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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한, 대북 제재로 최악 식량난…136만t 지원 필요”

지난 4월 북한 황해북도에서 현지 조사를 하는 유엔 공동조사단. [연합뉴스]

지난 4월 북한 황해북도에서 현지 조사를 하는 유엔 공동조사단. [연합뉴스]

올해 북한의 식량 사정이 최근 10년 동안 최악으로 약 136만t의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고 유엔이 3일 밝혔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런 내용을 담은 ‘북한의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를 이날 발표했다.
 
보고서는 올해(2018년 11월~2019년 10월)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417만t, 식량 수요는 576만t으로 전망했다. 부족분은 159만t이었다. 이중 현재 계획된 수입량 20만t과 국제기구의 지원분 2만1200t을 제외해도 136만t이 부족하다는 것이 유엔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약 490만t으로 추정되는데, 올해 생산량은 작년의 85%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장기간의 가뭄,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온, 잦은 홍수, 농업 생산에 필요한 지원 부족 등이 작년 가을 작황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도 북한의 식량 상황에 직·간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북 제재로 연료, 비료, 농약, 농기계 및 부품 등 농업생산에 필요한 품목 수입까지 제한돼 식량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식량 배급량이 2018년 1인당 하루 380g에서 2019년 300g으로 줄었으며, 배급량이 다른 계절보다 적은 여름철 7~9월에는 이보다 더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쌀로서 당을 받들자’라는 제목의 노동신문 정론에서 “금보다 쌀이 더 귀중하다”고 강조하고, 지난 2월엔 이례적으로 김성 북한 유엔대표부 대사가 유엔에 긴급 식량 지원을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정부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과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민간은 물론 정부 차원의 대북 식량 지원 카드를 검토 중이다. 통일부는 이날 유엔 발표 직후 “북한의 인도적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인도적 차원의 대북 식량 지원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8일 한국을 방문,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열어 후속 협의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의 입장은 신중하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지난 2일 중앙일보의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한 입장을 묻는 e메일 질의에 “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위기 상황은 북한 정권이 초래한 것”이라고 답했다.
 
차세현·이유정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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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