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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패키지 여행 중 사고로 국내 후송…대법, "여행사도 후송비 등 보상해야"

[픽사베이]

[픽사베이]

여행사가 주관하는 해외 패키지여행에 참가했다 교통사고를 당해 국내로 후송됐다면, 이 후송비는 누가 부담해야 할까.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국내 후송비·뉴질랜드 체류비 등은 손해 배상 대상이 아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깨고 "여행사가 이 비용도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패키지여행 갔다 '정신병'…"여행사 배상하라"
 2016년 3월 황모씨는 어머니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 여행사에서 주관하는 10일짜리 호주-뉴질랜드 패키지 투어였다. 투어 일정이 끝나기 3일 전, 뉴질랜드에서 황씨가 타고 있던 관광버스가 앞차와 부딪히는 접촉사고를 냈다. 황씨는 앞 좌석에 머리를 부딪치긴 했지만 큰 사고는 아니어서 당시 차에 타고 있던 승객 12명 중 외상을 입은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사고 두시간쯤 뒤 황씨가 가이드에게 두통을 호소했다. 당일 저녁에도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황씨가 이상한 행동을 했다. 갑자기 "버스에서 내려야 한다"며 큰 소리로 말하며 좌석에서 일어나려 한 것이다. 당시 황씨의 어머니는 가이드에게 황씨의 상태가 나빠지는 것 같으니 귀국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행사 측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고 황씨 모녀는 다음날도 여행 일정을 소화했다.  
 
그 이튿날인 여행 마지막 날, 황씨는 관광버스에서 발작 증세를 보였다. 귀국을 위해 공항으로 가던 중 또 발작 증세가 일어났고 앰뷸런스로 현지 병원을 찾아 며칠간 입원했다. 황씨는 일주일쯤 뒤 다시 귀국하려 공항에 갔지만 또 발작을 일으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열흘간 병원에 입원한 황씨는 결국 한국에서 아버지가 보낸 해외환자이송업체를 통해 귀국했다. 당시 뉴질랜드 병원은 황씨의 증상을 '급성 정신병 장애'로 진단했다. 귀국 이후 찾은 병원도 급성 정신병 장애 진단을 내렸다. 이후 황씨는 "여행사가 여행 일정 차질을 우려해 여행객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며 여행사를 상대로 4800만원 가량의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1심, "의무 없다"→2심, "여행사 책임 20%"
1심 재판부는 현지 교통사고만으로 정신병 장애를 입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여행사 측에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달랐다. 여행사가 여행객과 맺은 계약에는 안전 배려 의무가 포함돼 있다고 본 것이다. 2심 재판부는 당시 황씨 측이 두통을 호소하며 이른 귀국을 요청했지만 가이드가 별다른 조치 없이 기존 여행 일정을 진행한 것은 여행 계약상 주의 의무나 안전배려의무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또 기존에 정신 병력이 없었던 황씨가 현지에서 사고 직후 정신병 장애 진단을 받은 점도 고려했다. 경미한 교통사고였지만 이 사고로 상해를 입었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다만 같이 사고를 당한 다른 승객들에게는 큰 피해가 없었다며 여행사의 배상 책임을 2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뉴질랜드에서의 병원비와 약값, 뉴질랜드 앰뷸런스 사용료, 국내 치료비와 약값의 20%인 413만원가량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여행비에는 귀국비도 포함, 후송비도 배상해야"  
대법원은 원심이 산정한 배상 항목보다 더 많은 항목을 여행사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황씨 모녀가 이미 지불한 여행 비용 399만원가량에는 황씨 모녀를 국내로 귀국시킬 여행사의 운송 의무가 포함돼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뉴질랜드에서 국내로 황씨를 후송할 때 들인 2700여만원과 사고 이후 황씨 모녀의 뉴질랜드 체류비, 국제전화 통화료 등을 모두 포함해 손해배상 비용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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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