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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선 결혼식 아무나 부르면 민폐, 축의금 절반은 돌려줘”

[이슈분석] 달라지는 경조사비 <끝>
외국인들은 한국의 경조사 문화를 어떻게 볼까. 일본·이탈리아·인도에서 와서 한국에서 활동하는 세 사람을 인터뷰했다. 한국과 다른 풍속에서 참고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
 

경조사비 문화 외국선 어떻게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가깝고 중요한 사람만 불러
축의금은 30만~100만원
돌잔치 없고 회갑은 가족끼리

알베르토 몬디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청첩장에 백화점과 선물 목록
결혼 선물로 현금은 거의 없어
장례식은 성당서 … 부의금 없어

“결혼식장에 들어가는데 초대받은 하객인지 확인을 안 하더라고요. 의아했습니다.”
 
호사카 유지

호사카 유지

호사카 유지(63) 세종대 교수는 한국에서 처음 결혼식에 참석했을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1988년 한국에 왔고 2003년 귀화한 한국인이다. 2013년 독도 연구의 공을 인정받아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그는 “일본에선 결혼식에 아무나 초대하지 않는다”며 “그런 일은 민폐”라고 말했다.
 
두 나라 결혼문화가 다른가.
“일본은 결혼식 전에 초대할 하객을 꼼꼼히 확인한다. 굉장히 신중하게 초대한다. 상대방의 형편·상황을 고려해 초대장을 보내고 참석 여부를 확인한다. 하객 명단을 확정하고 결혼식을 치른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민폐를 끼치기 싫어서다.”
 
모바일 청첩장을 사용하나.
“성의가 없어 보인다거나 실례라고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 일본에는 오프라인 청첩장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다.”
 
축의금을 받나.
“일본은 뷔페 대신 코스 요리를 대접한다. 축의금은 3만 엔(30만원)~10만 엔(100만원)을 낸다. 한국보다 액수가 크다. 식이 끝나면 하객에게 축의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선물(그릇 등)을 준다. 그래서 하객 수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결혼식에 누굴 초대하나.
“가깝고 중요한 사람만 제한적으로 부른다. 초·중·고·대학이나 직장에서 매우 친하게 지낸 사람만 초대한다. 때로는 ‘2차회’(한국의 피로연)에서 더 많이 부르기도 한다.”
 
장례문화는 한국과 다른가.
“일본은 장례식에 신경을 더 쓴다. 도쿄에서 불교 신자가 장례를 치를 때 스님을 모셔와 장례에 끝까지 함께해 주면 100만 엔(1000만원)을 준다. 오사카에서는 50만 엔(500만원) 든다. 한국보다 평균적으로 돈을 많이 쓴다. 부의금은 3만 엔(30만원)~10만 엔(100만원)을 낸다.”
 
돌잔치나 회갑잔치가 있나.
“돌잔치는 안 한다. 회갑잔치는 보통 가족끼리 식사를 하고 끝낸다.”
 
알베르토 몬디

알베르토 몬디

유럽에선 결혼부터 세례·장례식 등 대부분의 집안 대소사를 성당에서 치른다.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35)는 “결혼 선물은 1만원짜리 잔 받침대부터 냉장고까지 워낙 다양하다. 현금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소개했다.  
 
몬디는 “이탈리아에서는 시청 광장에서 결혼하기도 한다. 결혼식 당일에 혼인신고 서류를 등록하고 나서 시청에서 결혼식을 한다. 이럴 땐 시장이 나와서 주례나 축사를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신랑·신부가 결혼식 한 달 전쯤에 백화점에 가서 받고 싶은 상품 리스트를 만든다. 청첩장을 보낼 때 그 백화점과 희망하는 아이템을 적어 둔다. 그러면 하객들이 하나를 선물한다. 1만원 안팎의 잔 받침대부터 수백만원짜리 냉장고, 심지어 1000만원이 넘는 명품까지 다양하다. 자기 형편 따라 선택한다.
 
몬디는 “한국처럼 양가 부모의 지인이나 직장 동료를 무턱대고 부르지 않는다. 결혼식에 온다는 건 정말 친한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초청 리스트도 혼주가 아닌 신랑·신부가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예식장처럼 하객들이 전화를 하면서 떠들고, 카톡 하는 등의 딴짓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결혼식에 집중한다”고 덧붙였다.  
 
장례식도 대부분 성당에서 치른다. 아주 가까운 사람은 병원 안치실에서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한다. 장례식 미사가 끝나면 운구차가 묘지까지 천천히 움직이고 조문객이 걸어서 묘지까지 따라간다. 부의금이 없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몬디는 “한국 결혼식은 너무 급하다. 언젠가는 지인 결혼식에 갔는데, 차가 막혀서 15분쯤 늦었다. 식장에 도착하니 이미 기념사진을 찍고 있더라. 장례식장은 훈훈했다. 고인을 추모하면서 상주를 위로하고, 조문객들이 오래 앉아 있는 게 되게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출연하면서 ‘인도형’이라는 별명을 얻은 럭키(41·본명 아비쉐크 굽타) 눈에도 한국 경조사 문화는 낯설다. 럭키는 한국 결혼식장 첫인상을 이렇게 표현한다. “입장료(축의금) 내고 식사 쿠폰 받은 다음에 결혼식 구경하는 것인 줄 알았어요.”
 
한국 결혼식장 축의금 접수대에서 식사 쿠폰을 나눠주는 것부터 낯설었다. 그런 다음에 엄숙한 결혼식이 짧게 치러졌고, 손님들은 뷔페식당으로 우르르 몰려가 식사하곤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그는 “인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럭키는 “인도 사람들에겐 ‘현찰 봉투’가 가장 큰 결례다. 신혼 부부를 위해 시간과 정성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대개는 선물을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선물은 신혼집에 필요한 베개·스탠드·옷 같은 것이다. 부자들은 TV·세탁기 같은 가전제품, 인도인이 선호하는 금목걸이를 선물한다.  
 
얼마 전 럭키 조카의 결혼식 때 럭키 어머니는 조카에게 양복 원단을, 조카 며느리에겐 시계를 선물했다.
 
이상재·박형수·김태호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https://news.joins.com/Digitalspecial/356)에 접속하면 본인의 경조사비를 타인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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