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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하나금융 아닌 사모펀드에 롯데카드를 파는 까닭은

 
롯데그룹이 롯데카드를 매각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를 3일 선정했다. 사진은 2017년 10월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식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중앙포토]

롯데그룹이 롯데카드를 매각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를 3일 선정했다. 사진은 2017년 10월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식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중앙포토]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3일 롯데그룹은 토종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를 롯데카드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나금융그룹과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연합의 2파전이 될 거란 금융권 예상이 빗나갔다.

우선협상대상자에 한앤컴퍼니
기존 카드사와 무관한 사모펀드
매각가 1조5000억원 안팎

 
롯데카드는 이날 직원들에게 “(롯데그룹이) 공정거래법에 따른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 충족을 위해 부득이하게 롯데카드를 매각기로 하고 한앤컴퍼니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공지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있어 입찰가격뿐 아니라 임직원 고용보장, 인수 이후 시너지와 성장성, 매수자의 경영 역량, 롯데그룹과의 협력 방안을 평가했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경영권 지분 매각 이후에도 (롯데그룹이) 20% 소수지분 투자자로 남아 롯데카드와 롯데그룹 유통계열사 간 다양한 제휴관계를 유지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카드사 없는 사모펀드 선택
올 상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인 롯데카드 인수에 당초 적극적이었던 건 하나금융이었다. 하나카드와 롯데카드가 합쳐지면 단숨에 자산순위 3위, 시장점유율 2위권의 카드사로 도약할 수 있어서다. 인수 후보군(하나금융,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중 유일하게 카드업을 하는 금융사라는 점도 유리해 보였다.
 
이후 MBK파트너스가 컨소시엄에 우리은행을 끌어들였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MBK가 앞선다는 평도 나왔다. 우리카드 역시 롯데카드와 합쳐지면 업계 2, 3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기존 카드사와 무관한 한앤컴퍼니를 선택했다. 한앤컴퍼니는 웅진식품, 쌍용양회, 한온시스템 등 굵직한 M&A를 성사시킨 토종 사모펀드다. 다른 사모펀드에 비해 5~7년 정도 장기로 투자하면서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주력한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와의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하길 바란다”며 “하나금융이나 우리은행 같은 기존 카드사업자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중복되는 조직과 인력을 비효율로 인식해 구조조정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앤컴퍼니는 기존 임직원의 고용을 승계하고 롯데그룹의 이사회 참여 등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MBK는 홈플러스를 갖고 있어 롯데마트와 경쟁회사이고, 하나금융은 카드사가 있어서 고용보장이나 협력이 어려울 수 있다고 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수 가격도 세 후보 중 한앤컴퍼니가 가장 높게 써냈다. 하나금융은 본입찰에 앞서 “증자 없이 1조원 정도 준비됐다”며 사실상 롯데카드 인수에 1조원을 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가치를 1조8000억원(지분 100% 기준)으로 봤다. 한앤컴퍼니는 롯데그룹이 생각한 매각가격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이 보유한 지분(98.37%) 중 20%를 남긴 나머지를 매각하기 때문에 거래대금은 1조5000억원 안팎이 된다.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롯데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는 JKL파트너스가 선정됐다. [연합뉴스]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롯데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는 JKL파트너스가 선정됐다. [연합뉴스]

 
‘파킹’론에 롯데는 부인…“진성 매각”
금융권에서는 롯데그룹이 나중에 다시 롯데카드를 되사들이기 위해 사모펀드에 지분을 넘기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른바 지분 ‘파킹’론이다.
 
롯데카드는 신동빈 그룹 회장이 2003년 부회장 시절 직접 인수작업을 주도했던 계열사다(동양카드를 인수). 금융권(일본 노무라증권) 출신인 신동빈 회장은 유통을 위해서는 카드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애착을 보였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1539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등 해마다 1000억원 대 순이익을 기록하는 효자 계열사이기도 했다.
 
그런 롯데카드를 매물로 내놓은 건 공정거래법 때문이다. 법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주회사 설립 2년 이내인 오는 10월까지 금융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에 일단 지분은 넘기고, 이후 국회에 계류된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가 통과되면 롯데그룹이 지분을 재매입하는 것이 아니겠냐는 전망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롯데그룹 측은 이를 적극 부인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이번 딜에서는 추후에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풋오셥이나 우선매수청구권은 전혀 없다”며 “100% 진성매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런 조건을 달았다면 금융당국이 ‘꼼수 매각’이라고 보고 승인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한앤컴퍼니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며 “향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에서 그런 부분(파킹론)은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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