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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률 4개월째 0%대…엄습하는 ‘D의 공포’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째 0%대에 머물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른바 ‘D(Deflation)의 공포’다.
 

1~4월 누계 상승률 0.5% 사상 최저
수출·투자·소비 부진 저물가 고착
일본 잃어버린 20년 닮은꼴 우려
정부 “유가 하락 등 영향” 선 그어

2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2015년=100)로 지난해 4월보다 0.6% 상승했다. 1~4월 전년 대비 누계 상승률은 0.5%로, 1965년 통계 집계 이래 최저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4월만 놓고 보면 유류세 인하의 영향으로 석유류가 5.5% 내리면서 전체 물가를 0.24%포인트 끌어내렸다. 농·축·수산물도 0.7% 상승으로 안정적이었다. 서비스물가는 0.9% 올랐는데, 0%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1999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디플레이션은 단순 저물가가 아니라 ‘경기 침체와 맞물린’ 지속적인 물가 상승 둔화를 의미한다. 이미 한국 경제는 생산·투자·소비가 줄면서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3% 하락했고, 수출도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가 하강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부동산 같은 자산가격까지 내려가면 소비 위축이 심화하면서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
 
소비가 줄면 상인들은 물건값을 더 내린다. 가계·기업 등은 물가 하락을 예상해 소비와 투자를 미루는 현상이 나타난다. 한국은행이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높지도, 그렇다고 낮지도 않은 2%대로 제시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양서영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저물가 원인 및 동향’ 보고서에서 “세계적으로 저물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 신흥국·선진국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라며 “수출과 설비투자 감소, 가계부채 증가, 소비 둔화 같은 내수부진에 의한 물가하락 압력이 지속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기가 하강하는 국면에서의 저물가는 소비와 투자를 이연시켜 경기둔화를 심화시킬 수 있으므로 내수부진을 방지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률 둔화는 수요가 아닌 공급 쪽 요인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정통적인 디플레이션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공업제품은 유가 하락으로, 서비스는 무상급식 등 정부 정책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은 작게 보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런 물가 상승률 둔화가 일시적이라기보다는, 지속해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구조적인 저물가가 고착화하는 이른바 ‘일본식 디플레이션’이다. 지난달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2000년 2월 이후 최저다. 근원물가는 변동 폭이 큰 품목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데, 지난달(0.7%)에 이어 계속 0%대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저금리 ▶설비투자 부진 ▶소비 위축 ▶신산업 부진이라는 경제 상황이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일본과 닮은꼴이라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책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나 미국의 대공황처럼 경기 부진과 물가하락으로 경제가 흔들리는 디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는 크다”라며 “목표치보다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소비·투자·수요가 부족해 경기가 부진하고 이에 따라 경제의 어려움이 가속화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진단했다.
 
세종=손해용·김기환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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