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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재판 지켜본 이명희, 조현아 나오자 “엄마가 잘못해서 미안해”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기소된 한진그룹 고(故)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왼쪽)와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기소된 한진그룹 고(故)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왼쪽)와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기소된 한진그룹 일가의 모녀가 피고인 신분으로 2일 법정에 섰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70)씨가 먼저 재판을 받았고, 딸 조현아(45)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공판이 이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판사 안채천) 단독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조 전 부사장은 대한항공과 공모해 필리핀 여성들을 대한항공 직원인 것처럼 위장 입국시켜 가사도우미 일을 시킨 혐의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했다.
 
반면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씨는 “필리핀 도우미를 구해달라고 대한항공 비서실에 요청했을 뿐, 부정으로 입국했다는 것은 몰랐다”며 이를 지시하거나 총괄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게 벌금 1500만원을, 이를 도운 대한항공에 벌금 30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특히 최후변론을 통해 어머니 이씨와의 관계를 부각했다. 변호인은 “소위 ‘회항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가사도우미의 도움을 받으며 아이들을 어머니가 관리했는데, 오히려 어머니가 불법 가사도우미를 고용했다고 기소됐다”며 “피고인에게 책임 있는 부분으로 어머니까지 기소된 점에 깊이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친이 지난달 운명하신 개인적 슬픔이 있는 와중에 남편과 이혼소송까지 진행해 육아를 혼자 책임져야 할 상황”이라며 “어머니의 신세를 져야 하는 상황인데, 어머니도 재판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변호인은 또 조 전 부사장을 ‘워킹맘’의 처지였다고 소개하면서 “서른아홉의 늦은 나이에 쌍둥이 아들을 두고 업무를 병행하게 됐다. 주말에 일하지 않는 한국인 가사도우미가 아니라, 주말에도 일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보니 외국인을 생각하기에 이르렀다”며 “법 위반에 대한 인식과 의도가 없었다는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던 조 전 부사장은 최후진술을 하면서 입술을 떨기도 했다.
 
함께 기소된 대한항공 측도 “위법행위에 관여했다는 점을 반성하고 있다”며 “과거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법을 준수하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조 전 부사장에 앞서 공판을 마친 이씨는 딸의 재판을 방청석에 앉아 지켜봤다. 이씨는 딸 조 전 부사장이 재판을 마치고 피고인석에서 걸어 나오자 딸에게 감정을 털어놨다. 이씨는 “엄마가 잘못해서 미안해, 수고했어”라고 말하며 딸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이어 “우리 애기…”라고 말하며 걸어 나오는 딸을 가볍게 끌어안고 볼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조 전 부사장은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조 전 부사장도 굳은 표정을 풀고는 미소를 지으며 살짝 어머니에게 기댔다. 이씨는 조 전 부사장을 먼저 법정 밖으로 내보냈다.
 
다만 두 사람은 취재진의 카메라가 기다리는 법정 바깥에서는 냉랭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날 재판을 받기 위해 먼저 법원에 도착한 이씨는 기자들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재판을 마친 뒤 먼저 나간 조 전 부사장도 “검찰 구형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준비된 차량에 올라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알려왔습니다: 보도가 나간 뒤 대한항공 측에서는 이명희 전 이사장이 “우리 애기”라는 말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조현아 전 부사장을 지칭한 것은 아니라고 전해왔습니다. 이 전 이사장이 조 전 부사장의 아들을 생각해 “우리 애기 잘 챙겨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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