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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생전에 받은 부동산, 유산 분배 때 불이익 될까요?

기자
배인구 사진 배인구
[더,오래] 배인구의 이상가족(74)
할아버지는 손자인 저를 무척 사랑하셨습니다. 장남인 아버지는 늘 할아버지를 피해 다니셨고, 친척들이 다 모이는 집안 행사에도 마지못해 잠시 들러 돌아가기 바빴지만 저는 어머니 손에 잡혀 지루한 행사가 끝나도록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런 저를 할아버지는 더욱 대견해 하셨습니다.
 
할아버지는 손자인 저를 무척 사랑하셔서 저를 위해 보험을 가입하시고, 주택과 임야도 제 이름으로 증여하셨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상속재산을 둘러싸고 분쟁이 생겼습니다. 숙부와 고모가 어머니께 상속받을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한 것입니다. [사진 unsplash]

할아버지는 손자인 저를 무척 사랑하셔서 저를 위해 보험을 가입하시고, 주택과 임야도 제 이름으로 증여하셨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상속재산을 둘러싸고 분쟁이 생겼습니다. 숙부와 고모가 어머니께 상속받을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한 것입니다. [사진 unsplash]

 
그래서일까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알게 되었는데 제가 초등학생이었을 때부터 할아버지는 저를 수익자로 보험에 가입해 주셔서, 그 보험금을 받아 제 학비며 오피스텔 비용을 충당했습니다. 노후에 할아버지 당신이 거주하실 시골 주택도 제 이름으로 사 두셨고 소유하던 그 인근 임야도 제게 증여를 하셔서 제가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여럿 있습니다.
 
아버지는 그 어떤 것도 할아버지가 주시는 것을 받지 않겠다고 하셨답니다. 제게는 숙부와 고모가 한 분씩 계십니다. 숙부와 고모는 연례행사처럼 할아버지께 손을 벌렸는데, 할아버지는 처음에는 숙부와 고모에게 지원을 해주실 때마다 아버지에게도 비슷한 금액을 보내준다고 하신 모양입니다. 비록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는 않았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거절하자 할아버지는 더 화를 내셨다는데 제게는 한없는 사랑을 주셨습니다.
 
친척이 다 모인 행사나 장소에서 장손은 어디 있냐면서 저를 찾으셨고, 제가 조금만 공부를 잘하거나 열심히 무엇인가 하는 것을 귀하게 여기셨습니다. 제 동생이나 사촌 동생들과 같이 용돈을 받았는데도 조금 뒤에 제게 우리 장손은 조금 더 줘야지 하셨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제 동생은 입을 삐죽거렸고, 아버지 얼굴은 더욱 굳어졌습니다.
 
그런 아버지는 2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는 암 진단을 받고 얼마 되지 않아 돌아가셨는데 아버지가 암이라는 소식을 들은 할아버지는 큰 충격을 받으셨는지 그때부터 약해지셨고, 지난달에 끝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돌아가실 때도 저를 기다리셨는지 매주 찾아뵈었다가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고 병원에 갔는데 제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시더니 숨을 거두셨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의 상속재산을 둘러싸고 분쟁이 생겼습니다. 숙부와 고모가 어머니께 상속받을 생각 하지 말라고 했답니다. 제가 할아버지로부터 임야 등 부동산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오히려 유류분 청구를 할 수도 있다고 하면서요. 숙부와 고모의 말이 맞는 것인가요?
 
 
배인구 변호사가 답합니다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특별수익자가 있으면 민법 제1008조는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공평을 기하기 위하여 그 수증재산을 상속분의 선급으로 다루어 구체적인 상속분을 산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도록 합니다. 만약 사례자의 아버지가 할아버지로부터 임야 등 부동산을 증여받았다면 당연히 할아버지의 상속재산을 분할하는 데 참작이 되어야 하겠죠.

 
그런데 사례자는 피상속인의 손자로서 만약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상속인이 되지 않았을 텐데 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시는 바람에 숙부나 고모와 같이 할아버지의 상속을 받는 대습상속인이 되었습니다. 또 사례자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에 할아버지로부터 증여를 받은 것이 아니고 아버지 생전에 사랑받는 손자로서 증여를 받은 것이죠.
 
사례자의 경우처럼 대습상속인이 대습원인의 발생 이전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를 받은 경우 이는 상속인의 지위에서 받은 것이 아니므로 상속분의 선급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례입니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31802 판결).
 
사례자의 경우처럼 대습상속인이 대습원인의 발생 이전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를 받은 경우, 상속분의 선급으로 볼 수 없다. [사진 photoAC]

사례자의 경우처럼 대습상속인이 대습원인의 발생 이전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를 받은 경우, 상속분의 선급으로 볼 수 없다. [사진 photoAC]

 
대법원은 위 판결에서 “그렇지 않고 이를 상속분의 선급으로 보게 되면, 피대습인이 사망하기 전에 피상속인이 먼저 사망하여 상속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특별수익에 해당하지 아니하던 것이 피대습인이 피상속인보다 먼저 사망하였다는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특별수익으로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 따라서 대습상속인의 위와 같은 수익은 특별수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는 유류분제도가 상속인들의 상속분을 일정 부분 보장한다는 명분 아래 피상속인의 자유의사에 기한 자기 재산의 처분을 그의 의사에 반하여 제한하는 것인 만큼 그 인정 범위를 가능한 한 필요 최소한으로 그치는 것이 피상속인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바람직하다는 관점에서 보아도 더욱 그러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판례에 따르면 사례자는 아버지 사망 전에 할아버지로부터 부동산을 증여받은 것이고, 이는 상속인의 지위에서 받은 것이 아니므로 상속분의 선급으로 볼 수 없고, 따라서 특별수익에 해당하지 않아 유류분 청구를 하더라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입니다.
 
배인구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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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