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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빠루, 공구인가 무기인가

이동현 산업1팀 차장대우

이동현 산업1팀 차장대우

컴퓨터 그래픽카드업체 엔비디아는 종종 게임잡지나 정보기술(IT) 매체에 ‘빠루’를 선물한다. 2012년엔 ‘좀비를 만났을 때 사용하시오’란 문구를 새겼고, 2014년엔 ‘고든이 무엇을 할까’란 문구를 적었다.  
 
게임에 관심이 없다면 무슨 소리인가 하겠지만, ‘빠루’는 각종 게임 속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무기다. 1998년 발매된 전설적 1인칭 슈팅게임(FPS) ‘하프라이프’에서 주인공 고든 프리먼이 가장 먼저 획득하는 무기다. 엔비디아는 새로운 그래픽카드를 만들거나 ‘하프라이프’ 시리즈를 새 게임기에 이식할 때 실제 ‘빠루’를 선물하는 장난을 쳤다.
 
영화 ‘월드워Z’의 원작자인 맥스 브룩스가 쓴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에 따르면 좀비가 창궐할 때 가장 효과적인 무기가 ‘빠루’다. 브룩스는 “가볍고 견고해 근접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잠긴 문을 비틀어 열수도 있다”고 적었다. 하지만 실제 ‘빠루’는 너무 무거워 무기로 사용하기 적당하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일반인들이 ‘빠루’를 접할 일은 많지 않다. 쇠로 만든 막대에 한쪽은 끝이 갈라진 채 구부러져 지렛대 원리로 못을 뽑을 수 있고, 한쪽은 쐐기 모양인 공구다. 영어로는 까마귀 발을 닮았다 해서 크로우 바(Crow Bar)라 하는데 일본인들이 뒤의 ‘바’만 따와서 ‘빠루(バール)’라고 부른 것이 한국에서도 쓰였다. 국립국어원이 ‘노루발못뽑이’란 순화어를 만들어냈는데 국어사전에 나오는 단어는 아니다. 표준어는 쇠지레 혹은 배척이다.
 
‘빠루’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공구인지 무기인지 모르겠지만 국회에서 법을 만들 때 사용하는 물건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국회에 좀비나 외계인이라도 나타난 걸까. 하긴 정상적인 사고를 못 하는 사람들이 좀비랑 다를 게 뭔가 싶기도 하다.
 
이동현 산업1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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