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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검찰 ‘수사권 조정’ 충돌

박상기. [연합뉴스]

박상기. [연합뉴스]

문무일 검찰총장이 3일 중앙SUNDAY와 통화에서 “내가 사표내는 것보다 중요한 건 올바른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현재 국회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수사권 조정 법안은 반민주주의적이며 국민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외 출장 중인 문 총장은 청와대와 여야 4당(자유한국당 제외)이 추진 중인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지난 1일 반박 입장문을 낸 데 이어 반대 입장을 재차 밝힌 것이다. 이날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조직 이기주의’라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겸손하고 진지하게 (수사권 조정을) 준비해야 한다”며 검찰을 비판해 수사권 조정 문제를 계기로 검찰과 법무부가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 총장은 이날 통화에서 향후 거취를 묻자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거취 문제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문 총장의 임기는 올해 7월 25일까지다. 임기가 두 달 정도 남은 상황에서 사의를 표명하기 보단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검 고위 관계자는 “총장님이 당장 사표를 내고 거취를 정리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문무일. [뉴스1]

문무일. [뉴스1]

문 총장은 4일 귀국해 오는 7일 대검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논의 결과에 따라 기자간담회를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문 총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공개적으로 반발하자 검찰 내부도 술렁이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검찰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것 외에는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없는 법안”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대검 연구관인 차호동 검사도 지난 1일 검찰 내부 게시판에 “검찰과 경찰의 본질적인 기능에 대한 고민과 수사 실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고민이 부족했다”고 수사권 조정안을 비판했다. 법무부와 검찰 간 마찰은 지난 3월부터 불거져 나왔다. 당·정·청이 마련한 자치경찰제에 대해 대검찰청이 반대 입장을 국회에 전달하면서다. 검찰은 자치경찰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국회에 제출하기 전 법무부에 결재를 요청했지만 법무부가 “입장 자료를 재작성하라”는 취지로 대검에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법학 교수 출신인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총장을 ‘패싱’하고 수사권 조정안을 관철하려는 분위기가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조정안에 반발하는 검사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 내부에서는 총장의 청와대를 향한 반발이 공식화되면서 노무현 정부 시절 ‘검란(檢亂·검사들의 항명사태)’ 가능성까지 다시 거론되고 있다.
 
김민상·박태인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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