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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통제에 신문 찍을 종이 품귀…베네수엘라 반정부파 SNS로 궐기

“대부분의 TV는 국영이고, 당국은 독립 TV와 라디오가 베네수엘라의 위기를 보도하는 걸 막고 있다. 신문과 잡지는 인쇄할 여력이 없어 거의 자취를 감췄다.“
 
지난달 19일 타임지가 ‘혼돈의 나라에서 뉴스를 얻기 위한 전투’란 기사에서 전한 베네수엘라의 상황이다.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미디어 장악에 이어 ‘살인 물가’로 종이값이 치솟으면서 TV와 라디오, 신문 등 전통적 미디어의 역할이 급격히 축소됐다는 얘기다. 이에 마두로 축출을 주도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를 무기 삼아 지지 세력 결집에 나서고 있다.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인스타그램 캡처]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인스타그램 캡처]

베네수엘라 대부분의 TV는 국영으로 엄격한 규제 하에 있고 친정부 규제기관인 코나텔의 검열을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시위대와 군부가 대치하는 현장을 중계하던 CNN과 BBC 등 주요 외신의 방송 송출은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CNN은 “시위대의 모습을 방영하면서 웹사이트가 차단됐다”며 “현지시간으로 1일 오전까지도 주된 채널은 여전히 접속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타임지는 “마두로 독재 정부는 베네수엘라가 전례 없는 경제 및 인도주의적 위기에 몰린 2014년 이래로 시민들의 정보 접근을 제한하려 했다“고 전했다. “몇 안 되는 독립적 미디어 방송을 금지하고 있으며 신문과 잡지는 인쇄할 여력이 없어 사실상 사라졌다”는 것이다. 
 
신문의 쇠퇴 현상은 특히 초유의 경제위기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 년간 12개 넘는 베네수엘라 현지 신문이 발행을 중단했다. 그나마 버티던 독립적 유력 신문이자 마두로 정권에 가열찬 비판을 해왔던 몇 안 되는 정론지 엘 나시오날마저 지난해 12월 지면 발간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지속적인 압력과 종이 부족을 이유로 대면서다. 지난해 베네수엘라에선 두루마리 화장지 1롤 값이 260만 볼리바르(월 최저임금 300만 볼리바르)까지 치솟았다.
 
이런 가운데 과이도 의장은 지난달 30일 오전 시위 시작을 알리는 3분20초짜리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카메라 앞에 선 그는 중무장한 수십 명의 군인들과 장갑차를 뒤로 한 채 “자유 작전이 마지막 단계에 왔다”며 “희생과 박해, 심지어 두려움의 세월이었다. 오늘 두려움은 끝난다”고 외쳤다. 이 영상은 게시 이틀 만에 150만명이 시청할 정도로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이튿날 과이도 의장은 시위자들이 모여야 할 장소 목록을 트위터로 알렸다.
 
블룸버그는 “마두로 정권이 거의 모든 TV와 라디오 방송국을 통제하고 있어 과이도가 지지자를 모으는 데 있어 인터넷은 중요하다”고 썼다.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에서 지지 세력이 동원되고 있으며 개개인은 암호화된 메시지 서비스인 왓츠앱에서 그룹 채팅으로 소통한다”(워싱턴포스트)는 것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지지자들 앞에 선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AP=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지지자들 앞에 선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AP=연합뉴스]

이후에도 과이도 의장은 트위터에 거리를 가득 메운 시위대의 사진을 실시간으로 올리는 등 상황을 공유하며 결속을 촉구하고 있다. 마두로 정권은 국영 통신회사인 CANTV를 통해 이런 웹사이트에의 접근을 차단하려 하지만 시민들은 가상사설망(VPN) 등을 이용하는 등 차단망을 뚫고 있다. WP는 “(당국의) 차단이 폭동을 완전히 방해하진 않았으며 많은 과이도 지지자들이 트위터 등으로부터 정보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첫날 시위에 참석했던 베로니카 카냐(40)는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SNS는 필수”라며 “아침 5시에 일어나 (SNS를 통해) 라 카를로타 인근(시위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았고, 이날 내 일정은 여기 맞춰 전부 바뀌었다”고 CNN에 말했다. 
 
CNN은 “미디어를 제한하는 건 베네수엘라에서 수년간 지속되어 온 정보 전쟁의 일부”라고 전했다. 특히 마두로 정권은 빈곤층이 반정부 시위에 동참하는 걸 위기로 지목하고 이들을 상대로 한 정보 흐름 통제에 신경을 쏟고 있다고 킹스 컬리지의 가브리엘 레온 정치경제학 부교수는 말했다. 
 
앞서 2011년 아랍의 봄 때도 시위가 확산하는 데 SNS가 주효한 역할을 했다. 최근 수단 시위 당시엔 흰 천을 걸친 여성이 승용차 위에 올라 타 시위를 촉구하는 사진이 SNS상에서 빠르게 퍼지며 시위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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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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