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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바른미래당선 '광주의 딸' 쟁탈전…귀하신 몸 권은희

[여의도 Who & Why]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기습 사보임 사건으로 주목을 받았던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광주 광산을)이 요즘 당내에서 주가가 높다. 최근 공식 석상에는 얼굴도 내밀지 않고 있지만, 당의 내홍이 깊어지면서 오히려 더 주목받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지난 달 29일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안'을 제출한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국회로 들어서며 보도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달 29일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안'을 제출한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국회로 들어서며 보도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①공수처법 '권은희안'으로 정국 흔들어
권 의원은 사법시험을 합격한 경찰공무원 출신이다.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던 2013년,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의 축소‧은폐 수사 의혹을 폭로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당시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이던 문희상 위원장이 "'광주의 딸' 권은희 과장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하면서 '광주의 딸'이란 별명을 얻었다. 
이듬해 재보궐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고향인 광주 광산을에서 당선됐다. 안철수계였던 권 의원은 20대(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바꿔 재선에 성공했다. 정치권에서 몇 안 되는 호남 출신 안철수계 현역 의원이다. 하지만 최근 “개혁보수로 광주에서 승리하겠다”(2월 8일 당 연찬회)는 발언을 하는 등 자신만의 정체성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후보(광주 광산을·가운데)가 2014년 7월 11일 공천장을 받고 김한길(왼쪽)·안철수 공동대표의 축하를 받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후보(광주 광산을·가운데)가 2014년 7월 11일 공천장을 받고 김한길(왼쪽)·안철수 공동대표의 축하를 받고 있다.

권 의원이 결정적으로 주목 받은 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처리 과정에서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은 것 때문이다. 당초 공수처법은 여야 4당의 합의안으로 처리키로 돼 있었다. 하지만 사법개혁특위 위원인 권 의원은 평소 '공수처가 옥상옥이 되면 안 된다'며 4당 합의안에 부정적이었다. 그래서 독자적인 '권은희안'을 만들어 내놨다.
사개특위의 구성상 권 의원이 '권은희안'을 고집하면 4당 합의안은 통과가 불가능한 구조였다. 그래서 뒤늦게 권 의원이 4당 합의안에 반대한다는 사실을 안 지도부는 사개특위가 진행 도중에 권 의원을 기습적으로 사보임했다.
당내에선 오신환 의원에 이어 권 의원까지 사보임하는 일이 벌어지자 거센 비판이 일었다. 결국 김관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권은희안'을 공수처법으로 받아달라고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에 요청했고, 여야4당 합의안과 함께 패스트트랙에 지정됐다.
 
바른미래당 예결위 간사인 권은희 간사와 오신환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불출석과 관련해 항의하며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과 논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예결위 간사인 권은희 간사와 오신환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불출석과 관련해 항의하며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과 논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②회의 보이콧하는 정책위의장

사보임 사건 이후 권 의원은 최근 잇따라 당 회의에 불참하며 당 지도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 당연직 최고위원인 정책위의장인데도 최근 1주일 간 최고위원회의에 나오지 않았고, 2일엔 원내정책회의에도 불참했다. 권 의원 측 관계자는 “이렇게 오랫동안 회의에 불참하는 건 결국 지도부에 대한 보이콧 의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1일 지도부가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임명했지만, 바른정당계 하태경‧이준석‧권은희(전 의원, 대구 북구갑) 최고위원과 김수민 청년최고위원에 이어 권 의원마저 최고위에 불참하고 있어 9명 중 4명(손학규‧김관영‧주승용‧문병호)만 출석하는 ‘반쪽 최고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4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0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4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0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입을 닫은 권 의원의 회의 불참을 두고 지도부와 바른정당계는 나름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당계에선 “패스트트랙에 자기 법안을 올렸기 때문에 지도부에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 조만간 회의에 나올 것”이라고 본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2일 권 의원이 불참한 원내정책회의 직후 “개인 사정이 있어서 못 나오신 것”이라며 “회의에 참석하시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른정당계에선 “권 의원은 지도부의 일방적인 태도에 불만이 많았다. 우리와 행동을 같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도부와 바른정당계가 권 의원을 두고 내편 만들기에 나선 모양새다.
 
③6월 원내대표 경선서 주가 더 뛸까
국민의당계 지도부와 바른정당계의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한 상황에서, 6월로 예정된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서 권 의원이 어떤 행보를 보여줄 것인 지에 촉각이 쏠린다. 일각에선 국민의당계가 김성식 의원을 추대하는 것에 맞서 바른정당계에서는 권 의원을 ‘히든 카드’로 내놓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숫자에서 밀리는 바른정당계가 ‘권은희 원내대표 카드’로 호남계를 양분시키고 주도권을 잡는다는 셈법이다. 당 관계자는 “권 의원이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며 보이콧 행보를 보이는 것도 바른정당계의 선거 지원을 노린 전략적 판단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김성식 의원과 권은희 의원 [중앙포토]

김성식 의원과 권은희 의원 [중앙포토]

다만 권 의원이 아직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또, 바른정당계에서 호남 출신 안철수계인 권 의원과 태생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개혁보수’ 정체성을 선명히 내걸고 있는 바른정당계 내부에선 권 의원의 정치 철학 등에 대해 여전히 물음표를 갖는 분위기도 있다. 권 의원 역시 바른정당계와의 정치적 동행 여부에 대해 확실히 밝히지 않은 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당 상황을 볼 때 권 의원을 둘러싼 양 측의 줄다리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권 의원의 행보가 당분간 바른미래당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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