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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보는 사람 5만명…별 찾아 호주·몽골까지 원정간다

서호주 서북쪽 해변 샤크만 하늘에 떠오른 은하수. 아마추어 천체사진 작가 박수영씨 일행이 해외 원정 출사를 나왔다. [사진 호빔천문대]

서호주 서북쪽 해변 샤크만 하늘에 떠오른 은하수. 아마추어 천체사진 작가 박수영씨 일행이 해외 원정 출사를 나왔다. [사진 호빔천문대]

‘야트막한 언덕 너머로 막 해가 졌다. 지평선과 가까운 하늘은 여전히 붉은 석양. 언덕 위에 늘어선 나무들이 역광 속에 검게 빛났다. 서쪽 하늘에 붉은 기운이 사라지고 짙은 코발트색으로 변하더니 이내 주위가 온통 고요한 어둠 속에 휩싸였다. 한 시간이 흘렀을까. 어느새 머리 위로 은하수의 물결이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내 일생일대의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프리랜서 프로그래머 박수영(51)씨는 지난달 5일 보름 일정으로 서호주 일대 천체관측 원정 출사를 다녀왔다. 서호주는 사막지대가 많아 건조하고 큰 도시가 없어 최근 천체관측에 최적지로 떠오르고 있는 지역이다. 올해로 천체관측 경력 10년 차인 박씨는 보름간 서호주 일대 4300㎞를 달리며 밤하늘과 어우러진 지구 풍경과 심(深)우주의 신비를 카메라로 잔뜩 담아왔다.
 
그가 가지고 간 장비는 구경 100㎜ 굴절망원경 한 대와 별의 움직임을 따라 관측·촬영할 수 있는 적도의, 천체사진 전용 카메라, 사진 파일을 저장·정리할 노트북, 그리고 1인용 텐트가 전부였다. 그는 보름 일정 중 열흘을 들판에 텐트를 세워두고 밤하늘을 지켰다. 보름 일정의 총비용은 비행깃삯을 포함해 250만원. 숙식을 모두 직접 해결했기에 비용은 생각보다 적게 들었다.
 
박씨는 “빛 공해는 물론 먼지도 없이 깨끗한 밤하늘에 구름 너머로도 은하수가 선명히 보였다”며 “천체망원경으로 외계 은하와 성운을 관측하다 보면 어느새 동녘 하늘이 밝아왔다”고 말했다.
 
서호주 퍼스 인근의 피나클 사막 야경. [사진 호빔천문대]

서호주 퍼스 인근의 피나클 사막 야경. [사진 호빔천문대]

최근 들어 박씨처럼 직업이 아닌 취미로 별을 관측하고 사진을 찍는 천체관측 동호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 4만80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네이버 아마추어 천문학 블로그‘별하늘지기’에는 각종 국내외 원정 출사 계획뿐 아니라, 천체망원경과 같은 장비에 대한 정보교환 등의 글이 가득하다.
 
별하늘지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대영 국립과천과학관 전문관은 “블랙홀이나 개기일식 등 세계적 천문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동호회 회원들이 크게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은하수·별자리 관측을 위해 캠핑을 하는 사람뿐 아니라 개기일식이나 오로라 등 특별한 천문현상을 즐기기 위해 해외로 하와이·칠레·호주·몽골 등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천체관측은 사진촬영으로 이어진다. 지난달 8일 수상작을 발표한 한국천문연구원의 천체사진 공모전에는 총 161개 작품이 경쟁했다. 이 중에는 안드로메다은하와 하트성운 등 전문 천체사진 관측·촬영장비로 찍은 사진도 있지만, 일반 카메라만으로 지구 풍경과 은하수 등 밤하늘을 같이 찍은 사진 등 다양한 작품이 포함됐다. 이서구 글로벌협력실장은 “공모전은 올해로 27회째를 맞았는데, 예전과 비교해 응모작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이제는 천체사진이 일부 마니아층의 취미를 넘어 대중화됐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과천과학관은 오는 22일부터 야간 천문우주강좌인 ‘매수별강’을 개설한다. ‘매주 수요일에 열리는 특별한 별 이야기’를 뜻하는 ‘매수별강’의 상반기 과정은 5~6월 6주간 천체사진을 직접 찍어보고 싶지만 방법을 잘 모르는 초보자나 관심 있는 일반인을 위한 천체사진 촬영강좌로 진행된다. 9월에 시작하는 하반기 과정은 생활천문학 저자특강으로 운영된다. 대기업 연구원, 학원 강사, 자영업자 등의 직업을 가진 저자들이 오랫동안 천체 관측을 하면서 자신만의 별 이야기를 담아 책을 펴낸 이야기를 다룬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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