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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성을 이기고 살아남은 기업들의 비결은?

아마존의 원클릭, 애플의 노버튼, 넷플릭스의 원폴리시까지 굴지의 글로벌기업들의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우리는 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급격하게 2, 3차 산업혁명을 완수했으며, 대량생산 체제하에서 빠른 추격자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다. 그 결과 2018년 기준 국내총생산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이 되었다. 아울러 오늘날 4차 산업혁명 시기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현실은 4차 산업혁명에서 독일, 미국 일본 등에 밀리고 새로운 추격자인 중국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성장은 정체되고 빠른 추격자에서 시장 선도자로의 태세 전환은 요원하기만 하다.
 
우리나라가 왜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까? 저자인 연세대 산업공학과 지용구 교수는 신간 <복잡성에 빠지다>을 통해 그 핵심적인 원인을 우리 사회와 경제 곳곳에 쌓인 ‘복잡성’에서 찾는다. 즉, 우리 기업들이 창의적인 지식과 파괴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낮은 인건비와 기존 기술이 통용되는 시장에서 빠른 속도만 추구하는 성공 방정식에 취해 있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의 빠른 추격자로서 그 동안 우월적 효율성을 통해 거둔 성공과 동시에 축적된 복잡성이 오히려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책은 우리 내부에 쌓인 복잡성의 실체와 폐해를 분석하고, 복잡성과의 전쟁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 제시한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복잡성에 빠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복잡성이라는 두꺼운 옷들에 겹겹이 둘러싸인 채 세상의 온도 변화에 무감각해져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이 책에서 복잡성은 “시스템의 구성 요소 수와 그 구성 요소 간의 다양한 관계, 그리고 구성 요소와 관계들의 변화”를 말한다. 복잡성의 반대되는 말은 단순성이다. 단순한 시스템이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꼭 필요한 구성 요소와 관계들로 이루어졌다면, 복잡한 시스템은 다양성, 상호 의존성, 불확실성이 높아 목적 달성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에 따라 복잡성은 흔히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거나 상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준다. 저자는 복잡성이 커져서 서로 다른 요소와 상호 작용하여 발생하는 우리 사회의 혼란 상태를 날카롭게 분석한다.  
 
복잡성은 이익을 낮추고 조직 내부의 동기를 저해하며 불필요한 자원을 쓰게 만들지만, 성장 지향적인 대부분의 우리 기업들은 매출을 증대시키기 위해 복잡성이 주는 이러한 폐해에 눈감거나 아예 인식하지 못한다. 이는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복잡성에 사로잡혀 직무상 불필요한 업무를 과도하게 처리하는 상황을 당연시한 장시간 노동 관행과, 1945년 이후 18번의 큰 변화 속에 그 누구도 정체성을 알 수 없을 만큼 복잡하게 변해버린 대입 제도가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전략의 복잡성은 명확한 전략을 통해 고객에게 어떻게 제대로 된 가치를 전달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관련된다.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도 기업들은 기존 전략에 대한 집착, 불안감, 확신의 부족으로 인해 복잡한 전략을 고집한다. 이는 고객에게 잘못된 가치를 전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현재자동차 ‘아슬란’이라는 모델의 실패다. 고객은 새로운 디자인도 아니고 기능이 월등히 뛰어난 것도 아닌 이 차에서 새로운 경험적 가치를 찾을 수 없었고, 소유를 통한 의미적 가치도 느끼지 못했다. 이는 내부의 눈으로만 시장을 바라봐도 아무런 이의 제기가 없고, 고객 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채 기존의 성공 방식을 답습하는 문화가 만들어낸 복잡성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처럼 복잡성의 폐해를 일찌감치 깨닫고 이를 제거함으로써 성장과 혁신을 이룬 기업들도 있다. 아마존은 고객 가치 전달 과정의 비용을 최소화하고 그 이익이 고객에게 돌아가도록 최저가의 구매 경험을 제공하는 경영 전략을 추구했다. 또한 원클릭 주문이라는 단순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 가치를 극대화했다. 스티브 잡스는 파산직전에 몰렸던 애플을 부활시킨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단순화를 통해 핵심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모든 곁가지를 없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로 나온 아이팟, 아이폰 등의 제품에서 우리는 단순화의 가치를 보게 된다. 넷플릭스도 미디어 공룡의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여전히 파괴적 혁신으로 미디어 시장을 흔들고 있는데, 그 파괴적 혁신을 이끄는 핵심 운영 원칙은 기업 내의 복잡성 증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여 창의성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복잡성에 의해 발생하는 증상들에 대한 예방이나 해결 방법론이 수많은 논문과 책을 통해 제시되어왔다. 조직에 대한 방법론들은 주로 인사, 조직, 리더십, 혁신분야에서 제시되었으며, 제품/서비스와 프로세스는 생산성 향상과 최적화를 위한 산업공학 분야에서 제시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방법론들을 복잡성의 관점에서 증상을 분석하고 개선하는데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복잡성의 여러 증상을 통합적으로 다루어야 함에도 국지적인 증상들만 개별적으로 다루었다. 그에 따라 문제점들을 실제보다 작게 보거나 원인 파악을 잘못해서 그릇된 대응 방안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심지어는 그 복잡성으로 인해 문제점을 무시하는 현상들도 나타났다. 따라서 이제는 복잡성과의 전쟁을 즉각적으로 펼치는 것이 중요하며, 복잡성의 정도에 대한 진단과 올바른 자각이 첫 출발점이 될 것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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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