진영 기자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쌍둥이들이 엄마 박씨, 다섯째 소희와 함께 민들레홀씨를 찾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장진영 기자

 
“찬희를 임신했을 때 남편이 꿈을 꿨는데 제 배 위에 큰 소 한 마리가 올라가 있고 그 주위로 송아지 여러 마리가 앉아있었대요. 그게 아마 다둥이를 예견하는 태몽이었던 거 같아요. 둘째도 아들이라 딸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을땐 예쁜 딸이, 쌍둥이를 바리니 쌍둥이까지 태어났어요” 첫째와 둘째는 년년생, 그 아래로는 두살 터울이다.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노는 아이들. 장진영 기자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노는 아이들. 장진영 기자

 
 지리산 자락에 완연한 봄기운이 가득한 4월의 어느 날, 다둥이네를 찾았다. 가족들은 주말 소풍을 준비하며 식탁에 둘러앉아 김밥을 말고 있었다. 준비된 김밥 속재료는 아이들 입으로 들어가기 바빴다. 완성된 김밥은 썰어낼 틈도 없이 그대로 들고 먹었다. 소풍 장소는 벼룩시장이 열리는 인근 체육공원.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다. 아이들은 풀밭을 뛰어놀고, 돗자리 위에서 서로를 베고 누웠다. 장난감 하나 없이도 따스한 봄볕을 마음껏 즐겼다.  
 
소풍나온 공원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다둥이네. 장진영 기자

소풍나온 공원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다둥이네. 장진영 기자

 
 
민희, 채희, 소희(왼쪽부터)가 강아지와 놀고 있다. 장진영 기자

민희, 채희, 소희(왼쪽부터)가 강아지와 놀고 있다. 장진영 기자

소풍을 즐기고 있는 다둥이네. 왼쪽부터 셋째 율희, 아빠 한씨, 넷째 재희. 장진영 기자

소풍을 즐기고 있는 다둥이네. 왼쪽부터 셋째 율희, 아빠 한씨, 넷째 재희. 장진영 기자

 
외출한 오빠들 대신 셋째 율희가 자연스럽게 동생들을 챙긴다. 다섯째 소희는 항상 막내 쌍둥이들의 손을 잡고 다녔다. 부모 곁에서 떨어져도 불안해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노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큰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동생들을 돌봐요. 막내들 기저귀 갈아주는 것도 능숙하고요. 부대끼면서 아이들이 나름의 질서를 찾도록 자연스럽게 두는 거죠” 아빠 한씨가 말했다. 이어 ‘크게 계획하지 않음’을 강조했다.  
 
소풍 준비를 위해 김밥을 싸고 있는 다둥이네. 장진영 기자

소풍 준비를 위해 김밥을 싸고 있는 다둥이네. 장진영 기자

 
 “호주에서 아내를 만난 것도, 구례로 돌아와 농사를 짓는 것도, 일곱 명의 아이들도 모두 ‘계획’ 없이 자연스럽게 이뤄진 일이에요. 다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낸다는 원칙은 지키려고 합니다”   
 
아이들에겐 집안 곳곳과 서로가 놀이터며 장난감이다. 장진영 기자

아이들에겐 집안 곳곳과 서로가 놀이터며 장난감이다. 장진영 기자

지난 2016년에 촬영된 막내 쌍둥이들 태어나기 전 5남매 시절. [사진 박지연]

지난 2016년에 촬영된 막내 쌍둥이들 태어나기 전 5남매 시절. [사진 박지연]

 
일곱 명의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힘들지 않냐고 물었다. “주변에선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분들도 계세요. 그건 아이가 ‘힘들다’, ‘돈이 많이 든다’라고 생각해서가 않을까요? 시골에서의 삶은 도시의 삶과 달라요. 꼭 남을 쫓아가야 할 이유도 없고… 자연스럽게 두면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리라 믿습니다” 부부는 한목소리로 답했다. 
 아이들은 많은 형제를 어떻게 생각할까? 넷째 재희가 말했다. "쌍둥이 동생들 빼고는 이층 침대 두 개가 놓인 방에서 다 같이 잠을 자요. 큰 형과 둘째 형은 같은 침대를 쓰고요. 우린 이렇게 뭉쳐서 자는 게 하나도 불편하지 않아요!" 찬희도 "요즘은 연극 연습을 하고 늦게 돌아오는데 쌍둥이들이 '오빠~'하고 반겨줄때 너무 기분이 좋아요. 그럴땐 꼭 안아주기도 해요"라고 말을 보탰다.
 
외출 준비를 하고 있는 다둥이네. 장진영 기자

외출 준비를 하고 있는 다둥이네. 장진영 기자

식구들이 김밥을 싸는 동안 신나게 놀고있는 쌍둥이 민희와 채희. 장진영 기자

식구들이 김밥을 싸는 동안 신나게 놀고있는 쌍둥이 민희와 채희. 장진영 기자

 
아이들은 스스로 원하는 바를 찾아 하고 있다. 찬희와 준희는 연기에 매료됐다. 오는 10일부터 열리는 지역 문화센터 주관 연극을 위해 매일 밤 연습에 나선다. 주말에는 순천까지 나가 연기 교육을 받고 온다. 율희와 재희는 스포츠 댄스를 배우고 있다.  
 
쌍둥이 돌을 맞아 촬영한 가족사진. 엄마 박씨는 쌍둥이 돌사진을 직접 찍어줬다. [사진 박지연]

쌍둥이 돌을 맞아 촬영한 가족사진. 엄마 박씨는 쌍둥이 돌사진을 직접 찍어줬다. [사진 박지연]

 
 다둥이네는 특별한 이벤트를 종종 진행한다. ‘아빠, 엄마와의 단독 데이트’가 그것이다. “아이들이 다 같이 있을 땐 아무래도 어린아이들 위주로 챙기다 보니 세심하게 신경을 쓰지 못하게 돼요. 애들 시간 날 때마다 돌아가면서 둘만의 데이트를 즐겨요. 다 같이 있을 때랑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그 아이만의 목소리를 들을 수가 있죠. 어제는 다섯째 소희와 온종일 시간을 보냈어요. 아직 혼자 계단을 내려가는 걸 어려워하고, 오리고기에 고추장 찍어 먹는 걸 좋아하는 걸 알게 되었어요” 엄마 한씨가 말했다.  
 
한씨와 박씨는 아이들이 스스로 하고싶은것을 찾는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찬희와 율희가 어린이철인경기에 참가한 모습. [사진 박지연]

한씨와 박씨는 아이들이 스스로 하고싶은것을 찾는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찬희와 율희가 어린이철인경기에 참가한 모습. [사진 박지연]

 
부부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자라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부부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자라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앞으로 아이들이 어떻게 커갔으면 좋겠냐고 물었다. “찬희와 준희가 연습하고 있는 연극 어린왕자에 이런 대사가 있어요. ‘내 이야기만 듣고, 나만 바라봐 달라’고. 부모가 강요한다고 아이들이 따라와 줄까요? 내가 원하는 모습보다는 첫째부터 막내까지 타고난 성향대로 자연스럽게 자라났으면 좋겠어요. 찬희는 찬희스럽게, 채희는 채희스럽게 말이죠” 
 
여덟째 계획이 있나고 마지막으로 물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동생이 더 생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없더라고요. 쌍둥이 낳으면서 수술을 해서 더는 출산이 힘들어요. 우리 쌍둥이가 영원한 막내랍니다"
 
눕터뷰
'누워서 하는 인터뷰'의 줄임말로, 인물과 그가 소유한 장비 등을 함게 보여주는 새로운 형식의 인터뷰입니다.
 
사진·글 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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